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도 모르는 섹스 클리닉
복(伏)날 보신탕 한 그릇 비우고 나면 그날 밤은 그냥 잠들기가 힘들다고 한다. 몸을 전반적으로 보할 뿐만 아니라 정력 증진에도 한몫을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독 정력제 등에 집착하는 경우가 많다. 동남아 또는 중국으로 뱀 물개 등과 같은 음식을 먹기 위해 ‘보신 관광’을 갔다 국제적으로 문제가 된 적도 있다.
그렇다면 정력제라고 알려진 음식들은 의학적으로 어떤 효험이 있을까.
정력제라고 하는 음식들의 공통점은 고단백 식품이다. 남성이 고환에서 정자를 생산하고 남성호르몬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량의 단백질이 필요하기 때
문에 고단백 식품들이 정력제로 선호될 만도 하다. 하지만 이는 예전에 입에 풀칠하기도 힘들었던 시절 이야기이다.
지금은 오히려 영양이 너무 넘쳐 문제인 시절이 됐기에 뱀 등을 정력제라고 보기 힘들다. 최근까지 동물 등 의학적 실험에서 효능이 입증된 음식은 인삼과 복분자 정도이다.
인삼은 발기부전의 중요한 위험인자인 당뇨, 고혈압, 고콜레스테롤증 개선에 효과가 있으며 말초신경 순환 개선으로 성기능 장애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인삼의 주성분인 사포닌 등이 발기조직인 음경해면체 이완 작용과 발기력을 증가시킨다는 보고가 많다.
복분자는 와인보다 더 많은 폴리페놀 함량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 폴리페놀은 혈관 이완의 효과가 있다. 국내 연구에 따르면 쥐에 복분자 과즙을 투여한 뒤 남성호르몬이 실험 이전에 비해 무려 16배나 증가하였다고 한다.
술, 담배를 좋아하는 반면 운동은 전혀 하지 않는 남성들이 무분별하게 고단백·고영양 식품을 섭취하면 오히려 비만과 영양 불균형으로 성인병 위험만 커지게 된다. 오늘날 진정한 정력제는 균형 잡힌 식사와 음주 습관의 절제, 운동 그리고 금연이 아닐까.
부산의료원 비뇨기과 과장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