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밤중 불청객 ‘코골이’
한 밤중 불청객 ‘코골이’
  • 임지영 건강전문프리랜서 
  • 입력 2007-12-04 12:53
  • 승인 2007.12.04 12: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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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골이 남편 부부트러블 80% 넘어

기혼 남성의 절반가량이 습관적으로 코를 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들 남성 중 약 80% 이상이 배우자와 각방 생활을 경험할 정도로 부부관계에 심각한 영향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듯 코골이는 단지 시끄러운 정도의 ‘불편’에 그치지 않고 부부사이를 소원하게 만드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수면질환전문 예송이비인후과 수면센터(공동원장 박동선·이종우)의 서울 수도권 기혼 남성 628명을 대상으로 코골이와 수면실태를 조사한 결과, 조사대상의 37%(252명)가 항상 코를 고는 ‘심각한 코골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24.5%(167명)은 피로나 음주 등의 특정 상황에서만 코를 고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대상 남성의 61.5%가 매일 또는 때때로 코는 고는 셈이다.

습관적으로 코를 고는 만성 코골이 환자의 경우, 가장 문제가 되는 것으로는 부부트러블을 꼽았다. 그 중 코골이의 심각한 소음으로 부부싸움이나 각방을 경험했다는 응답이 86.1%(217명)로 가장 많았다.

또한 응답자 대부분이 부부의 성문제에도 심각한 문제를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성적 문제를 유발하는 원인으로는 ‘수면시간대가 달라 남편이 먼저 잠들어 부부관계가 어렵다’는 응답이 77.4%로 가장 많았으며, 뒤를 이어 ‘만성피로로 인한 관심 저하’가 41.7%, ‘발기부전 등 성기능에 문제가 생겼다’ 22.2%순으로 나타났다.

코골이는 기도의 일부분이 막혀있거나 좁아져 공기가 시원하게 통과하지 못하고 부드러운 구조물들을 진동시켜 일어난다.

이때 중상이 심한 코골이의 소음은 약 85db. 자동차 경음기 소리나 비행기가 활주로에 착륙할 때 나는 소리가 90db 정도다.

코끼리 울음소리처럼 귀에 울리는 소음은 배우자의 잠을 방해하고 부부관계에 심각한 트러블을 일으킬 만큼 심각하다.


코골이 소음, 자동차 경적과 맞먹어

수면센터 박동선 원장은 “코골이 문제로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들의 경우 대부분 심각한 부부관계의 문제를 호소한다” 며 “부부사이의 성문제 트러블은 코골이 환자들의 특성상 흔히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코골이는 극심한 피로감으로 인해 성에 대해 관심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성기능 저하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조사결과에서도 코골이의 부부간 성문제 유발이 실제 확인됐다.매일 코를 고는 만성중증 코골이의 경우 발기부전이 나타나는 것은 대부분 수면무호흡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수면무호흡은 상부 기도의 폐쇄 또는 허탈에 의해 잠자는 동안 숨이 반복적으로 정지하고, 이때 혈액의 산소포화도가 감소되면서 숨을 쉬기 위해 수면 중 깨어나는 일이 반복되는 수면질환이다.

이 증상이 계속되면 고혈압, 당뇨, 심혈관 질환 등 성인병 발병 위험률이 높아지고 발기부전 등의 성기능 저하를 일으킨다.

대체적으로 발기부전은 자신감 부족 등의 심인적(心因的) 요인과 신체적 요인에 의해 나타난다. 코골이의 경우는 이들 두 가지에 모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 발표된 미국 스탠퍼드대학 연구결과에 따르면 발기부전 환자 중 약 30%가 코골이 또는 수면무호흡증 등 수면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뿐 아니라 이스라엘에서도 25~65세의 수면무호흡증 성인 남성을 조사한 결과 이들 중 약 48%가 발기부전 등의 성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코골이와 수면무호흡 환자에게서 발기부전이 나타나는 원인으로는 △잠자는 동안 혈중 산소포화도가 떨어져 나타나는 신경계의 변화 △산화질소의 부족으로 산화질소의 혈관 방어기능에 영향 △합병증으로 인한 동맥경화증, 고혈압, 관상동맥질환의 영향 △수면무호흡으로 혈중 남성호르몬 수치가 떨어져 성기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매일 코골이가 반복되면 낮 동안 수시로 졸리고 무기력해지기 쉽다. 이로 인한 무기력증이나 만성피로 또한 성욕을 떨어뜨리는 한 원인이다.

이에 대해 수면센터 이종우 원장은 “국내에서 발기부전과 수면무호흡에 대한 연구가 정확하게 이뤄진 바는 없지만, 코골이나 수면무호흡 환자에게서 발기부전과 성욕감퇴 등의 문제를 느끼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남성 발기부전의 경우 렘수면(REM)에서 일어나는 야간음경발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 때문에 나타나는 발기부전을 검사하기 위해서는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렘수면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수면음경발기에 관여하는 것이 수면 중 나타나는 렘수면이기 때문이다.


발기부전 치료 전
수면장애 요인 제거를


렘이란 빠른 안구운동(rapid eye movement)을 말한다. 즉, 눈을 감고 있지만 마치 뭔가를 보고 있는 것처럼 눈이 움직인다.

렘수면은 낮 동안 뇌 속에 입력된 각종 정보들을 정리·분석하고, 기억력, 정신집중, 감정조절, 원활한 성관계 등에 꼭 필요하다.

