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대선의 키워드는 역시 ‘인재풀’ 가동이다. 각 정당 대선 후보들은 브레인 수혈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특히 각 후보 캠프는 법조계 인사를 잡기 위해 혈안이다. 역대 대선을 살펴봐도, 법조계 현직 인사가 옷을 벗고 대선캠프에 합류해 ‘대통령’을 만드는 데 큰 공을 세운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광주고등법원 부장판사 출신인 추미애 전의원, 대전고등법원 부장판사 출신인 박범계 변호사 등이 바로 그런 인물들이다. 2007년에도 어김없이 현직에서 일하고 있던 법조계 인물이 대선 캠프에 출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제정신이 아냐, 제정신이... 왜 하필 문국현 후보냐?”
광주고등법원 부장검사로 일하다가 문국현 후보 캠프로 합류한 법조계의 ‘신동’ 김경진 법률특보(사시 31회. 고대 법대 출신)가 최근 주변사람들에게 듣는 얘기다. 그는 광주고법 부장검사로 있다가 최근 돌연 사표를 던지고, 문국현 후보 캠프로 선회했다.
그가 최근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법조계에서 일만 잘하고 있어도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판에 검사직을 사직하고, 문 후보캠프로 들어온다고 하니 주변사람들의 만류가 대단했다고 한다.
김 특보는 이에 대해 “우리사회가 필요로 하는 사람이 대통령이 됐고, 형식적인 민주화가 된 것도 사실이다”며 “사회적 내실화가 필요하고, 시대적인 소명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김 특보 역시 문 후보가 역설하는 평생학습 시스템을 주장하고 있다. ‘직업교육’이 사회전반에 깔려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광주 금호고를 졸업한 그는 천안시청 부장검사와 수원지검 부부장검사를 역임한 브레인이다.
추미애 DJ 당선 공신
역대 대선과정에서 법조계 인사가 사표를 제출하고, 대선캠프에 뛰어든 뒤 ‘대통령’을 만드는 데 현격한 공을 세운 전례는 또 있다.
바로 추미애 전의원(사시 24회)이다. 그는 96년 광주고법 부장판사로 재직하던 당시, 사직하고 새정치국민회의에 입당했다. 물론 과감하게 옷을 벗고, 곧바로 대선캠프에 합류하기까지 1년의 시간이 있었지만, DJ를 청와대 주인으로 이끄는데 일조한 여성정치인으로 꼽는다.
남편 서성환 변호사의 정치적 영향을 받았던 그는 97년 15대 대통령선거 당시, 김대중 대통령 후보의 잔다르크 유세단장을 맡았고, 결국 15대, 16대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추바람’을 탔다. 그는 그동안 ‘철의 여인’, ‘추다르크’ 등 여러 별칭까지 얻어가며 카리스마가 묻어나는 강한 여인상을 선보였다.
박범계, ‘노무현’에 올인
또한 2002년 대선 때도 주목받은 법조계 인사가 있었다. 그는 바로 대전지방법원 부장판사를 지낸 박범계 변호사다.
그는 같은 해 10월 판사직을 사직하고, 곧바로 노무현 대선후보캠프로 뛰어들었다. 박 변호사는 당시 노무현 후보 캠프 법률특보를 맡기도 하면서 ‘국민참여연대(국참연)’ 부본부장을 겸임하면서 전국을 돌았다.
그는 그 때 서울, 대구, 대전 등 전국을 다니면서 지구당 교육은 물론 유세까지 하며 노무현 후보에게 ‘올인’한 인물이다. 대선을 마친 그는 그 해 12월 29일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실 법무비서관을 맡아 청와대에 들어갔고, 올해는 범여권 대선후보로 나섰던 김두관 후보를 지지선언하기도 했다.
김현 rogos0119@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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