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병들면 좀처럼 고치기 어려운 간경변
한번 병들면 좀처럼 고치기 어려운 간경변
  • 정혜영 기자
  • 입력 2008-09-26 16:36
  • 승인 2008.09.26 16:36
  • 호수 752
  • 4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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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남성 40~50대 가장 많이 발병 사망원인 ‘으뜸’
간염 · 간경변 · 간암

간경변증은 간이 고무타이어처럼 단단하게 굳어지는 병이다. 한마디로 지속적인 간세포 파괴와 이에 따른 섬유화 현상 및 재생결절(작은 덩어리가 만들어지는 현상)로 간이 굳어지고 모양이 일그러지는 병으로 한국의 40-50대 남성에게서 드물지 않게 발생한다. 이것은 오랫동안 염증으로 시달려 온 간세포가 병과 싸우는 사이 무수히 죽고 오그라들고 다시 재건되어 매듭이 지어지고 실뭉치를 포개어 놓은 것 같은 섬유화의 과정을 겪는 등 , 수없이 많은 변화가 겹쳐 울퉁불퉁 쭈그러지는 현상이다.

간경변증은 흔히 만성간염이 낫지 않을 경우 오래되면 발생하는 병으로 알고 있다.

간염의 경우는 간의 염증이 소멸되면 원래의 상태로 돌아갈 수 있으나 간경변증은 일단 섬유화(흠 혹은 흉터의 생성)가 생기기 때문에 원래대로의 정상 간으로 돌아갈 수가 없다.

또, 많은 합병증을 가져오거나 일부 에서는 간염으로 발전하여 사망하게 되므로 무엇보다도 간염에 걸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지방간이나 간염은 정상 간으로 회복될 수 있지만, 간경변증이 되면 간이 굳어 버리므로 정상복원 될 수 없다.

그러나 많은 환자들은 간경변이 한참 진행될 때까지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 간은 15∼20%만 있어도 최소한 생존에 필요한 대사작용을 해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 같은 간의 특성 때문에 오히려 진단이 늦어지고 일단 진단이 내려져도 환자들이 간 관리를 소홀히 하고 있다.

간 구조가 뒤틀려 간에서 혈액순환이 어렵게 된다. 대표적 증상은 식욕부진, 메스꺼움, 구토, 체중감소, 황달, 복수 등이다. 40대 이후 많이 발생하며 원인은 B-C형 만성간염, 술에 따른 알콜성 간염 등이 있다.

간암으로 발전할 위험이 매우 높다. 치료는 적절한 영양공급과 휴식이 기본이며 합병증 치료를 병행한다. 휴식은 장기간 침상에서 안정한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간기능 상태에 따라 적절한 일을 하고 쉬는 것이 낫다.


만성간염과 간경변증 구별

만성간염이 간경변증으로 되는 기간은 빠르면 3개월 에서 6개월이 걸리는 경우도 드물게 있으나 대부분의 경우에는 이보다 훨씬 길어서 여러 해가 걸린다.

그러나 어느 때에 만성간염이 간경변이 되는지는 정확히 알 수가 없고 앓다보니 자신도 모르게 간경변증이 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는 일이 많다.

보통 만성간염이 간경변증으로 될 때는 하루아침에 갑자기 되는 것이 아니라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기 때문에 구분에 상당히 애를 먹는다. 혈액검사나 간 기능 검사로도 그 구분은 쉽지 않고 확실한 진단은 복강경검사나 조직재생검사를 해야 가능하다.


간경변의 종류

알콜성 간경변증- 알콜이 주된 원인으로 알려져 있는데 술을 많이 마시면 간에 지방이 쌓이고 이 상태가 10년, 20년 계속되는 사이 간경변으로 되어 간다.

괴사후성 간경변증- 한국사람에게 가장 많은 간경변증으로 간세포가 간염의 결과로 무더기로 파괴되어 떨어져 나가거나 재생된 간세포가 미처 병집이 생기지 않은 간세포에 불규칙하게 매듭이 생긴다. 마치 간 전체가 자갈밭처럼 울퉁불퉁하고 무질서하게 망그러지는 병이다. 원인의 대부분이 B형 바이러스 간염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담즙성 간경변증- 담즙이 간에 쌓이거나 호르몬계통의 이상, 바이러스 간염의 만성화, 유독성 물질의 중독, 담관수술 후 담도 협착이나 담석으로 인한 담도 폐쇄 등이 원인이고 중년기의 여성에게 많다.


간경변증 증상

초기증상- 초기의 증상은 만성간염과 비슷합니다. 쉽게 피곤하다든지 구역질, 식욕부진, 또는 헛배가 부르고 소화불량, 심하지 않은 체중감소로 시작한다.
오줌이 진해지고 황달이 나타나며, 잇몸이나 코에서 출혈이 쉽게 나고 성욕이 감퇴되거나 여성인 경우에는 월경이 없어지기도 한다. 얼굴이 흑갈색으로 변한다든지 모세혈관이 뺨에 주로 확장되어 보이기도 하고 목이나 가슴에는 거미줄 모양의 혈관종이 생기고 가슴의 털이 빠지거나 남자의 유방이 여자처럼 부풀어 오르기도 하며, 고환이 수축되기도 한다.

