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질환 공포! 제대로 바로알기

가정과 회사를 이끄는 40~50대 남성들의 간은 하루도 편할 날이 없다. 과중한 업무, 각종 스트레스, 흡연, 잦은 술자리로 중년남성의 간은 ‘만성 피로’에 시달린다. 피로에 찌든 간은 간경변증과 간암 등 무서운 질병을 불러온다. 최근 간 질환에 시달리는 환자들의 나이대도 가정과 직장에서 가장 왕성하게 활동할 40~50대에 몰려있다. 통계청 사망원인 통계결과에 따르면 40~50대 남성의 간 질환 사망률은 2006년 단독암부분에서 으뜸을 차지했다. 중년남성들에게 간질환이 많은 이유는 술과 담배 때문이다. 간은 몸속 독성물질을 해독하는 인체방어의 최전선을 맡는다. 뿐만 아니라 비타민과 각종 영양분을 저장하고 피를 모아두는 창고역할을 한다.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간은 우리 몸에 없어선 안될 필수장기다.‘우리 몸속 야전사령관’격인 간 건강의 모든 것을 알아본다.
간은 우리 몸에서 아주 중요하고 많은 역할을 묵묵히 해낸다. 몸의 영양소를 각 조직에 배분하고 혈류 양을 조절하며 알코올 등 독소를 해독한다. 또 간엔 세균·이물질을 잡아먹는 세포가 있어 몸의 방어를 돕는다.
간질환이 생기면 간은 이를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 부지런히 노력한다. 간에 문제가 생겨도 스스로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건 이 때문이다.
하지만 간도 힘에 부칠 때가 있다. 간 질환은 40~50대 남성사망원인 1위를 차지한다. 뭔가 문제가 생겼다고 느껴 병원을 찾았을 땐 간은 제기능을 하지 못하고 심하게 망가져 있다고 보면 된다.
‘과묵한’ 간은 우리 몸의 파수꾼
간질환 중 가장 일반적인 것은 간염이다. 평소 피로·무력감·식욕부진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간염을 의심해야 한다. 간염은 쉽게 말해 ‘간세포조직의 염증’을 뜻한다. 간염은 전염성이 높은 A형 간염과 간암의 주 원인이 되는 B형 간염,‘유사 에이즈’라 불리는 C형 간염 등 세 종류로 나뉜다. 최근엔 물이나 음식을 통해 전염되는 E형 간염도 발견됐다.
간염증상은 바이러스와 관계없이 대부분 같다.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로 무력감을 느끼고, 메스꺼움으로 식사를 할 수 없을 만큼 음식이 싫어진다. 정도가 심하면 구토를 하기도 한다.
눈이 노랗다면 간염 의심
간염이 악화되면 소변색깔이 홍차처럼 진해진다. 눈자위와 피부에 황달도 온다. 황달이 있다는 건 간질환이 상당히 진행됐다는 뜻이다. 따라서 반드시 의사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
특히 A형 간염은 다른 간염과 달리 38도 이상 고열과 때때로 의식장애가 따르는 경우도 있다. 급·만성간염환자 중엔 살짝만 두드려도 본인은 망치로 맞은 것처럼 고통스러워 하기도 한다. 이땐 흔히 ‘간이 부었다’고 표현되는 시기다.
간은 간염이 심할수록 많이 붓는다. 환자들은 오른쪽 윗배의 불쾌감이나 통증을 호소한다. 간염은 그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다. 이차적 합병증이나 그 변화에 따른 결과가 중요하다. 만성간염은 대부분 회복돼 정상으로 돌아오지만 일부는 병세가 진행돼 간경변증 및 간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간염, 예방접종 하면 안전
간염을 치료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예방접종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효과적인 간염예방을 위해 모든 신생아에게 B형 간염 예방접종을 한다. A·B형 간염은 어른들도 1~2차례 접종으로 10년 이상 면역력을 가질 수 있다.
C형 급성간염은 만성간염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아 인터페론과 같은 항바이러스치료가 도움이 된다. 급성간염은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는다.
반면 만성간염은 오랜 기간 진행되므로 꾸준한 인내심이 요구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기적으로 병원에 다니면서 의사 지시에 따라 치료받는 것이다.
비만과 과음은 지방간 불러
불편한 증상이 전혀 없는데 간 수치에 문제가 있어 병원을 찾는 사람들 중 지방간(脂放肝)이 있는 경우가 상당수다. 간은 인체의 지방대사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관으로 간에서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은 5%이내다.
