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수술의 진화 … 이제는 디자인이다!
남성수술의 진화 … 이제는 디자인이다!
  • 이동로 기자
  • 입력 2009-06-04 18:16
  • 승인 2009.06.04 18: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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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뇨기과 전문의 임헌관(연세크라운비뇨기과 원장)

“큰 게 무조건 좋다는 것은 과거의 논리이죠. 그리고 공급자의 논리이기도 하고요. 수요자의 입장으로 보면 크면서 동시에 미적 아름다움을 지닌 것이 금상첨화 아니겠습니까?”

남성 수술을 받겠다고 최근 내원한 30대 남성의 색다른 지론이다. 그는 성기가 작다는 콤플렉스로 왠지 기가 죽어 할 말도 제대로 못하는 일반 환자와는 달리 너무나도 당당했다. 크기를 키우는 것은 기본 사양이고 디자인까지 각별히 신경써달라고 요구한다. 이제 남성수술도 단순히 크기만을 확대하는 수술이 아니라 미용적인 차원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이제 디자인의 시대잖아요. 우락부락 크기만 하면 혐오스럽지 않겠습니까? 이왕이면 동가홍상이라고 우람하면서도 미적으로 나무랄 데 없으면 사랑받겠지요. 하하하.”

사실 젊은 세대일수록 뚜렷이 나타나는 하나의 현상이긴 하다. 과거만 해도 무조건 크게 키우는 것이 ‘장땡’으로 여기던 시절이 있었다. 누가 봐도 수술한 티가 나도 크게 개의치 않았다. 공중목욕탕 안에서 큼직한 대물을 덜렁덜렁 흔들고 활보하면 소심한 이들을 괜히 주눅 들게 하는 바로 그 멋이었다. 대물 숭배의 시대였다고나 할까?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그 환자의 말을 빌리자면 그것은 남성들의 일방적인 공급자 시각이다. 그것을 향유하는 수요자인 여성 입장으로선 장난감처럼 이리저리 갖고 놀려면(?) 외관도 미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다. 더군다나 자연스럽지 못하고 수술한 티가 너무 많이 나면 이용자는 내심 김샐 수 있다는 것. 한마디로 ‘자연 산(産)’처럼! 한때 가슴 성형이 크게만 키우던 시대에서 이제는 자신의 몸매와 딱 맞는 크고 예쁜 가슴을 원하는 것과 같은 이치인 듯하다.

그의 요구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여기에다 패키지로 얹어 더 업그레이드할만한 것은 없는지도 체크한다. 이왕 하는 거 이 참에 모든 것을 업그레이드 하겠다는 심산이다. 길이연장술과 귀두확대술을 얹고, 조루 증세가 있다며 음경배부신경차단술을 묻는가하면 약간 성기가 휘어진 것같다며 음경 만곡증 수술 여부도 면밀히 검토한다. 수술 후 후유증과 부작용도 꼼꼼히 따지며 마지막으로 가격 흥정에 나서는 그다.

사실 예전에만 해도 남성수술은 성기 왜소 콤플렉스를 극복하는 치료의 목적이 강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욕망의 충족이 강하다. 남성의 경우 멋진 차를 소유해 자신의 지위를 자랑하고 싶듯 자신의 아랫도리를 더 크고 멋지게 업그레이드해 자신의 강한 남성성을 드러내고픈 욕망에 사로잡힌다. 사실 남성들의 강렬한 욕망은 남성 의학의 눈부신 발전을 일궈왔다. 수술 재료에 따라 차이가 나긴 하지만 채 한 시간도 안 되는 수술시간으로 크고 강한 남성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다. 수술에 대한 공포를 가진 이들을 위해 메스를 가하는 수술 없이 주사 한방으로도 성기를 확대하는 방법도 개발돼 있다.

한때 ‘길게, 굵게, 강하게!’가 길이연장술과 음경확대술, 귀두확대술, 조루수술 등 남성수술의 4종 세트의 화끈한 모토였다면 이제는 한두 가지 더 추가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 다름아닌 ‘자연스럽게’ 그리고 ‘간단하게’다. 그리고 그것은 이미 현실에서 실현되고 있기도 하다.

글 / 비뇨기과 전문의 임헌관(연세크라운비뇨기과 원장)

이동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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