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왕이면 긴 게 좋겠네요.”
어느 날 음경 왜소 콤플렉스에 시달리던 30대 남성이 내원했습니다. 남성성기의 길이연장술 상담 중 자신의 요구사항을 당당히 밝힙니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이왕 수술하는 거 최대한 길이를 뽑아내는 것이 여러모로 낫다는 판단이겠지요.
길이연장술 뿐만 아닙니다. 음경확대술과 귀두확대술 등 남성의 각종 리모델링 수술을 받는 이라면 누구나 최대한을 꿈꾸며 욕망합니다. 더러는 현실적인 제약을 무시한 채 ‘최대한 길게, 최고로 굵게!’를 강력 주문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디에도 도깨비 방망이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환자들의 생각대로 모든 것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길이연장술만 해도 그렇습니다. 한없이 길게 할 수는 없습니다. 피부 장력의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길이연장술은 음경해면체를 현수인대 절단을 통해 외부로 끄집어내는 개념이지요. 피부연장과 동시에 하게 되면 50% 이상의 효과가 있긴 합니다.
평소 음경이 하복부에 묻혀있는 경우, 하복부 비만해결과 함께 수술시 몸속에 있는 음경의 남은 길이를 밖으로 노출시키는 것이 수술의 포인트입니다. 초기에 수술결과로 많이 길어지나 향후 속안에서 흉터로 인해 다시 일부 당겨지기도 합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현수인대 절단 이후에 보충재를 넣거나 피부 연장술을 병행하는 방법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그것도 물리적인 한계는 분명히 있게 마련입니다.
음경확대도 매한가지입니다. 이식물질로 대체해 둘레를 감싸게 되면 적어도 평소보다 40~50%의 확대효과는 볼 수 있습니다. 발기 시에는 해면체의 조직에 혈액이 모이므로 확대 효과는 더욱 커지게 됩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입니다. 일단 음경의 둘레 확대를 위해 이식물질의 두께를 1cm 이상 넘기게 되면 생착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귀두확대술의 경우도 비슷합니다. 귀두 확대는 귀두 자체도 혈관조직이므로 무혈관층 내에 히알루론산의 주사를 통해 이뤄집니다. 비교적 안전하며 필요시 보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피부장력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확대에는 분명한 선이 있습니다. 이에 따라 귀두 하방으로 보강 재료를 넣기도 하나 침습적이라는 단점은 피할 수 없습니다.
그밖에 환자들이 오해하는 것 중에 하나가 또 있습니다. 음경배부신경차단술 등의 조루 수술을 하면 하루아침에 정력이 끝내주는 변강쇠로 업그레이드될 것이라는 착각입니다. 조루수술은 조루의 원인인 음경귀두 자체의 예민함에 대한 치료일 뿐입니다. 치료의 만족도가 90%에 이르기는 하지만, 이것이 변강쇠로의 재탄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알다시피 조루의 정의 자체가 질 내 삽입 후 1분 이내이므로 이보다 더 연장된다는 의미이지, 아주 오래 지속된다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지요. 그야말로 자유자재로 사정을 조절하는 것은 여러 남성 수술과 더불어 행동요법 등이 요구되는 일입니다. 더 이상 남성수술에 대한 오해와 착각이 없기를 희망합니다.
글 / 비뇨기과 전문의 임헌관(연세크라운비뇨기과 원장)
이동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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