의학적으론 간 무게에서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이 5%를 넘을 때 지방간이라고 한다. 심할 땐 간의 절반이 지방덩어리가 되는 경우도 있다.
지방간의 흔한 원인은 비만, 과음, 당뇨병, 고지혈증 등이다. 특히 지방간이 과다음주로 생겼다면 특별한 주의를 요한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만성간질환으로 진행될 수 있다. 음주로 지방간이 된 사람들 중 10~35%에서 간염이 생기고 8~20%에서 간경변증이 생긴다.
지방간환자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피로감, 오른쪽 윗배가 불쾌하다면 지방간을 의심해야 한다. 지방간은 간초음파 검사에서
정상보다 간이 더 밝게 보이며 CT검사에선 더 어둡게 보인다.
지방간치료는 원인을 없애는 게 유일한 방법이다. 지방간이 비만에서 원인이 됐다면 운동·식이요법을 통해 몸무게를 줄이고, 술에 따른 것이라면 술을 끊어야한다.
#◐ 간 건강 체크리스트 ◑
아래 항목들은 간 건강을 체크하는 증상문진표다. 20개 항목 중 2~3개 이상 해당되면 간이 제대로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7개 이상 해당되면 곧바로 의사를 찾아 검진을 받는 게 좋다.
▶충분히 쉬어도 피곤함을 느낀다.
▶어깨·목이 뻐근하고 이유없는 근육통에 시달린다.
▶모든 일에 의욕이 없다.
▶눈이 피로하고 시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배에 가스가 차고 구역질과 변비증상이 있다.
▶술을 자주 마시거나 폭음을 한다.
▶소변색깔이 누렇고 냄새가 많이 나며 거품이 인다.
▶방귀가 자주 나오며 냄새가 심하다.
▶기운이 없고 권태를 자주 느낀다.
▶얼굴에 기미와 실핏줄이 보인다.
▶가슴과 등에 작고 붉은 반점이 생긴다.
▶두드러기나 피부 가려움이 있다.
▶빈혈이 있고 머리카락이 많이 빠진다.
▶감기에 자주 걸린다.
▶코, 잇몸, 항문에 피가 날 때가 있다.
▶정신이 멍해지고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진다.
▶매사에 짜증이 나고 사소한 일에도 신경질이 난다.
▶팔 다리가 시리거나 저리며 귀울림이 있다.
▶손 가장자리가 유난히 붉다.
▶몸에 부스럼이 잘 난다.
##‘약보다 낫다!’
간에 좋은 음식 & 간에 나쁜 음식
간 건강을 위해 좋은 음식과 나쁜 음식을 가려먹는 게 중요하다. 올바른 식습관과 좋은 음식을 골라 먹는 정성이 지친 간을 깨우는 약이 된다.
■ 간에 좋은 음식들
버섯 : 버섯엔 간에 쌓인 독성을 완화시키는 베타글루칸이 풍부하다. 또 알코올대사를 돕는 비타민B2와 비타민C가 많다. 특히 간암엔 버섯만큼 좋은 음식이 없다고 할 만큼 간을 위한 특별식으로 각광받는다. 모든 버섯에 다 들어 있는 베타글루칸은 면역력을 늘려 암을 예방하고 암세포가 자라는 것을 막아준다.
바지락 : 술안주로도 사랑받는 바지락국물. 풍부한 타우린이 간의 해독작용을 도와 술과 궁합이 잘 맞는 식품으로 통한다. 함께 들어있는 메티오닌 등 필수아미노산과 니아신, 히스티딘, 비타민B, 칼슘, 철분 등도 간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또 흡수율이 97%가 넘는 질 좋은 단백질이 잔뜩 들어 있어 간기능회복에 아주 좋다. 간 기능이 약해지면 간에 지방이 쌓여 지방간이 된다. 바지락엔 이를 막아주는 ‘베타인’이란 성분도 들어있다. 이 밖에 바지락은 콜레스테롤을 줄이고 혈액순환을 도와 고혈압과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부추 : 부추는 ‘간을 위한 채소‘라 할 만큼 간기능 강화에 으뜸이다. 다른 채소류보다 비타민A, B1, C 및 칼슘과 철분이 많아 간 기능을 강화하고 혈액순환을 도와준다.
토마토 : 파괴된 간세포를 재생하는 데 도움을 준다.
