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 처진 기운 상큼이 북돋자
축 처진 기운 상큼이 북돋자
  • 정혜영 기자
  • 입력 2008-06-04 09:25
  • 승인 2008.06.04 09:25
  • 호수 736
  • 4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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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좋은 나물 식단
최근의 웰빙 열풍으로 채식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특히 지금은 봄나물이 제철이다. 이에 봄나물을 장바구니에 담는 주부들이 많다. 하지만 봄나물은 그 종류도 다양하고 조리법도 다양해 무엇을 어떻게 먹을지 모르는 이들이 많다. 이 때문에 몸에 좋은 봄나물이지만 싱글 족이나 자취생들은 선택을 망설이다 결국 인스턴트식품으로 눈길을 돌리기 일쑤다. 봄나물은 어떤 게 있고 어떻게 골라야 하며 어떻게 먹어야 맛이 있을까. 봄에 축 처진 기운을 북돋아 주는 봄나물에 대해 알아보자.

봄을 가장 가깝게 느낄 수 있는 곳은 바로 식탁이다. 입맛을 돋구고 신선한 영양소가 듬뿍 들어 있는 봄나물이 식탁에 오르면 잃었던 입맛과 기운을 금세 되찾을 수 있다.

이른 봄, 산이나 들에 자라나는 풀은 “아무 것이나 뜯어먹어도 약이 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영양이 풍부하다. 기운을 살리고 비타민과 무기질을 보충해줄 수 있는 봄나물은 싹이 돋을 때 먹는 것이 가장 좋다.

자랄수록 섬유질이 많아져 질겨지고 향기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봄나물은 부드럽고 색이 짙은 것으로 골라 즉시 조리해 먹는 것이 좋다. 또 가급적 날것으로 먹거나 살짝 데쳐 먹어야 영양의 손실이 적다.


봄나물 맛있게 먹는 법Ⅰ

봄나물은 신선할 때 바로 조리해야 비타민과 무기질의 손실을 막을 수 있다. 데칠 때는 소량의 끓는 물에 소금을 넣어 살짝 데치고 쓴맛이 있는 나물은 데친 다음 물에 여러 번 헹구고 떫은맛이 있는 것은 물을 자주 갈아주어 충분히 우려낸다.

여린 산나물은 주로 데쳐서 국간장에 양념해 무치고, 단단한 나물은 기름에 볶고, 돌나물은 초고추장에 새콤달콤하게 무쳐야 맛이 있다. 향미가 진한 나물이나 버섯을 무칠 때는 파, 마늘 등의 강한 양념을 적게 넣어 재료의 순수한 맛과 향을 잃지 않도록 한다.

또 참기름이나 들기름을 넣어 고소한 맛을 더하게 하고 아울러 나물에 들어있는 지용성 비타민을 효과적으로 흡수하도록 한다.


봄나물을 맛있게 먹는 법 Ⅱ

봄나물은 샐러드를 만들어 먹어도 별미다. ‘샐러드(Salad)’의 어원은 소금을 뜻하는 라틴어 ‘Sal’이다. 즉 생야채에 소금을 뿌려 먹은 것이 최초의 샐러드라는 추리가 가능하다. 봄나물을 이용해서 겉절이처럼 샐러드를 만들 수도 있다. 액젓과 고춧가루 대신 레몬 즙과 간장, 식초, 설탕 등을 넣은 새콤달콤한 드레싱을 만들어 가볍게 버무리는 기분으로 무치면 멋진 봄나물 샐러드가 된다.

연두부를 살짝 데쳐 네모로 썰어 넣거나 어린이들을 위해 프라이드치킨을 한입 크기로 썰어 넣으면 좋다.


봄나물을 맛있게 먹는 법 Ⅲ

가능한 한 양념을 아껴야 한다. 양념을 많이 하면 나물의 향과 맛을 잃어버릴 수가 있다. 익히는 시간은 최대한 줄인다.

나물을 데칠 때 너무 오래 익히면 씹을 때 물컹거린다. 끓는 물에 재빨리 데쳐서 찬물에 헹궈준다. 쓰거나 매운 맛이 강한 봄나물은 그냥 먹지 말고 살짝 데치면 쓰고 매운 맛 때문에 봄나물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맛있게 즐길 수 있다.

국물은 해물이나 멸치 육수를 이용한다. 봄나물을 넣어 된장찌개나 국을 끓일 때 진한 맛의 고기 육수보다는 시원한 맛의 조개, 홍합, 새우, 멸치 등의 해산물 육수가 잘 어울린다. 봄나물은 깨끗이 손질해야 한다.

