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피운 담배 어린이에 치명적 위험
무심코 피운 담배 어린이에 치명적 위험
  • 조민성 기자
  • 입력 2009-06-02 14:09
  • 승인 2009.06.02 14:09
  • 호수 788
  • 4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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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담배연기 호흡기 흡착률 높아
어린이의 부모가 흡연을 하는 경우에 어린이는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담배연기를 마시게 된다. 이것을 간접흡연이라 하며 실내에서 피우는 담배연기는 어린이들의 건강에 아주 나쁜 영향을 끼친다. 어린이가 담배연기가 가득 한 방에서 한시간 동안 있을 경우에는 담배 열 개피 정도를 피운 것에 해당하는 해로운 물질을 들여 마시게 된다. 간접흡연의 대부분은 가정에서 부모가 피운 담배 연기에 의해 일어난다. 일반적으로 어린이는 엄마와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기 때문에 엄마가 담배를 피울 때는 더 많은 담배연기를 마시게 된다.

담배연기 속에는 4,000여종의 화학물질이 들어있으며 그 중 2,000여종은 우리 몸에 해로운 물질이다. 담배의 해로운 성분은 크게 타알, 일산화탄소, 니코틴으로 나눌 수 있다.


1. 타르(tar)
타알은 담배연기를 입에 가득 물었다가 흰 종이에 확 내뿜을 때 나타나는 암갈색 물질인데 담뱃진이라고도 한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의 폐색깔이 검게 되는 이유도 바로 이 담뱃진 때문이다. 담뱃진 속에는 20여종의 발암 또는 암유발물질이 들어있다. 담배 한 개피 속에는 평균 10mg의 타알이 들어 있는데 하루에 한 갑씩 피우는 경우 일년동안 타알을 모으면 보통크기의 유리잔에 가득 할 정도이다.

2. 일산화탄소
일산화탄소는 산소보다 헤모글로빈에 대한 친화력이 약 200배나 높아 산소보다 먼저 헤모글로빈과 결합하게 된다. 물론 담배 한 개피의 연기 속에 들어있는 소량의 일산화탄소는 치명적이지 않지만 지속적인 흡연으로 산소공급능력이 저하되면 만성빈혈상태에 이르게 된다. 따라서 담배를 피우는 사 람들이 일반적으로 정신이 깨끗하지 못하고 쉽게 피로를 느끼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일산화탄소중독증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3. 니코틴
니코틴은 약리적으로 중추신경흥분제(예: 히로뽕, 코카인)이다. 담배 한 개피에 함유된 니코틴의 양은 1∼2mg이고 담배 한 갑에 들어있는 니코틴 양은 10∼20mg이다. 10∼20mg의 니코틴 양이면 히로뽕이나 코카인 등의 일회 사용량과 비슷한 양이다. 담배를 피우다 끊으면 소위 금단증상이 생기는데 그 이유도 바로 이 니코틴의 마약성질 때문이다.
이런 담배 속의 여러 독성물질이 장기간 지속적으로 몸에 들어오면 그들의 축적작용으로 어린이의 몸은 여러 가지 피해를 받게 된다. 밀폐된 장소에서 담배를 피우게 되면 담배연기를 통해 수많은 발암물질이 어린이에게 영향을 주어 암발생 가능성을 높여주며 각종 폐질환이나 기관지 질환이 증가하게 된다.


간접흡연의 경로

간접흡연은 두 가지 경로를 통하여 이루어지는데 첫 번째는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뿜어낸 담배연기(주류연, mainstream smoke)를 들어 마시는 것이며, 두 번째는 타고있는 담배 끝에서 나오는 생담배연기(부류연, sidestrem smoke)를 통하여 이루어진다.

두 번째의 경우는 담배필터를 통하여 걸러지지 않고 나오는 것으로 첫 번째의 경우보다 해로운 물질이 2∼3배나 많으며 농도가 높고 입자가 더 작아서 폐의 깊은 곳에 침착될 수 있다. 간접흡연은 부류연이 85%, 주류연이 15%를 차지한다.

담배를 피우면 담배연기가 일차적으로 접촉하는 곳이 호흡기계이다. 따라서 가장 먼저 담배연기에 의하여 피해를 입는 기관 역시 호흡기가 된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과 같은 집에 사는 어린이는 호흡기질환에 걸리기 쉬우며 그 증상은 더욱 심하고 오래 지속된다. 특히 5세 이전의 어린이는 부모와 지내는 시간이 많으므로 간접흡연으로 인하여 해로운 영향을 더 많이 받게 된다.

부모가 담배를 피우는 어린이와 그렇지 않은 어린이의 상기도 감염률은 부모가 담배를 피우는 집의 영아의 급성호흡기 질환 감염률이 5.7배나 높으며, 폐암발생률도 2배나 높다. 그 외에 천식, 기침, 중이염의 발생률도 부모가 담배를 피우는 어린이에게서 6배나 높고 폐기능도 전반적으로 낮다고 한다. 그리고 천식이 있는 어린이가 담배연기를 들어 마실 경우 천식이 더욱 심해질 수도 있다.