양배추 : 숙취 또는 기름기로 인한 위의 더부룩함을 완화시키는 작용이 있다. 몸속 독소를 해독하고 간기능을 개선하는 효과도 있다.
■ 간에 나쁜 음식들
간에 있어 최대 적은 술이다. 간에 독으로 작용하는 ‘대표선수’이기 때문이다. 햄, 소시지 등 가공식품류와 라면, 통조림 등 인스턴트식품과 포테이토칩, 팝콘, 피자, 햄버거 등은 절대 피해야 한다. 기름진 안주, 설탕음식, 흰쌀, 흰밀가루 위주의 식생활은 노폐물을 많이 만들어 간을 피로하게 하고 지방간을 불러온다. 인스턴트 및 가공식품에 들어가는 첨가제나 과일과 야채에 묻어 있는 잔류농약 등도 간을 피곤하게 하는 원인이다.
###간염환자의 건강수칙 8계명
만성간염은 별로 증상을 느끼지 못하므로 일상생활에 불편이 없다. 하지만 간염을 앓고 있다는 생각에 늘 심적으로 억압될 수 있다. 또 만성간염의 경우 예고 없이 찾아 드는 합병증(간경변증, 간암 등)의 치명적인 상태로까지 악화될 수 있다. 따라서 평소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뭣보다도
악화되기 전에 최선의 노력을 하는 게 중요하다. 다음 사항에 유의하면 만성보균자라 해도 건강한 생활을 누릴 수 있다.
1. 모든 약물은 의사와 상의 뒤 먹어라
만성간염환자가 특히 조심해야 할 점은 의사 처방이 없는 약을 함부로 먹지 않는 것이다. 완치가 어렵다는 이유로 민간요법·기타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약을 주위 권유로 먹게 되면 더 큰 위험을 불러올 수 있다. 대부분 약은 간에서 처리가 되므로 간염환자는 무슨 약을 먹더라도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2. 무조건 쉬는것 금물! 일상적인 신체활동 유지하라
만성간염환자라도 모든 활동을 포기하고 집에서 안정만 취할 수는 없다.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한 일상생활과 운동을 해도 좋다. 적당한 움직임으로 평소 건강을 유지하는 게 치료를 받을 때도 유리하다.
3. 무조건 저지방·고단백에 집착하지 마라
고단백 위주의 식사보다 영양소균형이 잘 잡힌 식사를 하는 게 좋다. 식생활도 지나치게 짜거나 매운 것을 빼고 골고루 잘 먹는 게 중요하다.
,b>4. 6개월에 한번 간염 진행상황을 점검하라
증상을 느낄 정도로 병이 악화되면 간염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다. 따라서 증상을 느끼지 못하더라도 주기적으로 검사를 통해 간 상태를 파악, 간 전문의와 상의하는 게 좋다.
5. 면도기·칫솔·손톱깎이 등은 따로 써라
B형 간염은 혈액이나 체액을 통해 전염된다. 때문에 칫솔·면도기 등은 따로 쓰고 키스·성관계를 맺을 때도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반드시 배우자에게 B형간염 예방주사를 맞게 하고 건전한 성생활을 이어가야 한다.
6. 금주·금연은 기본이다
피곤하다고 느끼면 휴식을 취하고 과로하지 않는 게 좋다. 점심식사 뒤 30분 쯤 휴식을 취해 피로를 풀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지나친 음주는 간 기능에 부담을 주고 지방간 등을 불러오는 경우가 있어 조심해야 한다. 음주량을 조절할 자신이 없거나 술에 따른 알코올성간염의 경우 전문가나 주위사람 도움을 받아서라도 꼭 금주해야 한다.
7. 간염환자가족도 혈액검사를 받아라
가족 중 만성보균자가 있다면 다른 가족들도 간염에 대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필요하면 가족모두 예방접종을 하는 게 안전하다.
8. 백약이 무효다. 간에 해로운 것은 무조건 피하라
간에 좋다는 백가지 명약을 먹어도 간에 해로운 한 가지 물질에 간이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먹은 음식은 소장에서 혈액을 통해 가장 먼저 간에 도착, 독성이 제거된다. 이 과정에서 해로운 물질이 섞여 있으면 간이 상한다. 녹즙·생약 등 자연식품이라도 주의해야 한다. 농축된 형태로 한꺼번에 들어오면 간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건강전문프리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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