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적인 운동 ‘치매’ 막는다
규칙적인 운동 ‘치매’ 막는다
  • 정혜영 기자
  • 입력 2009-01-29 09:39
  • 승인 2009.01.29 09:39
  • 호수 770
  • 4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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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행성 치매의 원인과 예방
치매란 정상적이던 사람이 뇌의 여러 가지 질환으로 인하여 지적 능력이 없어지는 상태를 말하며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노망’이라고 불려왔다. 과거에는 단순히 치매가 오래 살았을 때 나타나는 노화현상의 하나라고 생각했으나 이것은 분명히 비정상적인 질병상태이며 인간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환자도 꾸준히 증가해 이 질환의 의학적, 사회적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치매의 원인은 퇴행성 질환, 뇌혈관 질환(뇌졸중, 중풍), 수두증, 감염성 질환, 대사성 질환, 내분비 질환, 중독성 질환, 뇌종양, 우울증 등 다양하다. 이중에서 특히 퇴행성 질환과 뇌혈관 질환으로 인한 치매가 가장 많다.

퇴행성 치매란 뇌세포들이 서서히 죽어가기 때문에 치매증상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가장 흔한 것이 알츠하이머병 이다. 뇌세포가 죽어가는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으며 나이가 많을수록 발병률이 높다.

뇌혈관 질환으로 인한 치매를 혈관성 치매라고 부르며, 이것은 주로 뇌경색이 반복되고 이로 인하여 뇌세포의 파괴가 누적되어 발생하는 치매를 말한다.

치매의 증상은 흔한 일상의 일들을 쉽게 잊어버리는 기억력장애, 적절한 언어 표현을 못하는 언어장애, 자주 다니는 길이나 장소를 잃어버리는 공간지각능력(시공간능력)장애, 계산능력이나 판단력장애, 성격 또는 감정변화 등 뇌의 다양한 기능이 전반적으로 손상되어 나타난다.

치매의 진단은 위에서 설명한 다양한 뇌기능들의 이상 유무를 판정하기 위한 신경심리검사가 필수적이며, 그 외에 뇌 컴퓨터촬영검사(CT, MRI, PET 등)와 혈액검사가 필요하다.

치매의 진행단계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눈다. 1단계는 경미한 기억력 감퇴가 있어 주변사람들은 알아차리기 어렵다. 2단계는 기억력 감퇴가 빈번하여 주변에서 쉽게 알아차린다. 3단계는 기억력 감퇴가 심해져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집을 찾지도 못하는 등 일상생활을 스스로 처리하기 힘들다. 치매는 아주 서서히 시작하고 진행하는 탓에 초기에는 쉽게 발견하기 어려운데 최근 기억력이 나빠지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어제까지도 맑은 정신을 가지고 있던 노인이 무엇을 자꾸 잊어버리고 엉뚱한 말을 한다든지 평소에 잘 다니던 길을 혼동하는 등의 현상이 나타나면 치매를 의심해봐야 한다.

치매는 노인성 건망증과 혼동하기 쉽다. 일상생활을 하다보면 사소한 일들을 깜빡 잊어버리는 경우가 흔히 있다. 나이가 들면 그런 현상이 빈번히 발생하는데 이것은 양성노인성 건망증이다. 치매와는 다른 정상적인 노화과정인 것이다.

건망증은 어떤 일의 세세한 부분만 잊어버리게 되고 귀띔을 해주면 금방 기억을 다시 한다. 반면에 치매는 사건 전체를 잊어버리고 귀띔을 해줘도 기억을 하지 못한다. 즉, 이번 달 전화요금을 냈는지 안 냈는지를 잊어버렸다면 건망증이지만 한 달에 한 번씩 전화요금을 낸다는 것 자체를 잊어버린다면 이것은 치매라고 볼 수 있다.

퇴행성 치매에 대한 완전한 치료방법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지만 현재 증상을 호전시키거나 병의 진행속도를 늦추는 여러 가지 약물이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다.

혈관성 치매인 경우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흡연, 비만, 심장병 등의 위험인자에 대한 치료와 더불어 항혈소판 제재 등을 처방하여 뇌졸중을 치료, 예방한다면 치매증상의 악화를 예방할 수가 있고 더 나아가 호전도 기대할 수가 있다.

