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발만이 살길? 유전되는 대머리 치료방법 없을까
이제까지는 남성에서는 성염색체 우성유전으로 부모로부터 어느 하나의 대머리 유전인자를 받으면 대머리가 되지만, 여성에서는 상염색체 열성유전으로 부모의 어느 한쪽에서만 대머리 유전인자를 받으면 증상이 안나타나는 보인자(保因者)이고 부모의 양쪽으로부터 인자를 받아야만 대머리가 된다고 알려져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다인자적 유전이라 하여 즉 대머리유전인자가 많을수록 대머리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설이 인정을 받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유전적으로 대머리가 될 유전적 소인이 있다 해도 사춘기 전에 거세 하면, 대머리가 되지 않는다. 정소에서 만드는 남성호르몬인 안드로젠이 없으면 대머리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다시 이 환관에게 경구용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을 먹이면 수개월내에 대머리가 된다. 즉 유전일지라도 대머리가 되기 위해서는 안드로젠 호르몬이 꼭 필요하며, 그래서 남성형 탈모증을 ‘안드로젠탈모증’이라 한다.
그 외에도 입시, 유학, 군생활, 직장에서의 과도한 스트레스가 탈모의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밖에 잦은 퍼머나 염색, 무스나 스프레이의 사용으로 모근이 약해져 탈모가 일어 나기도 한다. 실제 임상에서 문진을 통한 통계로 보면 아버지를 포함하여 친가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가 약 60%, 외가에서는 20%, 양측이 10%, 뚜렷한 연관이 없는 경우가 10%정도이다.
여성도 그 빈도는 적지만 여성형 안드로젠탈모증이 있다. 주로 남성과 다른 점은 앞이마는 잘 유지되며, 주로 정수리부위의 머리카락이 얇아지고 짧아지는 게 특징 이므로 대머리라고 표현하기보다는 탈모증이란 표현이 알맞다. 여성에서는 안드로젠호르몬의 양이 적어서 심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되며, 그래서 남자처럼 이마가 벗겨지며 완전한 대머리로 발전하는 일은 거의 없다. 원인으로는 남성처럼 유전과 남성호르몬이 모낭에 영향을 미쳐 일어난다.
그러나 남성에서는 남성호르몬의 분비가 대개 정상 수준이지만, 여성에서는 내분 비기관 즉 부신이나 난소의 이상으로 인한 호르몬의 과다 분비나 약물복용이 원인 이 되는 경우가 많다. 소인이 있는 여성은 안드로젠을 많이 포함하는 음식인 맥아, 땅콩기름을 피하는 게 좋다.
왜 머리만 털이 빠지나
왜 눈썹이나 몸의 다른 부위의 털은 너무 많은데 유독 머리털만 자꾸 빠지는 걸까.
각 모낭은 유전적으로 독립적으로 조절된다. 즉 안드로젠호르몬의 효과가 모낭의 위치에 따라 다르게 작용한다. 즉 겨드랑이, 회음부, 구렛나루의 모발성장을 촉진 하기도 하고 때로는 그 호르몬이 머리털을 빠지게 하여 대머리가 되기도 한다.
모낭의 5-alpha-reductase 효소가 고환에서 만든 테스토스테론을 DHT(dihydrotestoster one)라는 호르몬으로 만드는데, 이것이 목표부위에서 안드 로젠수용기와 결합하여 모낭세포의 단백질합성을 지연시켜 모낭의 생장기가 단축된다. 그러면 자연히 해당 모낭은 더 빨리 휴지기로 들어가게 되어 휴지기모낭의 비율이 증가한다. 반복되면서 모발은 점차 가늘고 더 짧게 되어 마침내 연모와 같이 되어 대머리가 된다.
두피의 모낭의 수는 약 100만개이나, 모든 모낭에서 동시에 다 털이 나는건 아니 어서 모발(성모)의 수는 약 10만개 정도에 불과하다. 보통 모발의 90%는 계속 자라 는 상태이며, 10%는 성장이 멈춘 상태이다. 모발은 생장기, 퇴행기와 휴지기를 주기로 반복하며 하루에 정상인에서도 100개 정도가 빠진다.
모발의 생장기는 약1000일로 여성에서 남성보다 약간 더 길며, 퇴행기는 2~3주, 휴지기는 약 3개월이다. 보통 하루에 100개이상 지속적으로 빠지면 탈모를 의심하여야 한다.
하지만 분만이나 열병을 앓고 난 후에 3개월에 탈모가 증가하는 것은 오히려 자연 스런 현상이다. 정상상태에서 모낭은 생장기간을 끝낸 후 휴지기에 들어가는데, 만약 모낭이 어떠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정해진 생장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중간 에 휴지기로 이행하여 탈모되는 수가 증가한다.
또한 계절에 따라서 다소 차이가 나는데 봄보다는 가을에 더 많이 빠지며, 자라는 속도는 겨울에 비해 여름에 빠르다. 급격한 다이어트나 과다한 생리로 인한 철분결핍 등도 탈모를 유발할 수 있다.
외국의 한 임상실험에서 10kg이상의 무리하고 급격한 다이어트는 2~3개월 내에 다량의 탈모를 일으킨다는 보고가 있다.
