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에 빠진 정동영
사면초가에 빠진 정동영
  • 김현 
  • 입력 2007-11-08 15:43
  • 승인 2007.11.08 1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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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의 딜레마 4가지

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 후보가 딜레마에 빠졌다. 아니, 정 후보에겐 비상이 걸렸다. 대선이 D-40일도 채 남지 않는 판에 지지율이 좀처럼 오를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마의 벽 20%를 못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정 후보측은 선대위 구성 과정에서 외부인사 수혈마저 실패, 인재난에 허덕이고 있는 형편. <일요서울>은 대선정국이 급변하는 과정에서 정 후보의 발목을 잡고 있는 딜레마 4가지를 살펴봤다.



딜레마 1
적진분열에도 휘청


“뻣뻣한 정동영 후보, 한나라당이 분열할 것 같은 데 왜 그리 지지율은 이 모양인지.”

여의도 정가에는 이회창 전총재의 출마여부를 둘러싸고, 심상치 않은 기류가 흐르고 있다. 당장 ‘창’의 대선출마가 확실시 되면, 함박 웃음꽃을 피울 곳은 다름 아닌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이기 때문이다.

‘창’의 출마는 곧 한나라당의 분열을 예고하는 것이고, ‘이명박(MB)-박근혜’가 쪼개지는 최악의 대선판이 될 가능성마저 점쳐지는 형국이다.

‘MB의 바람몰이’가 한동안 여의도 정가에 ‘괴담’으로만 돌았던 ‘창’의 출마설로 휘청거리고 있고, 최대 수혜자는 바로 정 후보가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왔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정 후보는 뛰어넘어야할 산이 여러 개 자리하고 있다.

그 첫번째 관문이 바로 ‘지지율’이다. 그는 아직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마의 벽 20%를 넘지 못하는 치욕을 안고 있다. ‘창’의 출현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정 후보의 표심은 큰 변화추이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회창 전총재가 혹여 결단을 내리고, 대선출마를 결심한다고 하더라도 정 후보 쪽으로 표심 몰리지는 않을 것이다”며 “오히려 MB쪽 표밭이 무너지는 결과만 초래할 뿐, (정 후보는)큰 수혜를 입지 않을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딜레마 2
지지율 20% 못넘고 허우적


정치권에서 이처럼 판단하는 이유는 다른 게 아니다. ‘창’이 대선에 출마하면 일단, 지역별, 세대별로 충청권, 호남권의 표심을 빼앗아갈뿐더러 보수층의 표밭마저 ‘창’에게 쏠리는 현상이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이와 관련, “ ‘창’의 출현은 한나라당의 분열을 낳겠지만 이로 인해 MB만이 타격을 받는 것이 아니다”며 “정 후보도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크다”고 분석했다.

이런 탓에 한나라당 분열은 결코 정 후보에게 이점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를 살펴봐도, 출마선언도 하지 않은 ‘창’이 지지율 17%대로 껑충 뛰어오르는 효과를 발휘하고 있고, 정 후보는 되레 답보 상태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이 또한 정 후보가 넘어야할 산이다.


딜레마 3
인재풀에 한계


정 후보는 또한 ‘인재풀’에 한계성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당 차원에서 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했지만 좀체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 전문적이고 다양한 인재를 등용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외부수혈마저 난항을 겪는 형국이다.

더구나 정치권 안팎에서 정 후보는 대선후보 치고는 정책적인 측면에서 “컨텐츠가 부족하다"는 평을 들어왔다. 이를 보완하고 대중 앞에서 보다 거시적인 정책대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정 후보는 이 때문에도 정책대안전문가 수혈이 보다 시급한 상황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정 후보는 이미 현 정권으로부터 ‘팽’을 당한 상황이고, ‘호남’이라는 지역적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전문가집단들은 정 후보 캠프쪽으로 발을 담그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딜레마 4
범여권 단일화도 안개 속


특히 난제는 범여권의 후보단일화여부다. 제3지대에서 버티고 있는 창조한국당의 문국현 후보가 단일화를 천명하지 않고 있고, 당장 정 후보 또한 단일화 발언에 경계하고 있는 분위기다.

최근 대통합민주신당내에는 문 후보를 지지할 움직임마저 포착되고 있는 터라 정 후보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진퇴양난’에 놓여있다.

대통합민주신당의 한 관계자는 “사실 당내에는 문국현 후보를 지지하는 의원들이 줄지어 있고, 누구든 문 후보가 국민들로부터 검증받아 그 효과가 드러날 경우, 당을 탈당해 창조한국당으로 몸을 실을 의원들이 잇따라 속출할 것이다”라고 귀띔했다.

결국, 대선 D-40일도 채 남겨놓지 못한 상황에서 정 후보는 ‘사면초가’에 빠진 셈이다.

김현  rogos0119@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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