말기증상- 간경변증의 말기증상은 간세포기능장애와 합병증이다. 간세포기능장애는 위에 언급한 증상이 지속되거나 더욱 심해진 후에 발생되는 것이 보통이나 이러한 증상 없이 비교적 건강히 지내다가 합병증이 생겨서야 비로소 간에 이상이 있음을 발견하게 되는 수도 많다.
합병증은 간의 구조가 파괴되어 흠이 잡힌 결과로 혈관이 눌려서 정상적인 혈액순환이 안 되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다. 그 결과로 비장이 커지게 되어 왼쪽 늑골 밑에 만져지기도 하며, 복수가 차서 배가 부르기도 한다.
다리에 부종도 함께 오는 수가 있으며 혈관이 막혀 피가 샛길로 흐르다가 샛길의 압력이 높아지면서 혈관이 터져 출혈을 일으키기도 한다. 가장 위험한 곳이 식도의 점액으로 때때로 피를 토하거나 새까만 피똥을 누기도 한다.
장에서 흡수된 질소물질(단백질)이 간에서 처치되지 못하거나 간을 통과하지 않고 샛길로 빠져 전신에 들어가 간성혼수를 일으키기도 한다. 따라서 간경변증이 말기증상은 복수나 식도정맥류출혈 및 간성뇌증상과 같은 합병증이라 할 수 있다.


간경변 한방치료

현대의학으로도 완치가 어려운 바이러스성 만성간염과 간경변증이나 간경화증 으로 전이까지 된 환자 치료에 한방약물 요법이 뛰어난 효과가 있다.

환자들에게 생간탕, 생간건비탕, 지유생간탕 등을 기본 방으로 환자의 상태에 따라 약물을 적절히 조절해 투여한다. 특히 주치료 약물은 이담작용과 간 보호 작용이 뛰어나 1천여년 전부터 간질환 치료제로 사용되어온 인진이다.

한약은 바이러스를 직접 공격하는 대신 간 기능을 개선하고 바이러스에 대한 대항력을 키워주는 방식으로 치료한다. 그러나 원래 처방에는 경우에 따라 간에 해로운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 환자의 상태에 따라 약물의 가감이 반드시 필요하다.

한약 치료는 적절한 휴식과 단백질과 야채 위주의 식사, 금주 등 적절한 섭생이 뒤따르지 않으면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그리고 한방에서는 치료원칙중의 하나인 부정거사, 즉 정기를 고양시키고 사기를 억제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또 기혈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침, 바다 소나무 에 한약재 여덟 가지를 혼합한 [해송고] 등을 간경변 치료에 활용하고 있다. 이처럼 약물과 침, 뜸 등을 사용한 한방치료는 난치병이라는 간경변에 훨씬 높은 효과를 발휘한다.

한방치료로는 간염을 혈과 수의 이상으로 보아 흉협고만(가슴과 배의 중간지점을 누를때 느끼는 심한 통증) 어혈 수독을 없애는 것을 치료의 근간으로 본다.

흉협고만에는 소시호탕 대시호탕 시호계지탕 억간탕 사역탕, 어혈에는 계지 복령환, 도인승기탕, 수독에는 오령산, 가감위령탕, 인진오령산 등이 처방되는데 이를 잘 조합해 쓰면 간 기능회복에 효과가 큰 것으로 인정되고 있다.

만성간염이나 간경화초기에는 현미밥, 신김치, 두부, 생선, 신선한 야채, 과일, 녹차 등이 좋다. 이와 함께 아침공복 때 생수 2컵이나 식사후 식초를 소주잔으로 3분의 1컵 정도 마시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반면 흰 설탕, 흰 밀가루, 흰 소금, 자극성 음식 및 향신료, 생선회, 생굴 등 육어류 생식, 개소주, 뱀탕, 튀긴 식품, 오래된 식용유, 말린 생선, 절인생선, 냉동생선, 훈제품, 햄, 소시지, 태운 고기나 태운 생선, 인스턴트 식품, 청량음료류, 화학조미료, 커피 등은 피해야 할 음식들이다.

특히 만성간염에는 조선콩(노란콩) 100ml을 삶아서 믹서기에 갈아 우유 100ml를 첨가하여 공복이나 식간에 1일1회 복용하면 뛰어난 효능을 발휘한다. 복용 후 변이 묽어지면 우유의 양을 조절하면 된다. 이 방법은 지방간 치료에도 탁월하다. 단 간경화나 간암일 경우는 한의사와 상의하여 복용 하여야 한다.

한편 만성간염이면서 변비를 동반하고 있다면 천연 왕소금요법을 권할만하다. 아침에 일어나서 한 잔의 물에 작은 스푼으로 소금을 섞어 마시면 변이 부드러워 지고 변통도 좋아진다.



정혜영 기자 jhy@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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