또한 수두증, 감염성 질환, 대사성 질환, 내분비 질환, 중독성 질환, 뇌종양, 우울증 등에 의한 치매는 정확히 진단하여 적절히 치료하면 진행을 예방하거나 완치시킬 수가 있다. 즉, 치매는 일부를 제외하면 치료가 가능하거나 진행의 예방이 가능하므로 초기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치매를 예방하기 위한 생활습관으로는 △고혈압을 잘 조절한다. △당뇨병이 있을 경우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을 적당하게 하면서 혈당을 적절히 조절한다. △심장병이 있으면 잘 치료해야 한다. 심장병 때문에 생긴 혈전이 혈관을 따라 이동해 뇌혈관을 막아서 혈관성 치매를 일으킬 위험이 높다. △비만증이 있으면 치료하도록 한다. △평소에 적절한 운동을 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규칙적인 운동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게 하고, 혈당을 조절해 주며, 심장을 튼튼히 해준다. 또 산책을 하면서 적당히 햇빛을 받으면 밤에 잠도 잘 오기 때문에 정신건강에도 매우 좋다. △과음은 삼가고 금연하도록 한다. △가능한한 머리를 계속 사용하는 것이 좋다. △수분을 충분히 취하고 영양분 있는 음식을 많이 섭취한다. 고기가 건강에 안 좋을 수 있다고 해서 너무 고기를 안 먹는 것은 좋은 식사 방법이 아니다. 특히 노인들은 지방질이 없는 살코기를 적당히 먹는 것이 좋다.


#알츠하이머형 치매
기억의 저장 전달물질 붕괴가 원인

알츠하이머형 치매는 뇌 세포가 파괴되어서 생기는 치매의 일종이다. 이들 뇌세포가 파괴되면, 뇌 안에서 정보를 전달하는 신경전달물질, 특히 기억의 저장과 관련된 물질이 붕괴된다. 이 병은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가장 흔한 형태의 치매로, 전체 치매환자의 50∼60%를 차지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1100만명 정도의 사람들이 알츠하이머형 치매를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숫자는 2025년쯤이면 거의 두 배가 될 것으로 의학계는 내다보고 있다.

알츠하이머형 치매의 마지막 단계가 되면, 스스로 활동을 하지 못해 타인에게 전적으로 의지하게 된다. 이 시기가 되면 환자는 더 이상 자신을 돌볼 수 없으며, 친척, 친구 및 친숙한 물건들을 알아볼 수 없게 된다. 1998년 ‘미국 알츠하이머형 치매 협회’에서는 이 질환에 연간 약 40조원의 비용이 든다고 밝혔다. 그 중 31조원은 환자를 돌봐야하는 간병인 등에게 들어가는 비용이며 9조원은 치매사업에 사용되고 있다.현재 알츠하이머형 치매의 치료법은 없다. 지난 5년간 치매환자, 특히 알츠하이머형 치매 환자들을 위한 약물이 개발 중에 있고 사용되기도 하였는데, 이 약물들은 환자들의 증상을 줄여주는 효과에만 그치고 있다. <혜>


##노인성 질환 예방과 치료법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국내 노인성 질환자가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노인성 질환이란 치매·파킨슨병·뇌혈관질환·기타 퇴행성 질환 등을 통칭해 일컫는 말.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들과 치료·예방법을 소개한다.


▷치매

암과 심·뇌혈관 질환에 이어 우리나라 4대 사망 원인 중의 하나로 꼽힐 만큼 고령화 사회에 많이 나타나는 질환. 국내 노인성 치매 질환자는 2002년 4만8000명선에서 2007년 13만5000명선으로 2.83배나 증가했다.

치매는 어느 한 가지 원인으로 발병하지 않는다. 뇌기능의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모든 질환이 치매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주로 ‘알츠하이머병’이라고 하는 원인 미상의 신경 퇴행성 질환이 약 50∼60%를 차지하며 다음으로 뇌의 혈액 순환 장애에 의한 혈관성 치매가 20∼30%, 나머지 10∼30%가 기타 원인에 의한 치매다.

