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태파악 감감, 전국 번지는 ‘먹거리 공포’
실태파악 감감, 전국 번지는 ‘먹거리 공포’
  • 건강전문프리랜서 기자
  • 입력 2008-05-21 11:01
  • 승인 2008.05.21 11:01
  • 호수 734
  • 48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류독감, 우리 몸은 안전한가?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 한 달여 만에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모든 지역과 서울·부산 등 대도시까지 접수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비상이 걸린 서울시는 관할지역에서 닭과 오리가 어떻게 사육되는지조차 모르고 있다. 특히 송파구 문정·장지지구에는 불법 사육시설도 수두룩하다. 광우병 논쟁이 뜨거운 가운데 조류독감이 전국으로 번지며 국민의 ‘먹거리 공포’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한편, 정부 당국에 대한 불신도 증폭되고 있다. AI가 서울에서 발병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때문에 정부의 AI 초기 방역이 사실상 실패했다는 지적과 함께 인체 감염에 대한 공포도 날로 커지고 있다.

AI가 발생한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에 다녀왔다는 것만으로 감염을 우려해 보건소와 병원을 찾거나 문의하는 사람들이 줄을 잇고 있다. 근처 주민들도 ‘나도 설마?’ 하는 걱정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지난 1월 국제보건기구(WHO)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AI 바이러스가 먼지 등을 통해 사람의 입이나 코로 들어와 인체 감염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WHO는 또 AI 바이러스에 감염된 물에서 목욕을 하거나 수영을 하는 것만으로도 인체 조류독감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사람 사이 전염된 예 적어

지난 4월 초 전북에서 의사 AI가 발생한 가운데 애완견도 조류로부터 직접 감염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애완동물이 조류독감 대유행에 결정적 역할을 할지 모른다는 두려움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녹십자수의약품 송대섭 박사팀이 ‘신종감염질환저널’에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일부 애완견이 병원성이 없는 조류독감 A형 바이러스(H3N2)에 감염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개가 종간 감염과 독감 바이러스 전파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

조류독감에 감염된 개들은 인체 감염을 일으키는 독감 균종 하나와 유사한 종인 H3N2 독감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에 따르면 문제의 애완견에서 나온 바이러스가 홍콩과 일본, 중국 내 오리 또는 닭의 조류독감 바이러스 DNA와 매우 비슷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새로운 포유동물 종을 감염시킬 수 있다면 이는 새로운 포유동물 숙주에 적응하는 변종 바이러스가 됐음을 시사해 매우 중요한 결과라고 밝혔다.


변종 바이러스 ‘제2의 페스트’

AI 바이러스는 75도 이상 고온에서 3초 이상 가열하면 죽는다. 그러나 조류독감에 감염된 조류와 직접적으로 접촉하거나 배설물이 말라서 미세 먼지 형태로 떠다닐 때 이를 들이마시면 사람도 감염될 수 있다.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처음 확인된 것은 1996년. 그때 조류독감은 새들만 감염된다
고 믿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이듬해 조류독감에 감염돼 죽은 첫 번째 환자가 홍콩에서 나왔다. 그리고 얼마 뒤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염되는 사례가 보고 됐다. 중세 페스트가 쥐에게 옮는 병이라면 21세기 조류독감은 새에게 옮는 병이다.

2003년 겨울 우리나라에서 첫 조류독감 사례가 발견됐다. 그제야 아시아 곳곳에서 비슷한 사례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조류독감은 이제 새들 뿐 아니라 새에서 사람으로, 그리고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염된다.

게다가 사람에게 전염되기 시작하면 격리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바이러스는 사람이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체액 방울의 형태로 전염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체 인구의 최소 25%가 감염되고 1%가 사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 사망자가 10억명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48시간 이내 치료약 복용해야

조류독감의 유일한 치료약으로 알려진 ‘타미플루’는 로슈라는 회사가 독점 공급하고 있다. 문제는 이 회사가 10년 동안 공장을 쉬지 않고 돌려도 세계 인구의 20% 분량 밖에 만들지 못한다는 점이다. 나라마다 물량 확보 경쟁이 벌어지고 있지만 일단 발병과 전염이 시작되면 상당수 사람들은 약도 써보지 못하고 죽을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우리 의학이 바이러스 변이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최악의 경우 타미플루가 막지 못하는 훨씬 공격적인 변종 조류독감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류독감을 완벽하게 치료할 백신은 개발돼 있지 않다.

