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 예상자 명단
노무현 대통령이 내심 경선 통과를 기대했던 이해찬 전총리가 예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노 대통령은 경선 이후 ‘원칙’을 강조하며 일단 통합신당 정동영 후보에게 힘을 실어줬다. 이 전총리도 정 후보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으며 ‘화합’과 ‘협조’에 무게를 뒀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가 대선 끝까지 갈 지는 미지수다. 이 전총리 측 실무진 일부를 비롯 친노그룹 한편에서는 장외의 문국현 후보를 오래전부터 주목해 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청와대 전현직 인사 등 친노그룹들이 ‘대선’이 아닌 내년 ‘총선’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것도 이상 징후로 포착된다. 국회의원 배지를 위해 출마 지역을 고민하고 있는 친노사단을 살펴봤다.
노 대통령은 퇴임 이후에도 정치와 언론 만큼은 손을 놓지 않겠다고 공언해 왔다.
내년 총선에서 친노 사단의 대규모 출마 움직임이 점쳐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노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희정씨 등을 중심으로 ‘참여정부 평가포럼’이 발족한 것도 그 신호탄으로 해석됐다.
특히 전현직 청와대 인사들은 ‘총선 출마 사단’의 핵심이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선 대선 전후부터 내년 2월초까지는 공직을 사퇴해야 한다. 정윤재, 신정아 파문 이후 인책성 개편 작업을 준비중인 청와대는 이 참에 ‘출마 희망자’들을 대거 내보낼 것으로 전망된다.
몸 푸는 ‘참평포럼’
현재 청와대 인사 중 ‘총선 출마설’이 나도는 인사들은 전해철 민정수석, 윤승용 홍보수석, 박남춘 인사수석, 차성수 시민사회수석 등이다.
전 수석은 변호사 생활을 해 온 경기도 안산에서, 윤 수석과 박 수석은 고향인 전북 익산과 인천 출마를 준비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을 고려하면서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다는 게 정치권 인사의 말이다. 범여권 친노그룹의 한 인사는 “임기 마지막 정리를 위해 일거리가 적지 않다”며 “권력 이양 측면에서 볼 때 가능한 한 대선 결과는 지켜본 뒤 교체될 것으로 보이지만 정기 국회 이후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들 외에도 김충환 업무혁신비서관, 송인배 사회조정2비서관, 김영배 행사기획비서관 등이 출마 가능성을 저울질 하고 있다.
친노 사단 중 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이 높은 인사들은 이보다 더 방대한 것으로 전해진다. 참평포럼의 이병완 대표(전 대통령 비서실장), 안희정 상임집행위원장, 윤태영 전 대변인, 김만수 전대변인, 이백만 전홍보수석 등의 출마설이 나오고 있다.
이강철 정무특보를 중심으로 대구, 경북 친노 인사들도 내년 총선을 준비중에 있으며 부산, 경남의 갈매기 사단도 분주하게 움직이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정호 전시민사회수석, 최인기 전국내언론비서관, 차재성 전행정관, 하귀남 전행정관 등이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정윤재 전비서관이 ‘김상진 의혹’에 연루돼 낙마한 게 어느 정도로 영향력을 발휘할 지가 관심사다.
‘정윤재 역풍’에 곤혹
범여권의 한 인사는 “노 대통령이 기대를 걸었던 이전총리가 예선 탈락한 만큼 친노그룹이 ‘대선’보다 ‘총선’에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개인으로 볼 때도 외면하기 힘든 유혹이자 유일한 선택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청와대로서도 임기 마지막 비서실 개편을 앞둔 만큼 개인 의사를 최대한 반영할 것으로 전해진다. 문재인 민정수석을 제외하고는 ‘출마 예상자’들의 탈당 러시를 막지는 않겠다는 얘기다.
‘참평포럼’의 한 인사는 “일단 대선 결과가 중요하다”며 “만약 정권을 넘겨주는 상황이 온다면 총선에 ‘올 인’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온다”고 말했다.
#2007년 퇴직자 벌써 60명 육박
장관급 변양균 불명예 사퇴, 최인호 윤태영 이정호도 떠나
2007년 9월말 현재까지 청와대를 떠난 행정관 이상 퇴직자는 59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해 전인 2006년 한 해 동안 퇴직한 행정관 이상이 68명이었음을 감안하면 청와대 탈출자는 다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본지가 입수한 ‘비서실 행정관 이상 퇴직 현황’에 따르면 장관급인 변양균 전정책실장이 신정아씨 의혹에 연루돼 불명예스럽게 사퇴했다.
차관급으로는 이정호 전시민사회수석이 청와대를 떠났고, 김용덕 전경제보좌관은 금감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윤대희 전경제정책수석은 국무조정실장으로 임명됐다.
오래전부터 노 대통령을 근좌에서 보좌한 윤태영 전대변인은 지난 4월 청와대를 떠나 ‘참평포럼’에 가세했고, 김현 전춘추관장, 남영주 전민정비서관 등은 지난 통합신당 경선을 앞두고 이해찬 전총리 캠프에 가세했다. 최인호 허성무 전비서관도 청와대를 떠나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중이다.
김승현 okkdoll@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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