‘과음’과 ‘숙취’해소엔 사우나보다 ‘고온욕’효과적
목욕은 단순히 몸을 씻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신체의 내부와 외부 모두를 가꾸는 효과가 있다. 목욕의 효과는 △혈관을 확장시켜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며 근육의 긴장을 풀어준다. △몸속에 쌓인 노폐물을 몸 밖으로 배출하여 피부건강에 좋다. 특히 목욕을 하면서 피부에 있는 각질층을 벗겨내면 피부가 매끄럽고 부드러워진다. △정신적 긴장을 완화시켜 기분까지 전환되고 신선하고 생기 넘치게 한다. 이처럼, 목욕은 지친 몸과 피부, 마음을 달래주는 탁월한 청정효과가 있다. 목욕의 효과가 알려지면서 목욕이 대중화·일상화된 것은 20여년 전의 일이다. 그러나 목욕도 잘못하면 되레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것과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는 목욕법을 아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목욕은 어떻게 해야 건강에 좋을까? 목욕의 방법은 간단하게 몸과 머리를 씻고 헹구어주는 샤워와 욕조에 물을 받아 몸을 담그는 입욕으로 나눌 수 있다. 물로만 샤워하면 노폐물과 묵은 각질이 제거되지 않는다. 각질제거기능이 있는 보디클렌저로 불필요한 각질층만 살짝 벗겨내는 것이 좋다.
샤워물로 샤워하면 피부의 지방질이 지나치게 씻겨나간다. 물 온도는 미지근한 것이 좋다. 샤워를 할 때는 심장에 무리를 주지 않기 위해 심장에서 먼 쪽부터 물을 뿌리도록 한다. 발-다리, 손-팔, 목-어깨-가슴-등-배, 얼굴 순서로 하는 것이 좋다. 마무리 때 약간 차가운 물로 발등부터 목까지 서서히 샤워하면 피부에 탄력이 생긴다. 수압을 이용한 샤워마사지는 군살이 붙거나 피부가 늘어진 부위에 한다. 이때 샤워기는 물줄기가 세게 나오도록 조절한 뒤 자극하려는 부위와 물줄기가 직각이 되도록 댄다. 아랫배가 나온 사람은 배꼽을 중심으로 원을 그리며 마사지한다. 붓기 쉬운 다리는 뜨거운 물과 차가운 물 샤워로 10초씩 번갈아 가며 5회 마사지한다.
입욕(욕조목욕) 일주일에 한번쯤은 욕조목욕을 해서 근육의 피로를 풀고 피부 속 노폐물도 없앤다. 목욕 전 찬 물을 한잔 마시면 노폐물 배출에 도움이 된다. 욕조에 몸을 담근 뒤 따뜻한 녹차 한 잔을 천천히 마시는 것도 땀을 내는 데 좋다.
욕조물에 피부미용에 좋은 천연재료를 담그거나 아로마 효과가 있는 에센셜오일을 풀어두면 피부가 한결 촉촉해진다. 녹차, 쑥, 다시마, 박하, 오이, 장미꽃잎, 당근, 유자, 레몬 등을 면 혹은 망사주머니에 넣은 뒤 욕조물에 미리 담가 충분히 우러나도록 한다. 몸의 긴장을 풀어주는 에센셜오일이나 즐겨 쓰는 향수를 5, 6방울 떨어뜨려도 좋다. 천연재료나 에센셜오일을 넣은 물로 목욕한 뒤에는 비누칠을 하지 말고 물로 가볍게 씻어낸다. 목욕이나 샤워를 마치기 전에는 약간은 차가운 듯한 미지근한 물로 전신을 1분 정도 헹궈주어 따뜻한 물로 인해 이완되고 쳐진 피부를 탄력 있게 해준다.
피부보호 목욕법
때를 밀 때는 때밀이 타월로 박박 문지르는 것보다는 몸을 따뜻하게 한 후 쓰다듬듯 씻는 것이 지친 피부를 돌보는데 효과적이다.
‘때’란 피부의 맨 바깥에 밀려나온 죽은 각질층을 말한다. 각질층에는 기름샘에서 나오는 피지와 땀, 먼지가 섞여 있는데 이들이 적당히 있어줘야 피부가 건강할 수 있다. 그런데 이 각질층을 너무 세게 밀면 죽은 각질층뿐만 아니라 살아있는 피부 표피까지 떨어져 나온다. 이렇게 피부가 손상되면 다른 피부병을 일으키거나 가려움증까지 유발한다. 비누칠은 일주일에 2∼3번 정도만 하는 것이 좋다. 비누 보다 바디 클렌저가 피부의 약산성을 유지시켜주므로 좋다.
