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철에는 피부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뜨거운 자외선, 기름진 보양식, 땀 등이 피부를 괴롭힌다. 각종 외부적 요인으로부터 피부가 혹사당하게 되면 울긋불긋한 여드름이 기승을 부린다. 여드름은 그 원인을 정확히 알고 치료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렇지 않고 무조건 짜내기만 하면 평생 지울 수 없는 흉터로 남거나 상처가 곪아 더 큰 고통을 받을 수 있다. 여드름의 발생은 모피지선의 염증성 질환에 기인하며, 사춘기와 젊은 연령층의 얼굴피부 모낭에 염증을 일으키는 매우 흔한 피부 질환이다. 사춘기가 되면 남녀 모두 남성호르몬 분비가 왕성해져서 모낭 옆에 붙어있는 피지선을 자극하게 되고 그 결과 피지선이 커져 많은 피지가 분비된다. 이와 동시에 털구멍 즉 모공 입구의 각질층이 두꺼워지고 접착력이 높아져 모공이 좁아지거나 막히게 된다. 그 결과 모낭 내에 피지가 쌓이고 모낭 내에 살고 있던 세균이 번식하여 염증으로 발전하는데 이것이 여드름이다.
근본적으로 피지선을 자극하는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과 모피지선(毛皮脂腺)에서 번식하여 피지를 분해, 유리지방산을 생성하고 프로티오박테리움 아그네스라는 세균이 작용하여 생기는 두 가지 요인이 있다.
치료가 힘든 여성 여드름
수험생의 경우처럼 계속되는 긴장과 수면 부족 등의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더욱 심해지게 된다. 얼굴 마사지를 받거나, 머리카락이 이마나 뺨에 닿아도 증상이 나빠진다.
2차 감염에 의한 공포뿐만 아니라 심한 경우에는 치유된 후에도 흉터가 남게 된다. 주로 사춘기에 발생하여 20대 중반에 쇠퇴하지만 20대 혹은 30대에도 발생한다.
주로 얼굴에 생기나 때로는 가슴, 등에도 발생하고 얼굴의 여드름이 사라진 후에도 상당 기간 몸에 남아 있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남자에게 자주 보게 된다. 여드름의 정확한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다. 일반적으로 남성 호르몬의 작용, 유전적 소질, 모낭에 세균의 증식, 피로와 스트레스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한다.
여성 여드름환자의 반 이상은 월경 전에 여드름 악화를 경험하는데 이는 호르몬 변화에 따른 피지분비 변화에 의한 것으로 설명된다. 가벼운 여드름은 치료하지 않아도 저절로 사라지나 정도가 심한 경우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면서 색소침착을 남기기도 한다. 더욱 심한 경우에는 영구적인 흉터가 남을
수 있으므로 적절히 치료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사춘기를 훨씬 지난 30~40대에 발생하는 것은 스트레스로 인한 경우가 많다. 이는 스트레스가 남성 호르몬의 분비를 자극하여 여드름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바르는 화장품이나 스테로이드성 약품의 남용 등도 여드름을 나게 한다. 즉, 무슨 연고나 영양크림을 상당기간 발랐거나 스트
로이드 계통의 약을 장기간 복용하면 여드름의 원인이 된다.
예방은 비누로 하루 두 번 정도 세안하는 것이 좋으며, 지나치게 자주 세안을 하면 오히려 비누의 자극으로 여드름이 악화될 수 있다. 생리불순, 위장장애, 변비, 편도선염 등 국소감염증이 있으면 가급적 화장을 삼가는 것이 좋고, 덥고 습한 환경이나 강한 자외선도 좋지 않다.
여드름은 한방요법을 통해 의외로 놀랄만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여드름의 한방치료
한의학에서는 여드름을 면포 또는 면분자 등으로 부른다. 피지선과 모낭의 만성 염증성질환으로 피지선에서 생성하는 지방이 땀이나 먼지 등과 함께 모공을 막아 여드름이 되는 것이다.
