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에 좋은 맞춤 운동

운동능력의 70~80%는 유전적으로 타고나며 나머지 20~30%만 후천적 노력에 따라 결정된다는데 많은 스포츠의학자들이 동의한다. 예를 들어 심폐지구력의 경우 탁월한 선수는 평균 80ML/㎏/분인데 비해 일반인은 30~40ML/㎏/분으로 선수의 절반 이하다. 유연성, 균형감각, 민첩성 등도 웬만큼 노력해선 선수를 따라잡기 힘들다. 그렇다면 운동능력을 타고 나지 않은 보통 사람이 후천적인 노력으로 20~30%의 운동능력을 극대화하는 방법은 없을까? 그 비밀을 공개한다.
후천적으로 운동능력을 극대화하려면 한 가지 종목을 꾸준히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운동능력은 ‘인식→근육운동→자동화’의 3단계 ‘동작학습(motor learning) 단계’를 거쳐 형성된다. 따라서 어떤 운동이든 동작이 몸에 익숙해져 스스로 반응하게 되는 ‘자동화’ 단계까지 파고드는 것이 중요하다.
즉 마라톤, 축구, 골프 등 여러 가지 운동을 동시에 하는 것보다 한 종목만 선택해 ‘능숙하고 자신 있다’고 느낄 때까지 계속하는 게 중요하다. 이 상태에 이르면 나이나 운동 시간과 상관없이 운동능력을 좌우하는 반응속도, 유연성, 균형감각, 순발력, 심폐기능 등이 동시에 일정수준 이상으로 높아진다.
한 가지 운동에 집중하라
또 운동할 때 필요한 인체기관이 효율적으로 반응하고 뇌는 이런 상황을 기억해 다른 비슷한 상황에서 더 빨리 자극에 반응한다.
한 가지 운동을 잘 하는 사람이 다른 운동을 해도 능숙한 이유는 이 때문이다.
운동을 시작하는 나이가 어리면 어릴수록 운동능력은 더 쉽게 발달한다.
한살이라도 젊을 때 시작하라
여섯 살 때 축구교실에서 배운 기술과 운동능력은 60대 노인이 되서도 기억할 수 있지만 어른이 된 뒤 새로 배운 운동을 10대와 같은 수준으로 기억하는 것은 쉽지 않다.
더구나 운동능력은 16~17세에 정점에 이르러 약 30세까지 유지되고 이 시기가 지나면 운동 반응속도, 유연성, 균형감각, 순발력 등이 급속히 떨어진다.
따라서 30세가 넘어 새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은 일찍 시작한 사람보다 시간과 노력을 훨씬 많이 들여야 한다.
그렇다면 어릴 때 운동을 시작하지 않은 사람이 운동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의학계에선 40대 이후 운동을 시작하려면 기초체력을 쌓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주장한다. 이때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 유연성 운동을 5:3:2의 비율로 하는 것이 좋으며 종목별로 운동능력을 집중적으로 향상시켜주는 훈련을 따로 하면 도움이 된다.
기본기에 집중하라
운동을 위한 기초체력은 기록 체크가 가능한 기초 종목을 통해 키우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줄넘기, 바벨 들기, 달리기 등 횟수나 기록이 체크되는 종목을 하면 지구력, 근력, 순발력 중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쉽게 알 수 있다.
또 축구, 농구, 배구, 골프 등 기술을 익혀야 하는 구기종목은 가장 중요한 기본기를 반복연습을 통해 익혀둬야 한다. 유아기 때 본능적으로 걷기 시작한 뒤 특별히 생각하지 않아도 걸을 수 있는 것 등을 ‘운동지성(mobiligence)’이라고 한다. 이처럼 기본기를 충실히 익혀 신경계가 자율적으로 운동할 수 있
게 하면 운동능력 향상에 크게 도움이 된다.
종목 별 올바른 운동방법
■ 골프 - 허리 부위 근력과 유연성이 필요한 운동.
두 사람이 등을 대고 서서 축구공 크기의 공을 서로 넘겨주는 훈련을 하면 허리의 근력과 유연성을 키울 수 있다. 등을 마주 댄 상태에서 한 사람이 어드레스 자세에서 시작해 백스윙 톱까지 공을 옮기면 뒤쪽의 사람은 피니쉬 동작으로 받고 다시 어드레스 자세에서 백스윙으로 상대에게 공을 옮기는 동작을 반복한다.
공을 넘기는 동작은 한 세트에 10회, 3세트 정도 실시한다. 문이나 벽에 고무줄을 고정한 뒤 손으로 고무줄을 잡고, 여러 속도로 풀 스윙을 하는 동작은 팔과 허리 등 미세 근육을 발달시켜 퍼팅과 같은 정교한 스윙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
■ 테니스 - 빠르게 움직이는 공을 따라 빠르게 이동해야 하므로 민첩성과 순발력이 관건.
이들 능력을 키우기 위해선 마치 농구 드리블을 하듯 테니스 공으로 드리블을 하며 걷거나 뛰어가는 연습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일직선으로 공을 드리블 하는 것 보다 8자를 그리며 드리블하는 것이 좋다.
