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치만큼 거의 모든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는 또 다른 치과 질환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오랫동안 진행되고 진행 중에도 아무런 증상이 없다가 갑자기 돌이킬 수 없는 심각한 손상이 있은 후에 치과를 찾아오게 되는 병으로, 40세 이후 충치보다 빈번하게 치아를 상실하게 하는 질환이다.
이 질환은 전문용어로는 치주염이라 부르며, 치아 자체에 해를 끼치는 질환이 아니라 치아를 지지하고 있는 조직에 생기는 염증으로 인하여 생기는 질환으로, 일반적으로 풍치라고 부른다.
치주조직의 구성
이 치주조직은 어떻게 구성되고 있을까? 치주조직은 턱뼈(치조골), 잇몸(치은) 그리고 치주인대로 이루어져 있다.
치아 뿌리는 스프링과 같은 치주인대에 의해 치조골에 연결되어 대부분의 씹는 힘을 분산시키고 치주인대에 있는 세포에 의해 기계적 손상에 빠르게 적응을 할 수 있고 외부 생물학적 손상에도 재생할 수 있게 하는 치아를 유지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조직이다.
이 치주인대는 치아 뿌리면과 치아를 둘러싸고 있는 뼈에도 붙어 있다. 잇몸은 턱뼈를 덮고 있는 치아 둘레를 견고하게 싸고 있다.
잇몸은 우리가 입안에서 볼 수 있는 치아 지지조직의 일부분이다. 여기서 질환(치은염)이 시작되는데, 질환이 심화되어 지지조직으로 점점 깊게 퍼져 나가면 치주인대가 파괴되고 치아를 싸고 있는 치조골도 파괴된다. 이를 바로 치주병이라고 하고 이때치아가 흔들리기 시작한다.
그렇다면 건강한 잇몸은 어떻게 보일까? 건강한 잇몸은 약간 흐린 홍조를 띠고 딱딱하고 실제 좀 세밀하게 보면, 감귤껍질과 같은 질감의 표면을 가지고 있고 쉽게 피가 나지 않는다. 염증이 있는, 즉 치은염이 걸려 있는 잇몸은 붉게 보이고 부어 있고 반짝거리기도 합니다.
염증은 대개 치아사이의 잇몸에서 시작하여 혀 쪽과 입술 쪽으로 확대된다. 염증이 걸린 잇몸은 쉽게 피가 나며 특히, 칫솔질을 할 때 피가 나고 아프다.
치주질환의 원인
원인으로는 한가지만으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없으며, 복합적인 원인으로 인한 만성 질환이다.
치아 표면에 부착하여 계속적으로 형성되는 세균성 피막이 있다. 이러한 세균성 피막을 프라그라고 부르며, 프라그가 치아면에 생겨 이 프라그에서 독성물질이 잇몸으로 스며든다. 그래서 이 프라그가 잇몸 주위로 계속 성장하고 치아와 잇몸사이의 틈(crevice)사이로 확대되어 염증을 일으키는 것이다. 이 염증은 병적이라고 할 수 없고 이러한 세균막내의 프라그로 밝혀졌다.
이 세균 피막인 프라그의 성장에 기여하는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질환이 더 촉진될 수 있다.
음식 또한 큰 요인이다. 부드럽고 진득진득한 탄수화물 종류의 음식은 치아에 붙어 세균들이 세균막 형성 즉 프라그 형성을 용이하게 한다. 설탕 성분을 가진 음식과 음료수 또한 같은 효과를 가진다. 전신질환, 그리고 세균에 저항하는 면역에 문제가 있는 여러 질환 또한 치주조직에 손상을 준다. 임신 또한 호르몬의 균형파괴로 인하여 잇몸에 영향을 준다.
치주질환의 진행과정
입안에서 프라그는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이 프라그의 제거는 치주병 치료의 모든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세균막인 프라그는 치아와 비슷한 색깔을 가지고 있어 맨눈으로는 알 수가 없다.
부드럽지만, 화학적으로는 아주 안정된 피막으로 덮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대부분의 양치약물은 어느 정도 두께의 프라그에는 거의 작용을 하지 못한다. 오직 기계적으로 이 피막이 와해되어야 화학적으로 제거된다.
그래서 염색제로 발라 그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이 제거되지 않으면 광물화가 되어 굳어진다. 이를 치석이라 부른다.
이 치석 위에 새로운 프라그가 거친 치석표면에 부착되어 염증이 더더욱 악화된다. 이러한 염증으로 잇몸이 붓게 되고 치아에서 떨어져 벌어지게 된다. 치아와 잇몸사이에 틈은 점점 깊게 되어 치주낭이라는 고름주머니가 된다.