타미플루 역시 바이러스를 소멸시키지는 못하고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할 뿐이다. 특히 고열, 오한, 기침 등 독감 증상이 시작되기 48시간 이내에 투여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빠른 전염속도와 인체 감염 우려가 큰 고병원성 AI는 주로 조류나 조류의 대변에 직접 접촉했을 때 감염 가능성이 높다. 감염된 조류의 고기를 먹어도 감염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되고 있다. 사람간의 감염도 있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조류의 타액, 비늘, 깃털을 사람이 호흡기를 통해 들이마셔도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감염된 조류와 1미터 이내의 거리에서 손을 내미는 등의 행동도 접촉한 것으로 본다.


“어제 닭고기 먹었는데…”

질병관리본부가 배포한 AI 인체감염 예방요령에는 “국내에서 발생한다 해도 AI 발생 농장뿐 아니라 3㎞ 이내 닭, 오리, 달걀은 모두 폐기 조치된다.

3~10㎞ 사이 조류 및 그 생산물에 대해서도 이동통제를 실시해 일반 국민이 오염원과 접촉할 가능성은 없다”고 단정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달 1일 전북 김제에서 AI가 발생한 뒤 전북 김제시와 정읍시에서 AI에 감염된 닭과 오리가 전국으로 대량 반출, AI의 전국 확산을 야기한 사실이 있어 단정지을 수 없다. 사육 농가에서 비양심적으로 불법 반출을 하거나, 재래시장에서 자가 도축 할 경우도 안심할 수 없다.

AI는 조류가 감염될 경우 호흡기 증상과 설사, 급격한 산란율 감소를 보이며 폐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사람이 감염됐을 때는 38도 이상 갑작스러운 발열과 기침, 전신근육통, 인후통 등 호흡기 증상으로 일반적인 독감과 증세가 매우 비슷하다.

때문에 대한의사협회와 일선 의사들은 “실제 AI에 감염됐는지 여부를 스스로 진단하는 것은 어렵다. 일반적인 감기증상보다 고열이 오래 지속될 경우 최근 조류인플루엔자 위험요인에 노출된 적이 있는지 우선 살펴보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조류독감 유행 시 단계별 대응방법

▶▶1단계-준비
●국내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사례가 없음
●해외에서 사람 감염자는 있으나, 사람 간 전파 없이 산발적인 발생 상태
(1) 손을 자주 씻고, 기침, 재채기를 할 경우 손수건, 휴지로 입과 코를 가린다.
(2) 흡연과 음주를 자제한다.
(3) 영양이 풍부한 식사, 충분한 수면, 적절한 스트레스 해소, 충분한 수분 섭취 등을 통해 몸의 면역력을 높인다.

▶▶1단계-관심
●국내 가금류에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1) AI 유행지역 방문 여행객은 인플루엔자 의사환자와 접촉을 피한다. 해외에서 귀국했을 때 의심증상이 나타나면 반드시 공·항만검역소에 신고한다.
(2) 조류 AI가 발생한 국내 농장주는 신속히 당국에 신고 한다. 방역요원들과 함께 접촉 가능성있는 모든 가금류에 대한 대규모 살처분을 시행한다.
(3) 조류 AI 살처분에 참가하는 요원 모두 인체감염을 예방하기 수칙을 준수야 한다. (개인보호구 착용, 독감백신 접종, 예방적 항바이러스제제 투약 등)
(4) 발생농장 방문 등 직접적인 접촉 기회를 사전에 차단한다.
(5) 발생농장 반경 10km이내 주민들은 손 씻기를 자주하고, 외출 뒤 반드시 양치질, 손 씻기 등 개인위생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합니다.

▶▶3단계-주의
●국내 인체감염 발생, 사람 간 전파 없음
●해외 사람 간 전파 발생
(1) 조류 AI 유사증상 38도 이상의 발열과 기침, 숨가뿜,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보건소에 신고한다.
(2) 흡연과 음주를 자제하고 손씻기와 양치질을 생활화 합시다.
(3) 영양이 풍부한 식사, 충분한 수면, 충분한 수분섭취 등을 통해 몸의 면역력을 높인다.
(4) 사람간 전파가 발생한 해외유행지역의 출입을 삼가 합시다

▶▶4단계-경계
●국내에서 제한적인 사람 간 전파 발생
●해외에서 일반 인구 사이에 유행
(1) 국내 조류AI 유행지역의 방문을 삼가 한다.
(2) 조류AI 유행지역에서는 불필요한 경우에 바깥출입을 자제 한다.
(3) 위험요인이 있는 경우 보건소에 신고한다.
(4) 가급적 해외여행을 자제한다.

▶▶5단계-심각
●국내에서 일반 인구 사이에 유행
(1) 외출을 삼가 한다. (학교, 직장 공공기관 등 휴교, 휴업)
(2) 신종인플루엔자의 국내 유행지역등의 정보를 파악한다.
(3) 신종인플루엔자 유사증상이 발생하면 마스크를 착용하고 보건소에 신고한다.

건강전문프리랜서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