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주 즐겨 찾는 것도 ‘건강적신호’
포도주 즐겨 찾는 것도 ‘건강적신호’
  • 김현 
  • 입력 2007-10-10 10:56
  • 승인 2007.10.10 1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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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위원장의 진짜 건강상태

남북정상회담 개최 3일째인 지난 4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이날 오후 노무현 대통령과 백화원 영빈관에서 환송만찬회를 가졌다. 이날 유독 김 위원장은 ‘건강이상’설과 관련한 국내외언론보도를 의식한 탓인지 항간에서 나돌던 심부전, 당뇨병 등의 병명에 대해 그 자리에서 부인했다. 하지만 북한 전문가들은 그가 이날 “매우 건강하다”는 발언은 하지 않아 여전히 ‘건강이상설’에 무게를 싣고 있는 분위기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일찍이 음주, 도박광으로 유명하다. 지난 4일 노무현 대통령을 환송한 만찬자리에 포도주 5병을 오찬 테이블에 놓았고, 그 가운데 한 병을 따 잔에 부었다. 김 위원장은 포도주 잔을 단숨에 비웠지만 노 대통령은 포도주를 조금 남긴 상태였다.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을 첫 보도한 매체는 일본 언론이었다.

그의 병명은 다름 아닌 심부전과 당뇨병이었다. 더욱이 최근에는 독일 의사가 북한을 방문, 심장병 연구에 심혈을 기울이면서 김 위원장이 심장병을 앓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 더욱 신빙성을 더했다. 하지만 그는 이날 환송만찬회 자리에서 노대통령과 담소를 나누던 중 “심장병이나 당뇨병과 같은 병은 없다”고 부인했다.

김일성대학을 졸업한 탈북자 주모씨는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국내외 언론에서 심부전이나 당뇨병 증상이 있어 보인다는 보도를 의식한 것 같다”며 “하지만 의학 전문의 등이 영상을 통해 본 김 위원장의 모습은 당뇨증세가 보이는 듯 부자연스럽게 걷고 있었다”고 말했다.

탈북자 주모씨는 또한 “김 위원장이 물론 10센티 이상의 높은 굽을 신고 있어서 걷기에 지장이 있을 수도 있다”고도 전했다.


오로지 포도주만 즐겨

김정일은 예전부터 음주를 즐겼다고 한다. 특히 일본 술을 자주 찾았고, 일본의 3대 맥주(아사히, 기린, 삿포로) 가운데 ‘삿포로’ 맥주를 주로 마셨다고 한다. 평소 맥주뿐만이 아니라 소주, 포도주, 브랜디, 위스키, 마오타이주 등을 선호했다는 것이다.

브랜디는 헤네시를 자주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일은 이 때문에 매제인 노동당 제1부부장 장성택과 ‘기쁨조’ 공연파티가 있을 때마다 폭음을 즐길 정도로 술독에 빠져 살았다는 얘기도 있다. 이로 인해 건강이 악화돼 간과 심장이 나빠졌다는 말도 들린다. 항간에 독일이나 소련 등 외국의사들이 자주 평양을 드나들었다는 얘기는 바로 김정일의 건강이 악화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 또한 사실이 아님이 드러났다. 최근 평양을 방문한 독일의 한 심장병 센터가 이를 전면 부인한 것이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김정일이 다른 술은 일절 삼가한 채 오로지 포도주만을 즐겨 마신다는 얘기가 들린다. 포도주 창고에는 1만병 이상의 포도주가 즐비해 있을 정도였다고 하니 과히 ‘포도주 중독’이라고 불릴만하다.


2000년 때와는 사뭇 달라

김정일 요리사로 세간에 알려진 후지모토 겐지의 저서 ‘김정일의 요리사’라는 일본책에는 “그는 프랑스에서 직수입된 포도주 ‘보르도’를 즐겨 마셨다”고 적혀있다.

일각에서는 이날 김 위원장과 노 대통령 환송 오찬만찬회 때 포도주가 나온 것이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는 말도 한다.

김정일은 이날 “당뇨병 등을 앓지는 않고 있다”고 부인하는 분위기였지만, 결코 건강한 모습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한국국방연구원 김태우 박사는 김정일의 ‘건강이상설’과 관련, “나도 이런 비슷한 증상이 있어 김 위원장 모습을 자세히 관찰했다”면서 “우선 당뇨증상이 오면 심장 및 손, 발에 이상증상이 나타나고, 심하면 괴사현상도 보인다. 또한 노화현상이 빨라진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이어 “지난 2000 남북정상회담 때 모습과 지금의 거동을 살펴봐도 많이 달라진 것을 알 수 있다”며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직감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정일은 그의 건강문제 등에 대해 국내외언론에서 큰 관심을 보였던 것과 관련, 태연한 웃음을 지어보이기는 했지만 정작 “나는 건강하다”는 표현은 명확히 하지 않았다는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김현  rogos0119@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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