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주질환의 모든 것
치주질환의 모든 것
  • 건강전문프리랜서 기자
  • 입력 2008-05-14 13:14
  • 승인 2008.05.14 13:14
  • 호수 733
  • 4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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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나고 시리고 들뜨는 잇몸, 세균 퍼지는 증거!

요즘 직장인 이모(26·여)씨는 아침마다 피를 본다. 양치질 할 때마다 잇몸에서 피가 나고 이가 들뜨는 듯한 느낌에 찝찝한 것. 하지만 ‘피곤해서 그런가보다’며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곤 했다. 이런 이씨는 전형적인 치주질환 환자다. 대다수 사람들은 이씨처럼 잇몸병을 가볍게 생각한다. 잇몸병(치주질환)은 절대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입안 세균이 혈류를 타고 우리 몸속 주요 장기에 이르러 새로운 감염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잇몸병을 방치하면 심장질환과 당뇨병의 원인이 되는 것은 물론 여성의 경우 조산이나 미숙아를 낳기도 한다. 대수롭게 여기지만 무서운 질병인 치주질환. 그 모든 것을 들여다봤다.

입에서 심한 냄새가 나고 칫솔질할 때 피가 섞여 나오는 증상은 전체 성인의 90% 이상이 경험한다. 이 같은 증상 대부분은 치주질환(잇몸병 또는 풍치)으로 단정지을 수 있다. 하지만 잇몸이 심하게 붓거나 고름이 잡히고 치아가 흔들리거나 참을 수 없을 만큼 이가 아파야 치과를 찾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이런 경우는 이미 치료가 늦어 이를 아예 뽑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세균감염질환이자 만성성인병

치주질환은 어릴 때 하던 모래 쌓기 놀이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쌓인 모래 꼭대기에 막대기를 꽂고 모래를 서서히 걷어내면 바닥이 거의 다 드러나야 막대기가 쓰러진다. 치조골 역시 마찬가지다. 이를 싸고 있는 잇몸도 문제가 생기기 전에 튼튼히 다져야 한다.

치주질환은 단순한 치과질환이 아니라 세균감염질환이자 만성성인병이고 전신질환이다. 우선 치주질환이나 충치의 원인은 세균이다. 공기가 통
해야 살 수 있는 충치 유발 세균은 산을 분비해 치아를 부식시킨다. 이에 비해 잇몸질환을 일으키는 세균은 공기가 없어도 살고 세포막 표면에 있는 내독소가 염증반응을 일으켜 잇몸은 물론 온 몸에 문제를 만든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 입안에서는 끊임없이 세균과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풍치 유발 세균의 경우 사람의 면역능력에 따라 염증을 확산시켰다 줄였다를 반복하며 병을 키운다.


비싼 임플란트도 소용없어

운동부족이나 과식 등 나쁜 습관을 가진 사람이 성인병에 걸리듯 치주질환도 이 같은 습관이 병을 불러온다.

과거에는 다른 병이 치주질환을 일으킨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치주질환이 심장병, 동맥경화, 호흡기질환, 조산, 당뇨병 등의 원인이 되는 전신질환이라는 것이 학계의 설명이다.

대표적인 예로 입안 세균이 혈관을 통해 심장관상동맥으로 이동하면 혈관에 존재하는 지방성 플라그(동맥경화반)에 붙어 혈전을 형성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혈전은 동맥경화를 악화시켜 심장질환의 원인이 된다. 또 치주질환을 치료하면 혈당 조절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치주질환을 예방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이를 오랫동안 닦는 것이다.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하루 한번 5분 이상 닦는 게 하루에 5번 1분씩 양치질하는 것보다 낫다. 물론 식사 뒤 충치유발세균이 산을 만들어 치아를 부식시키므로 식사 직후 양치를 하는 건 필수다.

