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은 인체에서 차지하는 부피는 작지만 52개의 뼈와 38개의 근육, 60개의 관절과 근육, 힘줄, 인대가 많은 만큼 매우 복잡한 신체 부위다. 그만큼 중요한 기관이기도 하다는 뜻이다. 발은 신체와 지면 사이에서 신체의 움직임을 지면에 전달하면서 몸의 하중을 지탱하는 역할을 하는데, 그렇기 때문에 충격흡수와 운동성이 좋아야 한다. 그만큼 걷기에 있어 조그만 변화나 무리가 있으면 우리의 발은 즉각적인 이상 신호를 보내게 된다.
멋쟁이 하이힐 - 무지외반증 주의!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새끼발가락쪽으로 돌아가면서 엄지발가락이 돌출되고 이차적으로 발바닥에도 굳은살이 생기게 되며 소건막류는 새끼발가락이 튀어 나와 빨갛게 되고 돌출되는 질환이다. 이 두 질환 모두 유전적인 원인이 있지만 가장 큰 원인중 하나가 하이힐 등 잘못된 생활 습관이라 하겠다.
무지 외반증이 발생하여 증상이 나타나게 되면 초기엔 볼이 넓은 신발이나 보조기를 이용하여 치료를 시도해 볼 수 있으나 이는 대부분 수술시기를 늦추는 정도만 의의가 있으며 완치되지 않는 것이 널리 알려져 있다. 무지 외반증의 치료는 다른 질환들과는 달리 대부분 수술적 치료가 주를 이루게 된다. 과거에는 튀어나온 부분만을 절제하고 연부조직만을 재건하여 재발되는 경우가 아주 많았다. 그래서 대부분의 환자들이 재발에 대해 가장 두려워하며 이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들어 수술기법의 발달로 연부조직뿐만 아니라 뼈에 대한 술식도 동반되어 재발되는 경우가 획기적으로 감소하였다. 엄지발가락 뼈 자체를 돌려주므로 아주 심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발은 거의 없게 되었다. 또한 수술시간도 30-40분 정도 짧으며 전신 마취가 아닌 하반신 마취나 발목 아래 만을 마취하는 국소마취도 가능하여 회복이 아주 빠르고 입원도 2-3일이면 충분하게 된다. 과거 수술 후 기브스를 했던 불편도 사라져 무지 외반증 수술 후엔 2-3일후부터 특수 신발을 신고 목발 없이 보행이 가능하므로 수술 이후에도 빠른 시간 내에 일상생활 복귀가 가능하다.
새끼발가락 돌출 - 소건막류 주의!
5번째 발가락의 외측 부위는 엄지 발가락과 마찬가지로 신발과 접촉하는 부위여서 엄지 발가락의 무지외반증 처럼 접촉되는 부위가 돌출되고 빨갛게 변하는 현상을 종종 볼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 일시적인 증상이므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지나쳐버리게 되나 선천적으로 다섯번째 발가락 모양에 이상이 있거나 장기간 본인 발의 폭보다 좁은 신발이나 하이힐을 신게 되는 경우 증상이 지속될 수 있으며 의학적인 공식 명칭은 소건막류라 칭하고 있다.
엄지발가락이 튀어나오는 무지 외반증과 동반된 경우가 많으며 발폭이 넓은 환자에서 많이 발생한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책상다리를 많이 하는 경우 증상이 많이 나타나며 가장 중요한 원인은 본인 발의 선천적 모양과 후천적 신발 신는 습관이 가장 중요하다 하겠다.
