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몸에는 칼 대면 안 된다고? 피임 “남편의 정관수술이 더 안전”
남자 몸에는 칼 대면 안 된다고? 피임 “남편의 정관수술이 더 안전”
  • 임헌관 비뇨기과 전문의
  • 입력 2009-08-11 14:54
  • 승인 2009.08.11 14:54
  • 호수 798
  • 4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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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헌관의 新 남성오디세이
얼마 전 루프(자궁 내 장치)시술을 받은 30대 주부 K씨. 그런데 그녀는 며칠 후 전보다 월경양이 심하게 많아지고 빈혈과 생리통이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아 결국 병원을 다시 찾았다. 담당의는 루프가 앞으로도 K씨에게 감염과 염증, 출혈 등의 부작용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므로 즉시 제거한 뒤 다른 피임법으로 대체할 것을 조언했다.

집에 돌아온 그녀는 남편에게 정관수술을 권했지만 일언지하에 거절당하고 말았다. 다른 부위는 몰라도 ‘그곳’만큼은 칼을 대기가 싫다는 것. 남편에 대한 서러움과 임신에 대한 불안감이 가득한 K씨다.

피임의 효과가 우수하다고 알려진 자궁 내 장치 ‘루프’. 하지만 최근 시술 여성의 15%가 출혈과 하복부 통증, 대하의 증가, 그리고 월경 시 급격한 출혈량의 증가 등 갖가지 부작용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다. 여성 불임수술인 난관수술도 수술 후 골반 내 불편감, 난소낭종 생성, 월경량의 과다 등의 위험이 있으며 간혹 자궁 외 임신이 오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임헌관 비뇨기과 전문의는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정관수술을 선호해오고 있다. 여성의 불임시술 보다 간단하고 경제적이며 합병증이 적고 복원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나라에는 정액이 줄거나 정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정관수술을 기피하는 남성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것은 의학적 근거 없는 낭설에 불과하다.”고 설명한다.

정관수술은 정자의 통로인 정관의 일부를 막아서 정자가 체외로 배출되는 것을 차단하는 방법이다. 말 그대로 정자의 통로인 정관만 차단하는 수술이고, 남성호르몬을 생산하는 고환은 절대 건드리지 않기 때문에 성기능에 이상이 올 리 만무하다. 사정 시 정액량의 10%를 차지하는 정자의 배출만 차단될 뿐, 다른 정액성분은 모두 정상적으로 사출되므로 성욕과 성감도 시술 전과 차이가 없다.

또 칼을 댄다는 수술적 부담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기존에는 음낭을 칼로 절개하는 수술이 이루어졌지만, 최근에는 부분 마취하에 특수한 기구로 2mm 정도의 작은 구멍을 통해 정관을 차단하는 ‘무도정관수술’이 시행되고 있다. 수술 직후에도 일상생활이 가능하고, 상처를 봉합할 필요가 없으며, 화학약품도 쓰지 않아 환자들의 만족도가 꽤 높다.

단 성관계 시 10~20회까지는 콘돔 등을 사용하여 피임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존에 만들어진 정자가 정관에 잔존하고 있기 때문. 무정자증이 되는 시기는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정확한 판별을 받을 때까지 지속적으로 비뇨기과 검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임헌관 비뇨기과 전문의(연세크라운비뇨기과 원장)는 “정관수술은 아주 작은 구멍을 통해 정관을 찾아내야하는 세밀한 기술이 요구되는 시술이다. 정관수술의 결과가 효과적이었다면 후에 정관복원술의 성공률도 높은 편이므로 임상경험이 풍부한 숙련된 전문의를 만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다”고 조언한다.

임헌관 비뇨기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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