렘수면 때 성적 흥분으로 남성 발기가 주로 일어난다. 여성도 클리토리스가 발기해 질 내의 혈류를 증가시키고, 자궁이 수축되는 현상을 보인다.

렘수면에서 일어나는 수면음경발기는 정상적인 신체 반응으로 페니스에 혈액을 보내고, 깨어있을 때 건전한 성생활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한 현상이다.

이때 코를 심하게 골거나 수면무호흡이 나타나는 경우 뇌가 각성돼 렘수면이 현저히 줄어들거나 나타나지 않으면 음경발기 현상이 일어나지 않게 된다.

또한 렘수면 저하가 반복되면 남성호르몬 분비도 줄어들어 혈중 남성호르몬 수치가 떨어진다. 따라서 렘수면에서 음경발기가 이뤄지면 실제 성관계에 있어서도 신체적인 문제는 없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심한 코골이가 있으면서 성적인 관심이나 성기능에 문제가 있다면 발기부전 치료에 앞서 수면 장애의 원인을 먼저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스탠퍼드대학 연구에 따르면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발기부전 환자 중 30%가 수면질환 치료만으로도 크게 호전됐다고 보고된 바 있다.

박 원장은 “렘수면에서 음경이 발기하는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수면장애는 야간음경발기가 되지 않는 원인일 수 있다”며 “발기부전 치료에 앞서 자신의 수면 패턴을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코골이 없애려면?
코골이 얕봤단 큰 코 다친다


지난해 미국의 한 여성이 남편의 코골이를 견디다 못해 잠자는 동안 펜으로 찌르고 아령으로 때려 고소를 당한 황당한 사건이 있었다. 이 여성은 심하게 코를 골며 자는 남편에 격분, 물을 끼얹는 등 남편을 깨우려 했으나 소용이 없자 두 차례에 걸쳐 펜으로 찔렀던 것. 하지만 펜에 찔린 남편이 다시 잠들자 이번엔 3파운드(1.4kg)짜리 아령으로 때려 남편에게 고소당한 것이다.

이렇듯 코를 고는 것은 가족이나 같은 방을 쓰는 사람들에게 심한 고통을 가져온다. 심지어 코 고는 자신도 수면 중 호흡이 중단돼 돌연사하기도 한다.30∼35세 남성의 35%, 여성의 5%가 습관적으로 코를 골며, 60세 이상 노년층에서는 남성 60%, 여성 40%로 나이가 들수록 많아지는 경향이다. 나이 들수록 심해지는 것은 입천정 뒤의 목젖부위가 노화로 늘어지기 때문이다.코골이가 심한 사람은 충분히 잤음에도 다음날 아침이 영 개운치 않고 머리가 무겁다. 또 무기력할 뿐만 아니라 낮에도 수시로 졸리다. 그러나 대부분 치료하기보다는 생리적 현상쯤으로 가볍게 여기기 일쑤다. 그래선 안 된다. 심할 경우 잠자는 동안 호흡이 중단되는 심각한 상황이 초래, 돌연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속적인 코골이는 방치하지 말고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 코골이는 왜 생기나

숨을 쉴 때 공기는 입안의 혀, 목젖, 편도 등의 부드러운 구조물들을 통과한다. 활동이 많은 낮에는 이들 구조물들을 근육이 잘 받쳐주기 때문에 공기가 수월하게 드나들 수 있다. 그러나 잠을 잘 때에는 근육의 긴장이 풀어지고 숨구멍이 좁아지게 된다.

이때 숨을 들이쉬면 공기가 시원하게 통과하지 못하고 부드러운 구조물들을 진동시켜 코 고는 소리가 나게 되는 것이다. 술을 마시거나 진정제나 수면제, 항히스타민제 등의 복용은 근육의 이완을 촉진시켜 코골이 증세를 더욱 심하게 만든다. 또 비염·축농증의 질환 때문에 호흡이 힘들거나, 목 근육과 편도가 큰 경우, 목젖이 길어진 경우, 아래턱이 유난히 작은 경우, 후두협착과 혹이 생긴 경우도 코골이를 일으키는 원인들이다.특히, 침실 밖까지 코고는 소리가 들리고 숨을 멈췄다가 다시 심한 코골이와 함께 숨을 내쉬는 상태가 불규칙적으로 계속되면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하고 의사의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10초 이상 호흡이 중단되는 상태가 시간당 5회 이상 혹은 하룻밤 동안 30회 이상 일어날 때를 말한다. 특히 고혈압과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은 혈압상승이 일어나 뇌경색이나 심장마비 등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 코골이는 어떤 영향을 끼치나

매일 코골이가 반복되면 집중력과 기억력이 떨어지고 두통과 함께 낮에는 심한 졸림·피로감을 느낀다. 또 주변 사람들로부터 따돌림 당하기 쉽고 학생의 경우는 학업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정도가 심할 경우 육체적·정신적 균형이 깨지면서 공격적 성향이 나타나고 갑작스런 불안, 우울 등 성격 변화가 일어난다.이뿐 아니다. 성욕도 떨어져 배우자의 은근한 눈길이 두렵기조차 한다. 실제 수면무호흡증 환자 중 28%가 성욕감퇴나 불기부전이 나타났다는 보고도 있다.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잠자는 동
안 30∼300회의 호흡 중단으로 혈액 속 산소농도가 정상보다 떨어지면서 무리한 심장박동이 생기기 쉽다.

도움말=예송이비인후과 수면센터

임지영 건강전문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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