드리블이 익숙해지면 점차 이동 거리를 늘려 나가고 속도를 빠르게 한다. 또 한 발만 이용해 30m 정도를 뜀뛰기 하는 훈련도 도움이 된다. 이 때 15m는 왼쪽 다리로, 나머지는 오른쪽 다리로 뜀뛰기를 한다. 이 동작은 뛰는 발과 추진력을 주기 위해 흔드는 발 동작이 서로 어우러져 다리 근육과 순발력을 키운다.
■ 탁구 - 강한 어깨와 순발력이 중요.
어깨 근력을 키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푸시업’이다. 피트니스용 큰 공(짐 볼)을 바닥에 고정시킨 뒤 그 위에 축구공이나 농구공, 배구공 등을 놓고 두 손으로 공을 잡고 팔굽혀펴기를 하면 어깨 근력뿐 아니라 균형감각과 순발력까지 키울 수 있어 훨씬 효과적이다.
짐 볼을 구하기 어렵다면 일반 축구공을 이용해도 된다. 탁구를 잘하기 위해선 발목의 근력과 민첩성도 중요하다. 제자리 빨리 뛰기나 까치발로 계단 오르내리기 등의 훈련이 도움이 된다.
■ 마라톤 - 성적을 향상하기 위해 적어도 대회 3일 전부터 발뒤꿈치를 들고 평소 보폭의 40% 정도를 줄여 걷는 연습.
이 연습은 종아리와 허벅다리의 근육을 계속 긴장하게 만들어 하체 근력과 지구력을 향상해 경기에 도움을 준다.
운동 중 지켜야할 원칙
‘내일부터 운동한다’는 말이 ‘담배 끊는다’는 말만큼 흔한 국민 거짓말이 돼 버렸다. 운동화, 운동복은 이미 사뒀고 운동장으로, 고수부지로 뛰어나가기만 하면 되는데 그것을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 게으른 탓도 있겠지만 도대체 무슨 운동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서 망설여지는 사람도 생각보다 많다.
운동강도는 약간 피로하거나 무리가 될 정도가 적당하다. 유산소운동의 경우 보통 최대 맥박의 65~75%가 되도록 운동 하는 것이 좋다. 220에서 자기 나이를 뺀 수치가 최대 맥박수치다.
40세는 180이 최대 맥박수치이므로 180의 70%인 126회가 적정 운동 강도다. 즉 1분에 맥박이 126회 뛸 정도로 운동을 해야 한다.
바벨이나 아령으로 하는 근육운동은 쉬지 않고 한 번에 30회 실시할 수 있는 무게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운동량은 1주일에 3~4회, 하루 1시간 이내가 적당하다. 1주일에 10% 이상의 운동량 증가는 부상 위험이 따른다.
준비·정리운동은 필수다. 준비운동은 관절과 근육, 호흡 기능을 활성화하기 위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근육 위주로 서서히 땀을 내주며 한다. 예를 들어 마라톤이나 축구 같은 운동은 발목, 무릎, 허리, 팔, 목의 순서로 근육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동작 당 10~20초씩 한다.
테니스·배드민턴·탁구 등 관절 사용이 많은 운동은 팔꿈치, 팔목 등 많이 사용하는 근육을 집중적으로 스트레칭한다. 정리운동은 본 운동 뒤 땀이 식어 체온이 정상으로 돌아올 때까지 가장 많이 사용한 근육 위주로 스트레칭을 해준다.
질환 별 피해야할 운동
운동 종목을 고를 때 살빼기, 근력, 유연성 등 자신의 목적에 맞는 운동이 무엇인지 생각해야 한다. 특히 환자의 경우 역효과가 나는 운동은 반드시 피해야한다.
▲비만 환자는 무리한 줄넘기, 배구, 마라톤을 피한다.
▲관절염 환자는 볼링, 조깅, 무리한 줄넘기가 독이 될 수 있다.
▲심장병 환자는 마라톤, 줄넘기, 축구를 피해야 하며
▲고혈압 환자는 마라톤, 축구, 웨이트 트레이닝 등이 좋지 않다.
▲요통 환자는 볼링, 조깅, 수영 중 접영과 평영이 좋지 않으며
▲골다공증 환자는 인라인 스케이트, 농구, 스키를 피해야 한다.
특히 당뇨병 환자는 혈당치가 300㎎/dL 이상이면 운동을 중지하고 100㎎/dL 이하면 운동 전 약간의 간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인슐린 투여 환자는 투여 1시간 뒤 운동을 시작하고 사탕이나 주스를 꼭 준비한다.
고혈압 환자는 힘든 웨이트 트레이닝은 삼가고, 추운 날 새벽에는 실내에서 운동하는 것이 좋다. 약으로도 혈압 조절이 안 되는 사람은 아예 운동을 삼가야 한다.
관절염이나 오십견 환자는 통증이 있거나 무릎과 어깨가 부었을 때 운동을 삼가야 한다. 골다공증 환자는 미끄러운 곳, 낙상 위험이 있는 곳을 피해서 운동하는 것이 좋다. 허리를 과도하게 움직이거나 무거운 물건을 드는 운동도 피해야 한다.
비만 환자는 보통 사람보다 땀을 더 많이 흘리므로, 운동을 할 땐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금식 중이거나 현기증·구토가 생길 때도 운동을 중단해야 한다. 심장병 환자는 1분당 맥박수가 100회 이상이거나, 기온이 30도 이상이거나, 열이 나면 운동을 삼가야 한다. 또 비상사태를 대비해 친구나 동반자와 함께 운동해야 한다.
건강전문프리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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