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경에 파라핀, 실리콘 주사, 정말 괜찮을까?
음경에 파라핀, 실리콘 주사, 정말 괜찮을까?
  • 이동로 기자
  • 입력 2009-10-30 17:14
  • 승인 2009.10.30 1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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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에 주입된 최초의 필러는 탄화수소물인 ‘파라핀’이다. 1899년 거스니 박사(Dr.Gersuny)는 발육이 불완전한 음낭 부위를 메우기 위해 주사기로 파라핀을 주입했다. 이 후 파라핀 주사는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해 얼굴 윤곽에 이상이 있는 환자에게도 쓰인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파라핀 주사로 인해 이물질 육아종이 발생하고 주위 조직으로 주사물질이 흘러내리는 등 심각한 부작용이 잇따라 보고되었고, 1920년경 미국 및 유럽 등지에서는 파라핀 주입이 철저히 금지되기에 이르렀다.

파라핀 이후 액상 실리콘이 등장했지만 이 역시 파라핀과 마찬가지로 부작용이 드러나 1991년 미국 FDA에서 금지 약물로 규정하게 된다. 오늘날 우리나라에서도 파라핀과 실리콘, 그리고 이와 성질이 비슷한 바셀린 등의 의학적 사용은 철저히 금지되어 있다. 하지만 음지에서 성행되는 불법 필러시술로 인해 피해자가 알게 모르게 꾸준히 양산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파라핀이나 액상 실리콘, 바셀린 등을 음경 피부 밑으로 주입하는 불법 확대시술은 방법이 비교적 쉽고 간편하며 비용도 저렴하다. 게다가 실제 합법적인 필러와 느낌이 상당히 유사하기 때문에 음경확대를 원하는 일반 남성들이 이를 인식하지 못한 채 피해를 보는 경우가 상당하다.

처음에 음경에만 국한되어 있던 액체 이물질은 시간이 지나고 성관계를 할수록 주입된 위치에 머물지 않고 주변 부위로 점점 퍼져나간다. 심한 경우에는 귀두 혹은 하복부까지 퍼져나가면서 피부괴사로 진행할 위험이 높다. 또 발기조직으로 깊숙이 스며들어 발기부전과 음경암 등의 남성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이물질로 인해 발생한 피부염증은 파트너에게 옮길 가능성도 높다. 의학용어로 ‘파라피노마’, ‘실리코노마’라고 하는 이러한 부작용들은 증세가 나타나는 즉시 전문 의료기관을 통해 치료 받아야 한다.

불법 주입된 실리콘 파라핀 등의 이물질을 제거하는 시술을 일컬어 ‘음경이물질제거술’이라고 한다. 음경이물질제거술은 주입된 액체량의 정도와, 액체의 침범 부위의 상태에 따라 수술법과 범위가 결정된다. 외형상의 자연스러움을 위해 경우에 따라 길이연장술이나 고환의 피부를 이용해 피부를 보충하게 된다. 음경의 손상이 크지 않은 경우에는 음경확대술도 병행이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이물질을 제거한 뒤 3~6개월 후에나 가능하다.

음경이물질제거술은 이물질의 위치와 양, 음경의 손상 정도 등을 모두 고려하여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의의 정확한 검진과 상담을 통해 수술 받는 것이 안전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애초에 불법 필러시술의 유혹에 빠져들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최근 음경확대술에는 식품의약품안정청의 승인을 받은 안전한 필러 제품들이 적용되고 있으므로 풍부한 임상경험을 가진 숙련된 전문의와 면밀한 상담을 통해 시술받는다면 안전하고 만족스러운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임헌관 비뇨기과 전문의(연세크라운비뇨기과 원장)

이동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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