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명과학의 눈부신 발전은 농축산물이나 화장품, 의류 등 소비재를 통하여 우리 생활에 비약적인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의료 분야에서도 예외는 아니어서 21세기는 과연 세포치료의 시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줄기세포나 제대혈모세포를 이용한 난치병의 치료가 각광을 받고 있다. 정자와 난자를 체외에서 결합시켜 다시 체내에 이식하는 불임시술은 이미 보편화 된지 오래고, 자가제대혈세포를 이용한 백혈병의 치료도 성공한 사례가 있으며, 최근에는 줄기세포를 이용한 파킨슨병의 치료나 새로운 혈관을 형성하는 등의 연구들도 진행되고 있다.
몇 년 전 줄기세포연구를 둘러싼 진실 공방이 화제가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줄기세포연구에 관심과 기대를 가지게 되었다. 팔다리나 손가락이 절단되었거나 사고나 질병으로 수족의 장애가 있는 사람들 중에 줄기세포를 이용한 복제기술로써 새로운 팔다리를 가질 수 있냐는, 아직은 꿈같은(?) 기대를 가지고 상담을 해오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초기 퇴행성 관절염이나 연골 손상을 가진 사람들에게 이러한 세포치료를 통하여 새로운 관절을 가지게 되는 것은 더 이상 꿈이 아닌 현실이 되었다. 연골을 재생시키는 치료법, 즉 자가연골배양이식술이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초기 관절염이나 연골 손상의 치료법은 상당히 제한적이었으며, 물리치료나 약물치료, 연골주사 등으로 치료하다가 점점 심해지면 인공관절치환술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일반인 뿐 아니라 의료인조차도 연골은 재생이 되지 않는 것으로 인식하였기 때문이다. 이제는 이러한 고정관념을 바꾸어야 한다.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연골은 재생이 가능하다.
자가연골배양이식술은 손상된 연골부분에 자신의 연골세포를 이식하여 연골을 재생시키는 치료법이다. 원리는 간단하다. 먼저, MRI나 관절내시경으로 연골 손상이 확인된 경우 관절내시경을 통하여 정상 연골 부분을 조금 떼어낸다. 떼어낸 자신의 정상 연골 부분을 연구소로 보내면, 연구소에서는 연골을 형성하는 세포인 연골세포만을 추출하여 적정량이 될 때까지 세포 배양을 통하여 증식시킨다. 6주 정도가 지나서 충분한 양이 증식되면 배양된 연골세포가 들어있는 배양액을 연골 손상이 있는 부위에 이식하게 된다. 이식 후에는 시간이 지나면서 연골세포가 손상된 연골 부위에서 새로운 연골조직을 재생시키게 된다.
자가연골배양이식술은 자신의 연골세포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물질 반응이나 거부 반응 등의 부작용이 없으며 일단 재생되기만 하면 영구적으로 자신의 연골과 관절이 되기 때문에 수명에 대한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손상된 연골을 재생시키고, 더 이상의 손상이나 관절염의 진행을 막을 수 있기 때문에 초기 퇴행성 관절염이나 연골 손상이 있는 경우는 더없이 좋은 치료법이라 할 수 있다.
연세사랑병원[강북점] 박영식 원장은 “연골재생술이 활발하게 도입되기 전에는 인공관절 수술을 할 수 있는 적절한 시기가 될 때까지 통증을 참을 수 밖에 없었다.”며, “연골재생술의 도입으로 젊은 관절염 환자들의 적극적인 치료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연골재생술은 연골 손상의 부위와 크기, 환자의 나이에 따라 연골 재생과 회복 속도에 차이가 있으므로 연골재생능력이 비교적 뛰어난 초기 손상 때, 그리고 55세 이전에 치료받는 것이 효과가 좋다.
도움말 / 연세사랑병원[강북점] 박영식 원장
이동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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