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영부인 자리는 ‘선출직’이 아니다. 오직 남편의 당선 여부에 따라서만 주어지는 자리지만 외교나 공식 행사 등에서 요구되는 역량은 적지 않다.
‘청와대 내 야당이자 언론’이라는 말은 영부인이 대통령의 제1참모이자 동반자임을 잘 보여준다.
주요 정당의 내부 경선이 끝나면서 차기 퍼스트레이디가 누가 될 것인지를 놓고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금까지 역대 대통령 부인은 프란체스카 공독귀 육영수 홍기 이순자 김옥순 손명순 이희호 권양숙 여사까지 모두 9명이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부인 김윤옥 여사는 이화여대 사범대 출신이다. 60년대 말 오빠의 소개로 당시 현대건설 이사로 있던 이 후보를 만나 3개월만에 결혼식을 올렸다. 이 후보는 부친 산소 앞에서 김 후보에게 프로포즈를 했다.
김 여사는 교회 행사 등 사회 활동에 활발하게 참여하기는 하지만 그렇게 튀는 스타일은 아니라는 평가다. 이회창 전총재의 부인인 한인옥 여사와 친한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통합신당 정동영 후보의 부인인 민혜경 여사는 공식 행사에 대체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조용한 성격의 소유자다. 1981년 정 후보와 결혼한 후 시어머니와 시동생 3명과 함께 살려 뒷바라지해 ‘현모양처형’에 가깝다는 평가다. 숙명여대를 나온 민 여사는 정 후보가 성당을 다니게 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의 부인인 강지원 여사는 권 후보보다 더 당 활동에 적극적인 것으로 유명하다. 당 공식 행사와 집회 등에서도 그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동방생명(현 삼성생명)의 창업주인 고강의수씨의 외동딸이기도 한 강 여사는 이화여대 교육학과를 나왔다.
최근 권 후보는 전국여성대회에 참석해 “여성과 아동, 복지와 문화 등 사회 전반 문제에 대한 철학과 식견이 있는지를 확인하자”며 ‘대통형 후보 부인 토론회’를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의 부인인 박수애 여사는 최근 남편과 동행해 팬클럽 행사에 나서곤 하지만 원래는 나서기를 꺼려하는 조용한 성격의 소유자로 불린다. 이화여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뒤 교사 생활을 하다 문 후보를 만났다.
민주당 이인제 후보의 부인 김인숙 여사는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알려져 있다. 열성적인 지지 활동으로 한 때 ‘한국의 힐러리’로 불릴 정도였다. 이 후보와 김 여사, 두 사람은 중학교 시절 논산에서 만나 평생의 반려자가 됐다. 공주 교대를 나온 김 여사는 초등학교 생활을 했다. 정치학계의 한 인사는 “결혼 잘해서 대통령 부인이 됐더라도 그것도 부인 개인의 판
단 때문”이라며 “선택받은 자리인 만큼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현 rogos0119@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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