이러한 소건막류의 치료 방법은 비수술적 요법과 수술적 요법으로 나뉘어지고 비수술적 요법은 큰 신발을 신거나 깔창을 신는 소극적인 치료만 이루어져 궁극적으로 증상을 없애기 위해서는 수술적 치료가 주라 할 수 있다. 과거로부터 소건막류의 수술 방법은 여러 가지가 나와 있다. 소건막류의 정도에 따라 튀어나온 뼈만을 절제하거나 무지외반증과 같은 원리로 뼈를 절골하여 돌려주는 방법들이 있다. 튀어나온 부위만을 절제하는 것은 간단하나 높은 재발율 및 여러 문제로 현재는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나머지 수술 방법들은 수술시간이 많이 걸릴 뿐 아니라 절개 부위도 커지게 되는 약점들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약점들을 보완하기 위해 1-2cm 정도의 최소절개로 10-15분만에 수술이 이루어지는 최신 수술방법이 현재 유럽에서 시행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몇 개 병원에서 시작되고 있다. 튀어 나온 뼈를 절제하는 것이 아니며 관절부위에서 수술이 이루어지지도 않아 그로 인한 문제점도 없다. 관절 위 부분에서 새끼 발가락 부위를 간단하게 안으로 밀어주므로 궁극적인 치료가 될 뿐아니라 발폭도 그만큼 많이 줄어들게 된다. 수술 부위 안에 나사나 핀과 같은 금속물이 영구히 들어가지도 않아 이로 인한 거부감도 없으며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새끼 발가락 밖에 나와 있는 핀만 외래에서 간단히 제거하면 된다. 수술 후 4-6주간 특수 신발을 신어야 되며 돌린 뼈부위가 유합이 이루어지게 되면 치료가 다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다.
디딜수 없는 통증 - 족저근막염 주의!
발 질환 중 대표 질환으로 발바닥에 통증이 유발되는 족저근막염이 있다. 족저근막염의 원인은 갑자기 무리한 운동을 했거나, 신발이 운동에 적합하지 않거나, 조깅 등을 할 때 달리는 곳의 바닥이 딱딱한 경우에 나타나기 쉽다. 이 외에도 45~50대 중년 중 급격히 체중이 늘어난 경우에도 발병한다. 또 폐경기 여성들에게서 많이 나타나는데, 이는 호르몬 분비의 변화로 인해 발바닥의 지방층이 얇아져 발병하는 경우다. 최근에는 격렬한 운동과 각종 레포츠 등 발바닥에 하중이 많이 실리는 운동을 하다가 발바닥 자체의 힘줄(건)이 손상되어 족저근막염이 발생한 젊은층의 환자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마라톤이나 축구선수들에게서 많이 발생하는데, 이는 달리기를 할 때 족저근막에 가해지는 힘이 체중의 1.3~2.9배로 체중의 부하가 많이 걸리는 운동을 갑자기 할 경우에 잘 일어나기 때문이다.
족저근막염의 대표적인 증상은 아침에 일어나서 첫 발자국을 디딜 때 찾아오는 극심한 통증이다. 몇 발자국 걸으면 조금 나아지다가 오후쯤 되면 다시 아파진다. 오랫동안 앉았다 일어날 때 통증을 느끼기도 하고 심할 때는 걷기 힘들 정도로 극심한 통증을 보이기도 한다. 족저근막염의 진단은 발 앞, 중간, 뒤꿈치를 눌러 압통의 위치를 알아내는 것으로 가능하다. 치료는 초기 증상이 가벼울 경우 1~2주간 안정을 취하며 소염진통제를 복용하고 족저근막 스트레칭을 해주면 호전된다. 그 외에도 질환의 경중에 따라 보조기 착용이나 물리치료, 스테로이드제 국소 주사요법 등의 비수술적 보존적 치료와 족저근막을 절개하는 수술적 치료법이 있다. 그 중에서 스테로이드제 국소 주사요법의 경우에는 통증은 현저히 줄지만 족저근막 파열이나 재발의 우려가 많아 아주 제한적으로 시술하고 있다. 수술요법의 경우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마취 및 입원의 부담으로 환자들이 꺼리는 경우가 많아 시술에 어려움이 따른다.
이러한 치료법들의 단점을 확실하게 제거한 최신 치료법이 체외충격파 요법(ESWT. Extarcorporeal Shock Wave Therapy)이다. 족저근막염의 체외충격파 치료 원리는 한마디로 ‘염증이 있는 조직을 정상 조직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족저근막염의 체외 충격파 치료시 많은 논문을 통해 보고된 바에 의하면 치유율이 80% 정도이며, 국내에서도 체외충격파를 이용해 치료를 받은 족저근막염 환자들에서도 매우 높은 치유율을 보이고 있다. 족저근막염의 체외충격파 치료는 주 1회씩 총 3회 정도 받으면 치유가 가능하며 간혹 3회로도 조금 부족한 환자는 몇 번에 걸쳐 추가 치료 후 치유가 된다. 수술 없이 치료하므로 입원이나 마취가 필요하지 않으며, 1회 치료에 약 15~20분 정도의 짧은 시간이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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