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을 튼튼하게 하는 발효식품 소화기능도 도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식초음료 출시의 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샘표식품의 박승복 회장이 역설했던 ‘식초 건강론’에 힘입어 우후죽순처럼 쏟아지는 식초음료는 이제 건강뿐 아니라 맛으로도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종류도 다양하다. 섭취방법에 따라 음료식이나 희석식, 원재료에 따라 매실, 석류 등의 과실이나 현미 등을 이용해 만든 식초 등이 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음식을 만들 때 필요한 조미료로만 인식했던 식초, 그 역사와 한방적 효능은 무엇이며 섭취 시 주의할 점은 없을까.
식초는 역사가 오래된 조미료다. 정확히 말하기는 어렵지만 식초가 술에서 유래된 것이라 본다면 누룩으로 술을 빚게 된 고구려시대 이전으로 추정된다. 중국의 ‘주서’를 토대로 하면 백제시대에도 식초가 조미료로 쓰였다는 것도 추측할 수 있다. 특히 식초는 길일을 택하여 담그고 부뚜막에 소중히 보관했을 만큼 중요한 조미료였다. 향약구급방이나 동의보감과 같은 옛 문헌에는 소화불량이나 피부병, 중풍, 일사병 등 각종 질환에 식초를 이용한다는 기록이 있어 민간요법으로 요긴하게 활용됐음을 알 수 있다.
또 신맛은 5가지 맛(짠맛, 쓴맛, 단맛, 매운맛, 신맛)을 조화시키는 능력이 있어 음식에는 물론, 한약의 효과를 배가시키기 위해 쓰이기도 했다.
한방에서는 식초의 가장 큰 장점으로 해독기능을 꼽는다. 이는 신맛이 간과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식초는 발효식품이라 장을 튼튼하게 할 뿐 아니라 소화기능을 돕기도 한다. 검정콩이나 서리태를 식초에 불려 만든 식초콩을 꾸준히 섭취하면 변비를 해소할 수 있다. 평소에 우유를 잘 소화하지 못하는 사람은 우유에 감식초나 사과식초를 섞어 먹으면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도 있다.
음식을 만들 때 조미료의 역할 외에도 식초는 고기와 채소의 독을 없애줄 때도 사용된다. 그렇다면 식초는 누구에게나 좋은 것일까.
신맛은 수렴하는 작용이 있어 지나치게 땀을 많이 흘리거나 소변을 자주 보는 증상을 없애주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열을 체표면으로 내보내야 하는 사람이나 몸 안에 담음(몸 안의 수분이 탁해져 진하게 뭉친 것)이 정체돼 있는 사람이 장기 복용하는 것이 좋지 않다. 식초를 금기시해야 할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감기에 걸렸을 때다.
또한 식초는 산도가 높아 위염이나 위궤양이 있는 사람이 공복에 섭취하면 위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위가 약한 사람이나 공복
일 경우에는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건강전문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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