목욕물의 온도는 계절과 취향에 따라 변할 수 있지만 너무 차가우면 모공이나 혈관을 수축시켜 신체의 온도가 급상승되고 너무 뜨거우면 피부를 건조하게 하고 오히려 지치게 만든다. 이것은 산소소비량의 증가와 더불어 에너지의 소모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사우나나 온천 등과 같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사람의 체온보다 약간 높아 따뜻함을 느낄 정도가 적당하다. 탕 속에 들어갔을 때 섭씨 36도의 체온과 비슷해 뜨겁지도 차지도 않게 느껴지는 욕탕물의 온도를 <불감온도>라고 한다. 목욕이 가능한 최고 온도는 45도이며 보통은 42도다.
목욕횟수는 몇 번이 좋다고 규정할 수 없지만 목욕도 너무 자주 하면 피로를 가중시켜 건강을 해친다. 그리고 피부를 보호하는 피지까지 벗겨내 적당히 있어야 할 수분이 없어져서 피부 가려움증이 생기게 된다. 젊은 사람이면 일주일에 두세 번이 좋으며, 노인은 일주일이나 이주일에 한번 정도가 적당하다. 노인들은 피부의 기름기가 적어지고 거칠어지면서 피부의 재생능력이 떨어지므로 목욕횟수를 가급적 줄이는 것이 좋다.
목욕시간은 개인의 기호에 따라 달라지지만 너무 길면 오히려 심신을 지치고 늘어지게 만들기 때문에 적당히 조절해야한다. 20∼30분 정도가 적당하며 30분이 넘으면 오히려 피로를 가중시키므로 하루에 한번정도의 가벼운 샤워가 좋다.
입욕시간은 식사 후 1시간 이상 지난 다음이 좋다. 식후에는 혈액이 위에 모여 소화와 흡수를 도와야 하는데, 이때 더운물에 들어가면 혈액이 몸 쪽으로 이동해 소화작용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건강상태에 따른 목욕법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들은 목욕시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다음은 병에 걸려 몸이 온전치 못한 사람들을 위한 목욕법이다. 어떨 때 어떤 목욕을 해야 할까?
♨냉온교대욕 섭씨 45도의 고온탕에서 5분, 섭씨 16도의 냉탕에서3분 정도 머물고 이것을 3회 정도 반복하되 반드시 온수에서 시작해서 온수에서 끝낸다. 냉온교대욕은 온욕만 하는 것에 비해 혈관의 이완-수축을 반복해 혈관 탄성을 증가시키며 혈액순환을 촉진한다. 그러므로 자율신경실조증, 관절 강직이나 류머티스질환, 신경성 통증에 효과적이다.
그러나 고혈압, 심장병등 순환기병환자나 노약자, 성인병, 알레르기 환자 등의 경우 이렇듯 온 몸을 더운물과 찬물에 교대로 담그는 목욕은 온도차이가 심해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 있으므로 금물이다. 정상인의 경우 냉·온 교대욕은 여름에 더위를 덜 타게 하고 겨울에도 추위를 잘 견디게 해주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리고 말초혈관의 혈행을 순조롭게 하고 정신력을 키우는 데는 도움이 된다. 냉욕 대신 냉수로 샤워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족각탕 손이나 발을 찬물이나 더운물에 담그는 방법이다. 감기나 후두염으로 목이 아프거나 월경통, 통풍, 머리 아픈 신경통, 불면증이 있는 사람은 발을 담그는 것이 효과적이다. 천식이나 경련이 심한 환자, 류머티스 관절염, 염좌 등이 있는 환자는 손을 담그는 것이 좋다.
♨숙취해소를 위해 직장인들 중엔 과음한 다음 날 숙취를 씻어낼 목적으로 목욕탕을 찾는 이들이 많다. 이렇듯 전날 밤에 과음을 하여 머리가 멍한 상태의 숙취가 생긴 경우엔 무리하게 땀을 빼는 사우나보다는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면서 <고온욕>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술은 콩팥에서 <항이뇨호르몬>의 작용을 억제하여 소변량이 늘어나게 만든다. 그 결과 우리 몸은 수분부족 상태에 놓이게 된다. 이 때 술이 빨리 깰 것으로 잘못 생각해 사우나를 하게 되면 수분부족 상태를 더욱 악화시켜 오히려 해롭다. 실제로 술은 간에서 해독된 다음에 대부분 콩팥을 거쳐 오줌으로 배설되고, 땀으로 배설되는 것은 거의 미미한 양(2∼10%) 뿐이다.
[유성일 기자] n74714@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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