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자기 중심적’ vs 정동영 ‘실무보다 사람 무게’
대선후보들의 인사스타일은 어떨까. 후보들의 인사스타일을 미리 알아봄으로써 집권 후의 인사스타일을 미리 점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후보들의 인사를 놓고 당내외에서 이런저런 말이 나오는 것은 당연지사. 일부 후보를 놓고 ‘편협한 스타일’이라고 평가하는가 하면, 또 다른 후보는 ‘완전 독점형’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각 후보들의 인사스타일을 공개한다.
이명박
타협 모르는 자기중심적 인사
이명박 후보는 CEO형 리더십 이미지다. 이 때문에 그는 타협의 이미지가 없다는 게 단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되레 인간미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얘기까지 들린다. 이를 의식한 탓인지 최근 행보도 현격히 변모했다.
이 후보는 젊은층과 스킨십 대선행보를 선보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청소년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손으로 브이자(V)를 그리며 보다 솔직하고 인간미 넘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고 있다. 특히, 당내에서는 반대파도 안고 가는 유연함을 보인다.
그러나 한 심리학자는 이 후보의 스타일에 대해 ‘자수성가형 인물’로 평가했다. 그 이유는 “타협할 줄 모르고 자기중심적으로 일처리를 하기 때문”이라는 것.
그의 인사스타일을 보면, 능력은 물론 경력 등을 충분히 고려해 발탁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당내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명박 후보는 한번 신임한 사람은 끝까지 신뢰하는 성격의 소유자다”라고 평했다.
이 후보의 장자방 역할을 하는 인물은 역시 이재오 최고위원과 정두언 의원을 꼽을 수 있다. 최근 여의도 정가에서는 이들 두 의원이 이 후보의 자금책 역할을 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돌고 있을 정도다.
이 최고위원은 이 후보의 당내 경선승리에 견인차 역할을 한 핵심축이다.
그는 ‘반대파’로부터 한동안 맹공격을 받기도 했지만 이 후보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가장 지근거리에 이 최고위원을 두고 있다. 임태희 비서실장, 박형준 대변인, 최시중 전한국갤럽회장 등도 대선의 사령탑이다.
정동영
실무보다는 ‘사람’에게 무게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의 인사 스타일은 ‘한 번 만나면 가능한 한 끝까지 믿음을 주는’ 유형에 가깝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기업인 출신답게 실무를 중시한다면, 정 후보는 상대적으로 ‘사람’에 무게를 둔다.
언론인 시절부터 알고 있던 많은 후배, 동료들이 지금도 주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것도 사람을 잘 챙기는 정 후보의 성격에 기인한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화려한 말솜씨와 외모를 자랑하는 정 후보는 무엇보다 ‘첫 만남’에 상당한 비중을 둔다고 한다.
겸손하고 강한 인상을 남겨줌으로써 오랫동안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 후보 캠프의 핵심 실세로는 박영선 이강래 민병두 박명광 의원을 들 수 있다. 신당의 대표적인 기획통들로 불리는 이 의원과 민 의원은 경선 중간 대형 이슈가 등장할 때마다 치밀한 전략을 내놨다. 이 의원은 정 후보와 동갑내기로 오래전부터 절친한 사이고 박, 민 의원은 언론인 출신으로 정 후보의 신임이 두텁다.
경희대 부총장을 지낸 박명광 의원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캠프 전반을 관리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때문에 ‘드러나지 않는 실세 좌장’이라고도 불린다.
이들 외에 실무 인사로는 현역 의원 시절 보좌관을 지낸 정기남 공보실장과 이재경 전략기획실장이 주축이다. 이들은 노무현 대통령의 안희정, 이광재와 비견될 정도로 영향력이 막강하다.
캠프 내 한 인사는 정 후보의 판단 스타일에 대해 “지시하기 보다는 듣는 것을 즐긴다”며 “기자 출신이라 그런지 자기 주장을 내세우기 보다는 다 청취하고 나서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문국현
사람의 가능성에 주목하는 스타일
범여권의 ‘신예스타’로 떠오르고 있는 문국현 후보. 그러나 막상 문 후보는 범여권의 범주에 속하기를 아직은 바라지 않는 눈치다.
문 후보는 성격이 내향형의 소유자다. 정서적이고, 휴머니즘적인 요소가 내재돼있다는 평이다. 그래서 그는 사람중심의 경영을 대선에서 실천하고자 한다. 직관력과 공감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도 들린다.
이 때문에 늘 사람의 가능성에 대해 주목하는 스타일이라고 한다. 문 후보 캠프의 한 관계자는 “타인을 만나면 깊이 대화하는 스타일로 상대방의 감정을 예리하게 포착하는 장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감각적이고, 경제논리로 정치를 풀어가는 경
향의 소유자다.
