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 대선후보 연대 추진 내막

범여권의 대선구도는 어떻게 전개될까. 정동영 후보는 ‘선(先) 당세력규합 후(後) 후보단일화’ 추진을 선택했다. 정 후보에겐 당내세력규합이 가장 시급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당장 정 후보가 제3지대 문국현 후보와 단일화추진을 논한다면, 당을 탈당해 문 후보 캠프로 합류할 당내의원들을 차단할 길이 없어진다. 정 후보 입장에선 당 세력을 결집시키는 일이 최우선 과제다. 이런 시점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오는 11월 중순을 전후로 범여권 후보단일화가 전격 추진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이수성 전총리가 1단계로 민주당 이인제 후보와 연대추진을 성사시킨 뒤, 2단계로 제3지대에서 세력기반을 다진 문국현 후보와 단일화를 추진하는 ‘3각 트라이앵글’을 가동할 것이라는 전략이다.


“오는 11월중순을 전후해 범여권의 후보단일화는 추진될 것이다.”

범여권의 후보단일화 추진 시기를 둘러싸고, 정치권에선 시기까지 정확히 나왔다. 이것은 범여권의 모 의원이 한 발언이다.

범여권은 대선후보들이 “흩어지면 죽고 뭉치면 산다”는 정치생리를 너무나 잘 인지하고 있는 처지다. 더구나 대통합민주신당 내에서 조차 정동영 후보가 대선후보감으로 못마땅하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정 후보가 지난 15일 당 후보경선에서 당선되고도 곧바로 후보단일화를 거론하지 못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정 후보는 ‘선(先) 당세력결집 후(後) 후보단일화’전략을 세우겠다는 것이다.

당장 정 후보가 문국현 예비후보와 후보단일화를 추진하겠다고 공언한다면, 통합신당의 일부 의원들은 당을 탈당, 문 후보 캠프로 대이동을 시작할 터. 이같은 대선 기류를 우려하는 쪽이 바로 정 후보다. 그러니 섣불리 정 후보는 후보단일화 추진을 언급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손학규 지지세력의 동향

“10월 말경이나 11월 초 대통합민주신당을 탈당할 의원들이 잇따라 나올 것이다.”

이같은 시각은 11월 초 이수성 전총리의 ‘영남신당’과 ‘문국현 신당’이 잇따라 출몰하기 때문에 나온 것이다.

특히 이수성 전총리는 지난 2월 중국에서 “민주신당 손학규 후보를 측면 지원하겠다”는 발언을 했다고 한다. 당시 중국에 함께 동석해 이같은 말을 들었다는 손모씨는 이와관련, “손 후보의 지지율이 기대이하로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자 이 전총리가 신당창당을 추진했다”고 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정치권에서는 손 후보를 측면 지원했던 지원군단이 이 전총리 캠프로 이동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를 뒷받침하듯 이 전총리 측에서는 그동안 통합신당 후보경선 때부터 손 후보와 물밑 접촉을 시도했다는 후문이다.

“범여권 후보단일화에 적극적”이라는 말이 나도는 이 전총리의 캠프사무실은 서울 종로구 공평동에 마련됐다. 규모는 500여평으로 상당히 큰 평수다. 캠프의 핵심 멤버로는 ‘투허’로 통하는 ‘허술’과 ‘허곤’이다. 특히 ‘허곤’은 미국에서 활동한 인물로, 세력규합을 위한 바람잡이 역할을 주로 담당하고 있다. 캠프 내 최승호 공보실장은 평화방송 보도국장을 역임했던 인물로 주로 미
디어 전반을 맡아 일하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최근 이수성 전총리 캠프에서 흘러나온 말에 따르면, 한나라당 박근혜 전대표 지지세력과 김대중 전대통령의 동교동 인사가 합류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동-서부벨트’ 연대 추진

이런 와중에 제3지대에서는 영남권 신당을 창당하는 이수성 전총리가 민주당 이인제 후보와의 연대 추진을 전개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정치권의 한 소식통은 “이 전총리가 창당하는 신당은 ‘영남권’신당이다”며 “대선 승리를 위해 호남권을 끌어안은 그야말로 동-서부벨트 연대를 노리고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 이 후보 측과 향후 대선 물밑 접촉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후보 역시 최근 “민주당 중심의 후보단일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도 “범여권의 1단계 후보단일화 추진은 ‘이수성-이인제’ 후보의 연대로 그 시기는 오는 11월 중순경이 될 확률이 높다”라고 했다.

연대가 성사된 이후 2단계로 문국현 후보와의 단일화 추진이 전격 이뤄질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른바, ‘이수성-문국현-이인제’후보의 3각 트라이앵글 구도가 성사될 것이라는 얘기다.

김현  rogos0119@daily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