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왜 막걸리나 파전이 생각날까?
비 오는 날, 왜 막걸리나 파전이 생각날까?
  • 전혜원 건강전문프리랜서 
  • 입력 2007-11-27 11:50
  • 승인 2007.11.27 1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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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경제학

날씨가 궂거나 비라도 쏟아지면 어릴 적 어머니가 끓여 주시던 수제비나 칼국수, 학창시절 친구들과 함께 학교 앞 분식집에서 라면이나 떡볶이, 우동 등 밀가루 음식의 추억이 떠오른다. 입안에 침이 괸다.

직장인들 또한 퇴근길에 맘 맞는 동료들과 해물파전 안주에 막걸리 한 잔 쭉 걸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왜 비오는 날엔 밀가루 음식이 유독 더 땡길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밀가루는 몸에서 열이 나고 답답한 증상을 없애며 갈증을 해소하는 역할을 해주기 때문에 비오는 날 먹으면 한낮 높은 습도와 열기로 지친 몸의 열기를 식혀주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날씨가 흐릴 때 찾아드는 ‘꿀꿀한’ 기분도 밀가루 음식으로 해소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비오는 날 밀가루 음식과 막걸리 등이 생각나는 데는 과학적인(?) 이유도 있다. 막걸리와 해물파전 등에는 단백질과 비타민B가 많이 함유돼 있다.

이 영양소가 비오는 날 처진 기분을 풀어주는데 큰 도움을 준다는 것.

사람의 감정을 조절하는 세로토닌의 주요 구성물질이 단백질 성분인 아미노산과 비타민B이기 때문이다.

실제 세로토닌은 기분은 물론 수면, 식욕 등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이고, 비타민B는‘피로회복 비타민’으로 불린다. 따라서 몸의 탄수화물 대사를 높여 일시적으로 기분을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다.

막걸리는 알코올 도수가 6% 정도로 낮고 단백질을 비롯한 비타민B와 이노시톨, 콜린 등이 풍부하고 새큼한 맛을 내는 유기산이 0.8% 가량 들어있어 갈증을 멎게 할 뿐 아니라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준다.

해물파전에 들어가는 조갯살과 굴, 달걀, 그리고 파는 단백질과 비타민이 풍부한 음식. 특히 파 특유의 냄새를 내는 황화아릴은 어패류의 비타민B1 흡수율을 높여 체내에서 지속적인 활성을 돕기 때문에 기분을 풀어주는 효과가 크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가을이나 겨울이면 일조량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어 사람들이 우울한 느낌을 가질 수 있다”며 “그때그때 필요한 영양소를 찾기 마련인 사람의 본능 때문에 비오는 날 탄수화물이 풍부한 음식을 찾는 것은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비가 오면 많은 사람들이 향수에 젖어, 아니면 ‘꿀꿀한’ 기분 때문에 밀가루 음식을 찾곤 한다.

그러나 이들 음식도 먹을 때 주의할 점이 있다. 한방에서는 밀가루는 찬 음식으로 분류하기 있다.

따라서 몸에 열이 많은 태음인이나 소양인은 비교적 잘 맞는 음식이라 볼 수 있지만 이와 반대의 체질인 소음인은 너무 자주 먹으면 안 된다. 평소 밀가루 음식을 체질적으로 꺼려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가볍게 파전에 막걸리 한 잔 하자는 직장 동료를 뿌리치기도 그렇고…. 난감하다. 그럴 땐 파나 마늘, 고추 같은 향신료와 김치, 양파 등 뿌리채소를 함께 먹으면 소화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이들 파나 마늘·고추는 몸의 열을 내는 대표적인 열성음식이기 때문에 열을 돋우고 몸까지 따뜻하게 할뿐 아니라 밀가루의 찬 기운을 눌러 상대적으로 속이 찬 사람도 밀가루 음식을 편안하게 소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전혜원 건강전문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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