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이회창 연대 ‘큰 일 낼까?’
박근혜-이회창 연대 ‘큰 일 낼까?’
  • 김승현 
  • 입력 2007-11-01 09:50
  • 승인 2007.11.01 0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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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11월 내분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고공행진이 계속되고 있지만 당 안팎에선 여전히 불안감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박근혜 전대표가 이 후보측의 인사에 불만을 표시한 데 이어 친박 진영에서는 ‘김경준 의혹’ 등 사태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한편에서는 이회창 전총재의 ‘무소속’ 출마설이 나오고 있어 이 후보측의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현실적으로 박 전대표의 대선 출마는 불가능하지만 이 전총재의 출마는 별 문제가 없다. 과연 두 사람이 대선 정국에서 ‘결단’을 내릴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회창 전총재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올 초까지만 해도 “대선 출마는 없다”고 공언했던 이 전총재지만 최근에는 즉답을 피하며 묘한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전총재의 팬클럽은 단식과 연좌농성까지 벌이며 이 전총재의 출마 선언을 재촉하고 나섰다. 이 전총재의 대선 출마를 요구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박 전대표의 팬클럽과도 연대할 수 있다”며 “현재 이 후보 지지율은 시중의 바닥 민심과 다르다”고 말했다.


‘인사 전횡’ 불만 증폭

당내 인사들도 이 같은 불안한 기류를 감추지 않는다.

한 당직자는 “생각보다 분위기가 잘 모아지지 않고 있다”며 “이 전총재가 분명한 입장을 보이지 않는 것도 그렇지만 박 전대표측 움직임도 너무 소극적이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 전총재측은 이 후보가 ‘상임고문직 제의’를 부정한 것에 대해 적지 않게 불쾌해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친박 진영의 서청원 전대표 등과 식사를 함께 하는 등 최근 물밑 행보에 박차를 가하는 것도 이 전총재의 ‘무소속 출마설’의 원인이 됐다.

친박 진영에서 일했던 한 인사는 “이 후보에 대한 서 전대표의 뿌리깊은 불신감을 볼 때 이 전총재와 만나 무슨 이야기를 했을지는 상상이 가지 않느냐”며 “이 후보측의 인사 전횡이 화제에 올랐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친박 진영 관계자도 “서 전대표와 일부 친박 인사들을 중심으로 이 전총재 출마 가능성이 타진됐던 것으로 안다”면서 “과거 이전총재 측근들 중 적지 않은 수가 이 후보측에 가담했지만 이 쪽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 전총재의 최측근이었던 이종구 전특보가 이 후보측에 가세한 것을 들어 긍정론을 펴기도 하지만 오히려 이 전총재의 심기가 불편해진 계기가 됐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MB, ‘당근’ 카드 만지작

이 전총재와 박 전대표를 이어주는 강한 뿌리는 무엇보다 전통적인 보수 지지층에 있다. 박 전대표의 대선 출마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이 전총재의 출마설은 ‘이명박 대세론’의 부정에서 시작된다.

이 전총재와 박 전대표의 연대를 희망하는 이들은 BBK 등으로 인해 이 후보의 지지율이 30%대까지 하락할 것으로 내다본다. 때문에 보수 그룹으로선 또 다른 대안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

하지만 정작 이 전총재의 대선 출마 결심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이 후보의 지지율이 50%대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선 실패 경험이 두 번이나 있는 이 전총재가 출마한다면 결국 ‘보수세력의 분열’이라는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에선 박 전대표측과 이 전총재측 인사들이 내년 총선 공천을 염두에 두고 고도의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 후보측이 명시적인 약속을 내놓기 전까지는 소극적인 흔들기가 계속될 것이다. 총선 혹은 당권 차원에서 이들을 달랠만한 당근이 필요하다”.

이 전총재가 “불출마 결심에는 변화가 없다”면서도 “조만간 출마 여부에 대해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시기를 미루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얘기다.

이 후보측과 끝없는 평행성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두 거물이 대선 정국에 파란을 몰고 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승현  okkdoll@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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