이 치주낭에는 세균이 서식하는 환경이 완전히 다르게 변한다. 이 환경에서는 사람 몸 속의 혈장과 비슷한 풍부한 단백성분으로 인하여 협기성 세균이 증식하기 좋다.
실제 치주조직에 치명적인 손상을 주는 것은 이 종류의 협기성세균인 것으로 현대치의학에서 밝혀졌다. 염증과 협기성 세균의 독성물질로 인하여 치주인대는 파괴되고 치조골 또한 녹아 없어진다.
이러한 과정이 계속되면 치주낭에 프라그는 검은 색깔의 치석으로 치아 뿌리면에 붙어 협기성 세균의 증식환경을 조장하게 된다. 그래서 치주치료 즉 이 치주낭내 치석과 프라그의 제거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치주낭은 점점 깊어져 치아를 싸고 있는 치조골이 계속 파괴되어 결국 치아가 지지를 받지 못하여 흔들리며 결국 빠지게 되는 것이다.
치주질환의 진단
치주염은 전형적인 만성질환으로 상당한 시간 서서히 진행되고 증상을 거의 알 수가 없다. 그러나 실제 세밀한 주의를 하면 알 수가 있다. 다음과 같은 증상이 있다면 치주병에 대한 주의를 해야 한다.
1. 잇몸이 아프다.
2. 잇몸에서 피가 난다.
3. 잇몸이 내려앉아 있고 치아가 전에 비해 길게 보인다.
4. 몇몇 치아가 움직이고 치아사이에 틈이 보인다.
5. 많은 치석이 있는 것 같다.
6. 치아가 좀 흔들린다.
7. 입안에서 냄새가 나고 입맛이 나쁘다.
이러한 자가증상이 있다면 치과에서 잇몸상태에 대한 검사를 받고 방사선 사진 상으로 손상된 정도를 확인하여야 한다.
치주질환의 치료
이 치주병을 치료할 수 있을까? 대답은 ‘예’다.
치과의사와 치과위생사들은 이 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하는데 많은 시간을 들이고 있다. 치료를 일찍 시작하면 할수록 보다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프라그가 그 원인이기 때문에 치아면에서 이 프라그 및 치석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필요하고 정기적으로 제거되어야 한다.
치과병원에서 하는 일은 깊은 치주낭내 치석 제거에 주력한다. 이를 스케일링과 치근 활택술이라고 한다. 잇몸수술 또한 치석의 제거를 좀더 확실하게 하기 위한 술식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수술은 결코 병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며 환자들이 칫솔질을 도와주기 위한 치료의 일부분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치과 병원에서의 잇몸 치료는 칫솔질로는 치주낭내 프라그 제거가 어렵기 때문에 시행하는 것이다.
치과에서의 치료는 어떻게 보면 치료의 주가 아닌 부가적인 치료라고 할 수 있다. 즉 치주낭의 프라그를 제거하여 칫솔질이 효과적으로 되도록 하기 위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부가적인 치료인 것이다. 그러므로 칫솔질은 치료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며, 치과질환의 대부분을 예방,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며, 가장 경제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치주질환 환자의 대부분 치아에서는 치아 사이의 프라그 제거가 보통의 칫솔질로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치간치솔과 같은 칫솔이 필요하게 된다. 또한 어금니부분은 실제 보통 칫솔로는 접근하기 힘들어 프라그 제거가 칫솔질 후에도 남아 있고 실제 프라그 형성 속도 또한 빠르다. 이를 위해 특별하게 고안된 단일 묶음 칫솔(end-tufted brush)들이 매일 칫솔질에 포함되어야 한다. 이와 같은 칫솔질들은 자가 위생관리하며 치아를 평생 유지하려 한다면, 평생 시행해야 할 필수적인 습관이다.
치은염인 경우에서 정확한 칫솔질로 100%치유 가능하다. 치주병에서는 골 파괴가 되면 재생이 되지 않아 불가능하지만 질환의 진행을 중단시켜, 흔들리는 치아도 단단하게 된다.
치과에서의 치료는 약 3 내지 4번 정도의 내원으로 치료가 대개 끝나며, 2개월정도 후 치료결과의 평가로 치료의 성공여부를 판단한다. 부분적으로 손상이 심한 부위는 또 한 번의 반복적인 치료로 진행된다. 이러한 치료과정에서는 칫솔질의 자가 위생이 치료 성공에 절대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조민성 jms@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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