정상에서 보다 15~30%이상에서 휴지기 모발이 증가 하였다. 동양인에서는 그 보다 적은 감량에도 비슷한 영향을 미치리라 생각된다. 이런 탈모의 양상은 어느 특정 부위의 탈모보다는 전체적으로 빠진다. 무리한 다이어트로 인한 영양결손이 모근에 영양공급을 차단하여 탈모가 촉진된다. 이때는 스트레스를 가급적 피하고 단백질과 미네랄의 섭취를 늘려가며 탈모가 줄어들고 다시 모발이 난다.
정상에서 모낭은 생장기, 퇴축기와 휴지기를 반복하여 머리카락이 빠지고 다시 나고를 반복하는데 머리카락을 잡아 당기는 습관이 있거나 머리를 땋거나 감아 말때 견인성탈모증이라 하여 휴지기(전체 머리카락의 10~20%)에 있는 머리카락 이 쉽게 빠지게 된다. 그런 상황이 없어지면 6개월후에는 머리털이 정상적으로 다시 난다.
성병중에 가장 흔한 임균성 요도염이나 비임균성 요도염에서는 탈모증세가 없으나 2기 매독에서 탈모가 일어날 수 있으며, 후천성 면역결핍 증후군(AIDS)에서도 모낭염으로 탈모가 일어날 수 있다.
일상적인 모발관리
두피의 비듬에는 남성호르몬 잔유물이 남아 있으므로 깨끗이 씻어주지 않는다면 모낭으로 다시 들어가서 탈모를 조장할 수 있으므로 샴푸로 청결한 머리를 유지해야 한다.
어떤 이는 머리감을때 머리털이 빠진다고 감는 횟수를 줄이는데 적어도 이틀에 한번은 꼭 감아 주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탈모환자들이 비누로 머리를 감는데, 아마도 머리가 깨끗하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인 것 같다.
비누는 약알칼리성이 많은데 세척효과는 좋지만 머리의 건강에는 도움이 안된다. 샴푸를 무엇을 선택하는가 보다는 샴푸전에 부러싱하여 두피의 비듬과 노폐물을 제거하고 모근을 자극하고 두피의 혈액순환을 돕는게 중요하다.
샴푸는 원액을 두피에 직접 대지 말고 5배정도 묽게 사용하고, 한번만 깨끗이 샴푸하고 잘 헹구어 주어도 충분하다. 가능하면 식물성 단백질이 함유된 샴푸와 소프트한 제품을 사용하고 비듬이 많을 때는 비듬제거가 포함된 제품을 이용하는게 바람직하다.
젤과 스프레이는 그 자체가 두피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땀이 차고 환기가 안돼 두피가 불결하므로 사용을 자제하는 게 좋겠다. 드라이어 사용 시에는 20cm 정도 떨어져 사용하여 모발의 손상을 방지한다. 브러쉬도 나일론이나 금속보다는 나무나 동물성 브러시를 사용하고, 두피와 마찰을 고려해 끝이 둥근 브러시를 이용한다.
두피의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두피 마사지를 규칙적으로 해준다.
주먹을 살짝 쥐고 양손으로 머리 전체를 구석구속 리드미칼하게 두드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런 방법을 규칙적으로 하루에 10분정도 계속한다면 탈모에 분명 효과가 있다. 영양식품도 탈모방지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데, 비타민B가 많은 시금치, 콩, 간과 비타민A가 많은 장어, 계란 노른자와 단백질의 섭취를 충분히 한다.
털을 이식하여 다시 나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은, 일찍이 1800년초에 동물실험에서 털을 포함한 조직이식편의 이식이 성공으로 입증되었다. 근대에는 1930년대에 대머리나 눈썹이 소실된 경우에서 털을 포함하는 작은 피부조직편을 이용하는 시술이 이루어져 근래의 펀치이식으로 점차 미니펀치이식으로 발전되었다.
이전 시술은 모발의 분포가 일정하지 않고 울퉁불퉁한 흉터를 남기거나, 살아남는 모근의 비율인 생착률이 떨어지는 문제점으로 인해 많은 사람에게 모발이식에 대한 나쁜 인식을 심어 주었다.
그래서 판이식, 펀치이식, 미니펀치이식보다는 더욱 작게 모근을 나누어 최소단위로 분리한다. 원래 두발의 자연스런 형태인 머리털1개, 2개, 3개의 크기로 나누어, 크기에 따라 특수 모발이식기계를 이용하여 필요한 부위에 이식한다.
이 방법은 출혈이 적고, 심는 분포가 촘촘하고 일정하여 자연스러워 특히 앞 이마 선에 효과적이다. 이식할 머리카락을 가져온 뒷머리는 당겨 봉합하므로 흉터는 보이지 않는다. 한번에 1500개정도를 이식하며 시술시간은 3시간 정도 소요되며, 수술후 바로 퇴원한다. 이식된 모발의 생존율은 90%이다.
“밭이 안 좋은데 심는다고 머리카락이 다시 날까”하고 의구심을 가지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지 않다. 유전적으로 튼튼한 뒷 머리카락을 모낭을 포함하여 이식 하므로 평생 자라고 지니게 된다.
[조민성 기자] jms@dailysun.co.kr
조민성 기자 jms@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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