특히 임산부가 흡연하면 태아의 발육부진으로 저체중 미숙아가 나오며 유산, 조산, 기형아, 전치태반, 태반조기박리, 조기파막, 주산기 사망의 빈도가 높아진다. 신생아호흡장애증후군, 신생아돌연사증후군 등도 유발한다. 또한 수유하는 여성이 담배를 피울 때에도 간접흡연을 통해서 뿐 아니라 모유를 통해서 담배의 해로운 물질이 전달된다.

주목할 만한 것은 부모가 담배를 피울 경우 자녀 또한 어른이 되어 흡연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가족 중에 흡연자가 있을 경우가 없을 경우보다 흡연할 위험이 1.5배 더 높다.


간접흡연으로부터 어린이를 보호하는 방법

1. 가장 확실한 방법은 금연하는 것이다. (특히 임산부, 수유하는 여성)
금연하는 것이 어려울 경우에는 금연교실에 등록하거나 의사, 한의사의 도움을 받도록 한다. 주위에서는 자신과 어린이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혐연권(嫌煙權)을 주장해야 한다. 아빠가 금연을 하지 않는 경우에는 엄마가 아이를 대신해 혐연권(嫌煙權)을 주장하도록 권하고 싶다. 아빠가 아이의 혐연권(嫌煙權)을 인정할 단계에 이르면 창피해서라도 담배를 끊으려고 진지하게 노력하게 될 것이다.

2.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절대로 집안에서는 피우지 말고 밖으로 나가서 피운다.

3. 어린이를 안고 있는 동안이나 차안에서 어린이가 같이 타고 있을 때에는 절대로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4. 담배를 피우는 사람에게 아이를 맡기거나 같이 있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어린이가 천식이 있는 경우에 조심해야한다.


#여성, 남성보다 흡연에 취약

여성은 남성보다 흡연에 더 취약해 폐암 발생 시기가 남성보다 빠르지만 폐암 생존율은 남성보다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스위스 장크트 갈렌(St. Gallen) 주립병원의 마르틴 프뤼 박사는 2000-2005년 사이에 폐암 진단을 받은 여성 683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흡연량은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적었는데도 폐암 발생 연령은 여성이 상당히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여성이 남성보다 담배연기 속의 발암물질에 취약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프뤼 박사는 말했다.

한편 아일랜드 더블린에 있는 세인트 제임스 병원의 바셀 알-알라오 박사는 지난 10년 동안 폐암수술을 받은 환자 640명의 의료기록을 분석한 결과 평균생존기간이 남성은 2.1년, 여성은 4.7년으로 여성이 두 배이상 긴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폐암 원인은 약 90%가 흡연이다. 흡연은 이밖에도 구강암, 식도암, 췌장암, 위암, 방광암, 신장암 등 상당히 다양한 종류의 암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연구결과는 스위스의 루가노에서 열린 제1회 유럽흉부종양학집학회의(European Multidisciplinary Conference in Thoracic Oncology)에서 발표됐다.


##금연 중 나타나는 재발경고 징조 HALT

세상에서 가장 끊기 힘든 것이 담배라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금연에 성공한 사람을 독하다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독하지 않으면 절대 끊을 수 없는 것이 담배다. 젊었을 때 멋도 모르고 배웠다는 사람도 있고 외로움 때문에 혹은 친구가 권해서 등등 담배를 피우게 된 동기도 참 다양하다. 하지만 처음에 배우기는 쉽지만 담배를 끊기란 왠만한 결단 없이는 결코 금연에 성공할 수 없다.

9년전 나도 처음 담배를 끊을 때 금단증상 때문에 너무나 고통스러웠다. 수업 중에 분필을 입에 물기도 하고 갑자기 멍해질 때는 수돗가에 가서 냉수를 벌컥벌컥 들이키기도 했다. 담배가 생각날 때 마다 군것질을 해 갑자기 불어난 체중 때문에 한동안 고생하기도 했다. 매스컴에서 광고하던 금연초도 피워 봤지만 금연하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살면서 이리 독하게 마음 먹은 적 있었나 할 정도로 독하게 이를 악물어 결국은 담배를 끊는데 성공했다.

9년전 금연을 시작했을 때 가장 힘든 것이 바로 금단증상과 흡연욕구였는데 금연중 가장 흡연욕구를 자극하는 네 가지의 징조가 있다. 그것은 바로 배고픔(H=Hungry), 분노(A=Angry), 외로움(L=Lonely). 피곤함(T=Tired)을 말하는데 영어단어의 앞글자를 따 HALT라고 부르는데 halt란 ‘멈추다’ ‘서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사람은 배가 고플 때 짜증스럽고 화를 내기 쉽고 불규칙한 식사를 할 때 흡연욕구가 생기게 된다. 또 외부적인 요인이나 내부적인 요인으로 화가 나거나 분노가 쌓이게 되면 긴장을 줄이기 위해 다시 흡연하게 된다고 한다.

그리고 혼자라는 사실에 외로움을 느끼거나 버림받았다는 느낌을 가질 때 담배를 다시 찾게 된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사람이 피곤하면 의욕이 생기지 않거나 집중력이 떨어지고 과잉반응을 나타나게 되는데 이럴 때 담배의 유혹에 빠진다고 한다.

이것이 금연 중 금연에 실패할 징조를 나타내는 사전 징후지만 금연 중에 가장 큰 적은 뭐니뭐니해도 술이다. 가능한 오래도록 술자리를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조민성 기자 jms@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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