치매의 대표 증상은 기억력 상실. 자동차 열쇠를 어디에 두었는지 잊어버리면 건망증이지만, 이를 포함해 열쇠를 찾아도 시동을 거는 법까지 생각나지 않으면 치매라고 볼 수 있다. 치매 치료와 예방은 운동요법이 최고로 꼽힌다. 운동은 엔돌핀 증가를 가져와 기분을 좋게 하고 뇌혈류를 증가시키고 뇌세포의 대사를 촉진시키며 뇌신경전달물질의 작용이 잘 이루어지도록 돕기 때문이다. 성인병에 속하는 고혈압, 당뇨병을 치료하는 것도 치매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양권에서는 혈관성 치매가 알츠하이머병 못지 않게 중요한 치매의 원인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퇴행성 척추질환

나이가 들면 뼈나 근육이 굵어지면서 신경을 눌러 여러 가지 노인성 퇴행 척추 질환이 나타난다. 대표적 퇴행 척추 질환은 척추관협착증과 퇴행성 디스크, 척추압박골절 등. 척추관협착증은 척추 주변의 뼈와 인대가 점차 두꺼워지면서 신경이 지나가는 척추관이 좁아지는 증상이다. 누워 있거나 쉬면 통증이 없다가도 일어나 걷다 보면 엉덩이와 다리가 당기고 저리는 통증이 나타난다. 하지만 비교적 차료가 쉬운 편. 수술용 미세현미경을 보면서 척추뼈 안쪽의 신경다발을 압박하는 굵은 뼈나 인대를 긁어낸다.

퇴행성 디스크는 노화로 인해 뼈와 디스크에 이상을 초래하는 병으로 척추관협착증과 함께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노화로 인해 디스크의 수핵이 퇴화되면서 척추를 납작하게 만들어 통증을 유발하거나 척추뼈 표면에 뼈 조직이 비정상적으로 자라 얇아진 디스크와 함께 신경을 자극하면서 통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척추관협착증이 푹신한 침대나 쇼파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것과 달리 퇴행성 디스크는 딱딱한 침대나 방바닥이 편안하게 느껴진다. 이 같은 퇴행성 디스크 또한 미세현미경 수술로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다.

압박골절은 골다공증 때문에 골밀도가 떨어진 상태에서 척추뼈가 납작하게 찌그러진 경우다. 척추압박골절 환자의 3분의 1만이 통증이 나타나 다른 원인으로 병원을 방문했다가 정밀 검사 후 척추압박골절 진단을 받는 사례가 적지 않다. 척추에 풍선이 달린 주사바늘을 삽입한 뒤 풍선을 부풀려 척추뼈 내에 공간을 확보하고 주저 앉은 척추체를 원래 모양대로 회복시킨다.


###커피,‘치매에 독인가, 약인가’ 논란

치매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커피에 대한 의학계 논란이 제기됐다.

핀란드 쿠로피오(Kuopio) 대 미아 키비펠토(Kivipelto) 교수팀은 적당한 양의 커피를 마시는 중년은 이후 알츠하이머(노인성 치매) 발병 위험이 현저히 줄어든다고 발표했다. 이와 반대로 영국 연구팀은 커피를 5잔 이상 과량 마시는 것은 치매 위험을 낮추는 데 유의미한 영향이 없고 환각증세를 일으킨다고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 때문에 커피가 노인성 치매에 독인가, 약인가하는 논란이 재현되고 있다.

우선 핀란드 쿠로피오대는 20년간 피란드인 1409명을 대상으로 커피 섭취량을 조사한 후 이들이 65~79세가 됐을 때 치매 발병 여부 및 기억력 테스트를 통해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결과 ‘하루 3~5잔 사이 커피를 마시는 중년들은 노년에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이 현저히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들은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이 평균 60~65% 낮아진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커피의 항산화물질이 알츠하이머처럼 노화와 함께 진행되는 병의 진행을 늦추는 것으로 보고 있다.

키비펠토 교수는 “커피가 기억력을 향상시킨다는 연구결과가 한두 차례 나온 바 있다”면서 “이번 결과는 커피의 알츠하이머 예방 효과를 검증한 첫 번째 장기연구 사례”라며 “커피가 신경계 노화와 당뇨 위험을 낮춰 결국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반대로 영국의 연구팀은 지나친 커피 섭취가 환각현상을 일으킨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키비펠토 교수는 “커피가 알츠하이머 위험을 낮추는 것은 확실하지만 커피의 다른 효과들을 생각할 때 지나친 것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도움말 : 서울백병원, 대한신경정신과 전공의 협의회

정혜영 기자 jhy@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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