익혀서 먹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여러 가지 불순물이 묻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봄나물은 미리 요리를 해 놓으면 색깔이 변해 신선해 보이지 않고 맛도 현저히 떨어진다. 무침이나 생채는 더욱 그렇다.


위와 장에 좋은 냉이

봄나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냉이는 싫어하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향기와 맛이 좋다. 냉이는 야채 중에서 단백질 함량이 가장 많고, 칼슘과 철분도 풍부하고, 비타민A가 많아 춘곤증 예방에는 그만이다.

냉이에 함유된 무기질은 끓여도 파괴되지 않으며, 특히 푸른 잎 속에 비타민A가 많은데 100g만 먹으면 하루에 필요한 비타민A의 3분의 1은 충당이 된다.

냉이는 한방에서 소화제나 지사제로 이용할 만큼 위와 장에 좋고 간의 해독작용을 돕는다고 한다.

또 냉이 뿌리는 눈 건강에 좋고, 고혈압 환자에게 냉이를 달여 먹도록 처방하기도 한다.

동의보감에 “냉이로 국을 끓여 먹으면 피를 끌어다 간에 들어가게 하고, 눈을 맑게 해 준다.”고 기록되어 있다. 어린순은 봄에도 나오지만 가을에도 여름에 여문 씨앗이 떨어져 자란 어린순을 먹을 수 있다.

냉이는 고추장 등의 양념을 곁들여 생채로 먹는 것이 가장 맛있다. 김치를 담가 먹기도 하고 국을 끓이고 죽도 쑤어 먹고, 냉이를 잠깐 삶아낸 물에 국수를 말아먹어도 별미다.


여성에게 좋은 달래

쓴 듯 쌉사름한 맛이 매력인 달래는 비타민C를 비롯한 갖가지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있고 특히 칼슘이 많아 빈혈과 동맥경화에 좋다.

달래는 주로 날 것으로 먹기 때문에 열에 약한 비타민C의 손실을 막을 수 있다.

식초를 곁들이면 비타민C가 자연 파괴되는 시간이 연장되므로 달래 무침에는 식초를 치는 게 좋다. 알칼리성 강장식품인 달래는 한방에서 불면증, 장염, 위염에 효과가 있다고 하며 자궁출혈이나 월경불순 등 부인과 질환에 효과가 좋아 여성에게 좋은 봄나물로 손꼽힌다.

또 비장과 신장의 기능을 돕고, 가슴이 답답하고 아플 때 뭉친 기운을 밑으로 내리고 흩어지게 한다. 그뿐만 아니라 양기를 보강하여 성욕을 왕성하게 해 남성에게도 좋은 봄나물이다.


피로회복에 좋은 두릅

맛이 상큼하고 향기가 은은한 두릅은 살짝 데쳐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맛이 일품이다. 키가 3∼4m인 두릅나무는 껍질에 작은 가시가 있어 다른 나무와 쉽게 구별이 된다. 봄에 돋아나는 어린순을 데쳐 먹는다.

단백질과 무기질, 비타민C가 특히 많고 두릅의 쓴맛을 나게 하는 사포닌 성분은 혈액순환을 도와 피로회복에 좋다.

오래 삶지 말고 살짝 데쳐 먹어야 비타민이 파괴되지 않는다. 두릅나무의 껍질은 풍을 제거하고 통증을 진정시키는 작용이 뛰어나 예로부터 관절염과 신경통에 자주 써 온 약재로서 진통제 구실을 한다.


저항력을 높여주는 쑥

길가나 냇가, 빈터나 풀밭에 흔히 자라는 여러해살이 풀. 앞면은 녹색이고 뒷면은 흰털로 덮여 있는데 풀 전체에서 향긋한 냄새가 난다.

쑥에는 신경통이나 지혈에 좋은 무기질과 비타민이 듬뿍 담겨있다. 비타민A가 많아 하루에 80g만 먹어도 비타민A 하루 권장량을 섭취할 수 있는데 비타민A는 세균이 침입했을 때 우리 몸의 저항력과 깊은 관계가 있다.

쑥에는 비타민C가 많아 감기 예방과 치료에 좋을뿐더러 한방에서는 해열과 해독, 혈압강하에 좋고 복통에도 효과가 있다 하여 옛날 사람들은 말린 쑥을 넣은 복대로 배를 두드리기도 했다.

명의별록에 “쑥은 백병을 구한다”고 기록될 만큼 약효가 뛰어나고 본초강목에는 “쑥은 속을 덥게 하고, 냉한 기운을 쫓아내고, 습을 없애준다”고 기록되어 있다. 단 너무 많이 먹으면 구역질이 나는 수도 있다.

정혜영 기자 jhy@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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