양치질을 시원찮게 하면 음식찌꺼기가 플라그(치태)를 남기고 식후 48시간째가 되면 염증이 시작된다. 양치질을 자주 하는 사람도 1∼2분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플라그가 거의 제거되지 않는다. 때문에 5분 이상 여유를 갖고 정성껏 닦는 것이 치주질환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만성 치주염 5%는 유전

다음으로 치과를 찾아 1년에 두 번씩 정기적으로 스케일링을 받는 것이 좋다. 대부분 치조골이 절반이나 파괴돼도 자각증상이 없어 치료시기를 놓치기 일쑤다. 스케일링은 가급정 치아가 아플 정도로 깊게 한다. 세균 플라그나 치석 등이 잇몸 위나 치아 겉에만 있는 게 아니라 잇몸 아래에도 박혀있기 때문이다. 전혀 아프지 않게 스케일링했다면 잇몸 윗부분에 있는 것만 주로 제거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최근 임플란트 바람이 불면서 본인 치아를 유지하기보다 나중에 임플란트를 심겠다는 사람이 늘고 있다. 하지만 본인 치아는 치조골을 유지하는 근본 뼈대가 된다. 임플란트는 치아가 망가진 뒤 선택하는 차선책에 불과하다.

치아를 뽑게 되면 주위 치조골이 위축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치조골 파괴상태가 심하거나 공격형(유전성) 치주염이라면 임플란트를 심어도 실패할 확률이 높다.

잇몸병에는 조상탓도 있다. 성인의 만성 치주염 중 5%는 유전적으로 발생한다. 이 같은 유전적 치주질환은 ‘공격형 치주염’이라 불린다. 공격형 치주염은 20대부터 시작, 아주 빠른 속도로 치조골을 파괴해 40대에 치아를 잃게 만든다.

이는 풍치세균에 취약한 유전적 성향을 이어받았기 때문인데 부모 중 한 사람이 공격형이면 자녀 역시 같은 전철을 밟을 확률이 높다. 따라서 부모는 본인의 치아뿐 아니라 아이들의 잇몸 건강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치과에서 충치나 잇몸병에 의한 것인지, 자녀가 올바른 방법으로 양치질을 하고 있는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질병과 치주질환의 관계

▣ 조산·저 체중아 출산
임산부가 치주질환을 앓고 있으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조산 또는 저 체중아를 낳을 확률이 7배가량 높아진다. 이는 치주질환이 조산을 유발하는 생물학적인 분비물의 양을 늘리기 때문이다.

▣ 심장질환
치주질환은 심장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입 속 세균이 혈류 속으로 들어가 심장동맥의 지방질 프라그에 붙어 핏덩어리를 만든다. 이는 정상적인 피 흐름을 막아 심장운동에 필요한 영양과 산소 공급을 제한해 심장 발작을 일으킨다.

▣ 당뇨병
당뇨병 환자의 경우 정상인보다 치주질환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는 당뇨병 환자들이 세균 감염 위험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당뇨병의 여러 합병증 중 치주질환은 여섯 번째로 흔하다.

▣ 호흡기 질환
세균에 의한 호흡기 감염은 입과 목을 통해 폐로 미세한 물방울 입자들이 흡입돼 발생한다. 이런 미세 물방울은 폐에 달라붙은 뒤 그 속에 있는 세균이 몸에 증식한다. 입에 존재하는 세균은 폐로 흡입돼 폐렴 같은 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 치주질환 예방법 ◑

올바른 칫솔질과 치실 사용법

올바른 칫솔질은 충치, 치은염, 치석형성, 잇몸 퇴축, 입 냄새 등 구강질환의 80% 예방할 수 있다. 이와 잇몸에 좋은 음식은 따로 없다. 올바른 양치질과 관리만이 치주질환의 공포에서 벗어나는 방법이다.

올바른 칫솔사용
치아와 잇몸 사이를 제대로 닦으려면 칫솔모가 잇몸을 향해 치아와 45도 각도로 위치해야 한다. 치아를 닦는 다는 느낌이 아닌 잇몸을 닦는다는 느낌으로 칫솔질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손목에 살짝 힘을 주면서 치아 하나마다 2~3초 동안 닦고 다음 치아로 옮겨간다.

치아 사이사이를 닦는 치실
치실을 50㎝가량 끊은 다음 한쪽 손 중지로 넉넉히 감고 남은 부분을 반대쪽 손 중지로 감는다. 엄지와 중지로 팽팽하게 치실을 잡아 치아 사이로 부드럽게 밀면서 집어 넣어준다. C자 모양이 되게 치아 주위를 치실로 감싼 다음 표면을 따라 위아래로 움직인다.

건강전문프리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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