문 후보의 핵심측근은 공개지지를 선언한 이계안 의원. 그는 이 의원과는 ‘CEO 포럼’ 멤버로 같이 활동하고 있다. 앞으로 문 후보캠프에서 대선기구가 마련되면, 이 의원이 선봉자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범구 전의원 역시 문 후보 지지세력인 ‘창조한국’의 창당준비위원회 대표로 활동하는 인물. 그는 전면에 나서 문 후보를 지지하면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어 김영춘, 원혜영, 문병호, 제종길, 이상민, 최재천 의원 등도 11월 신당이 창당되면, 행동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권영길
문제 지적보다 화합에 무게
대선 3수에 나선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인재풀에 있어 당 내 최고 규모를 자랑한다.
조용하면서도 날카로운 그의 판단력에 많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이끌리게 된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당 대표도 맡았던 만큼 리더십에 있어서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한 인사는 “복잡한 당내 계파들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사람은 아마 권 후보밖에 없을 것”이라며 “사사건건 문제를 짚고 넘어가기보다는 웬만한 잘못은 이해하고 재량권은 최대한 살려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요즘에는 예전같지 않지만 권 후보와 술자리를 가지면 따뜻한 마음 씀씀이에 자연스럽게 끌려들어가게 된다”며 “아무리 어렵고 첨예한 주제도 부드럽게 풀어가는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권 후보 캠프에 당내 양대 계보인 자주파와 평등파 인사들이 섞여 있는 것도 권 후보의 인사 스타일에 기인한 바가 크다. 권 후보를 가까이서 보좌하는 인사로는 주대환 전 당정책위의장, 김창현 공동선대본부장과 박용진 대변인 등이 꼽힌다.
이인제
‘믿음’ 있으면 끝까지 간다
이인제 후보의 인사스타일은 한마디로 ‘믿음’이다. ‘믿음’이 있으면 끝까지 함께 한다는 게 그가 갖고 있는 인사 스타일의 장점이다.
하지만 주위 말에 쉽게 사람의 믿음을 거둬들이기도 한다는 게 이 후보의 단점. 이 후보와 함께 경선을 치른 경험이 있는 관계자는 “이 후보는 인사스타일 상 여러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는 게 사실”이라며 “한번 신뢰에 금이가면 두 번 다시 보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캠프에서 일 할 때 소신을 갖고 일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초반 여론조사에서 조순형 의원에게 밀렸던 이 후보는 당내 경선 과정에서 줄곧 우위를 보이며 정치적 재기에 성공했다. 하지만 2002년 민주당 경선 때와 같은 매머드급 지원은 받지 않았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정흥준 본부장과 이기훈 대변인 최영수 위원장이 핵심 측근으로 고군분투했고 기존 의원실 보좌진이 발로 뛰며 ‘기적’을 일궈냈다. 당내 상황 상 현역 의원들의 적극적인 협조도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었다.
관계자는 “우여곡절을 많이 겪어서인지 더 겸손해 졌으면서도 심기가 분명해 졌다”며 “실무진에게 믿음을 주는 스타일이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고 자평한다”고 말했다.
#대선주자 5인방의 ‘건강관리법’
2007년 대선을 앞둔 여야 대선주자들에게 건강관리는 중요한 일이다. 이 때문에 대선주자들은 저마다 독특한 건강비법으로 체력단련을 하고 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MB)는 ‘아침형인간’에 속한다. 새벽 5시면 어김없이 기상해 러닝머신으로 아침을 맞는다. 식단은 주로 채식위주로 하고, 각 지방을 돌며 강행군(?)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피곤한 기색을 엿볼 수 없는 이유는 30여년간 다져온 ‘테니스’ 때문이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스포츠맨’이다. 특히 축구에 일가견이 있다. 평소 배드민턴을 즐기기도 하고, 등산으로 쌓인 스트레스를 풀기도 한다. 때론 자전거를 즐긴다. 바쁜 일정에는 자택에서 러닝머신으로 체격을 보강한다고 한다. 음식은 김치찌개와 삼계탕 등 보양식을 즐겨 찾는다.
제3지대 문국현 예비후보는 요즘 쉴 틈이 없지만 그나마 시간이 나면 수영으로 건강을 유지한다고 한다. 틈틈이 인터넷 블로그나 싸이질(싸이월드 미니홈피 이용자들의 신조어)을 하면서 쌓인 피로를 푼다. 하루 식사량은 하루에 두 번 정도. 소식하는
편이다. 보통 때 수면시간은 8시간정도였지만 최근에는 4~5시간 정도밖에 못 잔다고 한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주로 반신욕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특히, 동료들과 갖는 술자리는 즐겁다고 말한다. 시간이 나면 산책을 하면서 여유를 갖기고 한다. 민주당 이인제 후보는 ‘골프마니아’다. 대선후보로 나서기 전까지는 종종 골프를 즐겼다. 하지만 요즘은 아침 조깅과 등산으로 체력을 단련하고 있다.
김승현ㆍ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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