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내어 놓지 않으면 / 구워 먹으리
고대 가요로 널리 알려진 ‘구지가’는 학자들에 따라 해석이 분분하다. 그 중 작품 속 거북이를 남성의 상징으로 보는 이론은 꽤 타당성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지금도 남성 음경의 머리 부분을 의학 용어로 귀두(龜頭)라고 일컫는 것을 보면 의미는 더욱 분명해진다. 귀두, 즉 거북이의 머리는 남성의 성기와 비슷하게 생겼으며, 등 껍데기 속으로 움츠러들었다 나오는 모습이 발기된 음경과 비슷해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발기된 상태에서도 성기가 밖으로 돌출되지 않아 귀두라는 용어가 무색한 남성들도 있다. 이들은 대개 하복부에 쌓인 지방덩어리로 인해 성기가 파묻히는 ‘함몰음경’ 환자들이다. 함몰음경은 발기 상태에서도 돌출되지 않아 여성과의 관계 시 큰 어려움을 초래한다. 또 비만한 체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음경이 왜소해 보이기 때문에 왜소 콤플렉스에 시달리며 자신감을 상실하고 심리적으로 위축되기도 한다.
임헌관 비뇨기과 전문의는 “함몰음경이란 음경과 음경 피부 자체는 정상이지만, 두터운 음경 주위 지방층에 의해 음경 자체가 안으로 말려들어간 것을 말한다. 기존에는 유아나 소아에게만 일어나는 증상으로 보았으나, 최근에는 서구화된 식생활의 유행과 운동부족 등으로 비만인구가 증가하면서 함몰음경으로 내원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고 설명한다.
함몰음경의 교정은 하복부 비만 치료와 병행하여 이루어진다. 개인이 원한다면 음경 확대 및 길이 연장술도 함께 시행해 더 나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 먼저 지방흡입술을 시행하여 음경을 덮는 치골부위의 지방을 제거한다. 그 다음 묻힌 음경을 앞으로 당기면서 음경피부를 치골막에 고정시켜 함몰된 음경을 체외로 돌출시켜주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앞서 채취한 지방을 이용하여 음경 확대도 가능하다. ‘자가 진피지방 이식술’이라고 불리는 이 방법은 귀두 뒤에 4~5cm 정도의 넓이로 지방을 이식하는 간단한 시술이다. 지름 2cm정도로 확장되는 효과가 있으며, 수축했을 때 성기가 들어가지 않게 방지해준다. 음경의 굵기는 이식되는 지방의 양으로 조절이 가능하다. 여기에 길이연장술을 적용하면 더 나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길이연장술은 치골하부에서 음경을 받쳐주고 있는 현수인대라는 것을 부분적으로 해제하여 각도를 조절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진다. 개인차가 있긴 하나 평균 2~5cm의 연장효과를 볼 수 있다.
임헌관 비뇨기과 전문의는 “시술 시 포경수술에 의해 짧아진 음경 피부를 고려하지 않거나, 현수인대를 과도하게 절개하게 되면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이 분야에 임상경험이 많은 전문의를 통해 시술받아 안전하고 효과적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이 현명하다”며 “복부비만을 방치하게 되면 함몰음경은 물론, 발기부전과 성인병 등을 함께 초래할 위험이 높다. 허리둘레가 36인치 이상이라면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여기고 식이요법과 운동을 통해 복부비만을 해소하는 데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움말=임헌관 비뇨기과 전문의(연세그라운비뇨기과 원장)]
기자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