여드름의 원인으로는 첫째, 소화장애, 변비 또는 불규칙한 식생활 및 정신적인 압박감 등이 얼굴을 감싸고 있는 위·대장 경락에 열을 쌓이게 하기 때문이다.
원인제거 못해 재발 반복
둘째로는 신체의 성장과 함께 2차 성징이 나타나면서 올 수 있는 내분비기능의 불균형을 들 수 있다. 특히 테스토스테론이라는 호르몬은 피지선의 기능을 항진시켜 피부에 지방의 분비를 증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셋째로는 증가된 피부지방에 세균이 너무 많이 증식한 경우인데 적당한 양의 세균 은 피부를 항상 산성으로 유지시키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지나친 증식은 오히려 피부를 자극해 여드름이 생기게 한다.
이에 대한 한방 치료로는 청열해독(淸熱解毒)을 기본원칙으로 하여 내장에 쌓인 열을 풀어주고 피를 맑게 해준다. 환자의 체질, 즉 비만 환자, 마른 환자, 열이 많은 환자 등 개인적인 차이에 따라 적절한 약물을 배합하여 피부의 노폐물을 제거하고 염증을 없애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얼굴에 직접 연고를 바르는 것 보다 몸안에서의 불균형원인을 바로 잡는 것이다.
서양의학에서는 항히스타민제나 진정제를 투여하고, 심한 경우엔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하여 치료한다. 이 방법으로 경증인 경우 잘 낫기도 하지만, 중증이거나 장기화 된 경우엔 증상의 완화에 그치는 수가 많고, 원인을 제거하지 못하기 때문에 재발이 반복되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전통 한의학에서는 폐와 대장이 포함된 호흡기계에서 피부를 관장한다고 보는데, 이 호흡기계의 기능이상이나 요즘말로 자율신경의 기능실조로 인해 피부의 면역성이 약화되어 질환이 발병한다고 파악한다.
한의학이론에 따른 진찰에 의해 피부를 관장하는 장부(臟腑)의 기능이 병적으로 항진되어 발병하는 실증(實症)과 기능이 저하되어 나타나는 허증(虛症)으로 크게 대별한다.
또 사상체질에 따라 실증과 허증을 진단, 장부 기능의 편차(偏差)를 해소하는 것이 한방치료의 핵심이다.
발진이 되고 가려움이 심한 실증은 주로 몸에 열이 많은 소양인이나 열태음인에게 많이 나타나는 반면, 찬기운에 노출되면 발병하는 허증은 전반적으
로 몸의 기능이 저하되기 쉬운 소음인이나 한태음인에게서 쉽게 볼 수 있다.
실증과 허증을 구분하고 체질을 감별한 다음 적절한 한약을 투여하는데 3주 정도면 호전이 되고 평균 6주 정도면 치료를 거의 끝낼 수 있다.
실증에는 주로 내부의 열을 발산시키는 방법을 사용하므로 한약을 복용하는 초기 에는 평소보다 더 심한 소양증(搔痒症)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는 체내
의 열독소를 완전히 제거해 나가는 과정이므로 전혀 걱정할 일이 아니다.
허증에는 면역성을 길러주는 약재를 활용하여 부족한 장부의 기능을 보완함으로써 피부 기능의 회복을 꾀한다. 이와함께 체내의 정기를 보강하고 사기를 억제하는 약침치료를 같이 겸하면 더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과로와 상태를 악화시킨다고 스스로 느끼는 음식이나 자극성이 강한 기호품의 섭취는 당연히 피해야겠고 가려움이 심할 때는 찬물이나 얼음으로 찜질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한방에선 여드름이 몸에 열이 많거나, 피부가 건조하고 윤기가 없거나, 월경불순이 있으면서 통증이 심한 사람에게 잘 나타난다고 본다. 원인에 따라 [청상방풍탕] [사물탕] [활혈탕] [당귀작약산]으로 치료한다.
정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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