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바람에 명풍(明風) 잠들까
가을 바람에 명풍(明風) 잠들까
  • 김승현 
  • 입력 2007-10-02 11:04
  • 승인 2007.10.02 1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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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10월 위기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MB)의 고공행진은 계속 이어질 것인가. 정치권 인사들은 이번 10월이 그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본다. 민주당 당직자는 “지난 2002년 대선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기자들이 상상하지 못할 놀라운 일이 생길 것”이라며 막판 역전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한나라당 이 후보측 관계자도 승리 가능성에 대해선 낙관적인 입장을 표하면서도 “그래도 결과적으로는 박빙에 가깝게 가지 않겠느냐”며 “범여권이 결국은 후보 단일화를 이뤄낼 것을 염두에 두고 대응책을 마련중이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 확산되고 있는 ‘MB 10월 위기설’을 추적했다.


7부 능선은 넘었지만 아직도 넘어야 할 산들이 첩첩산중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50% 대 이상의 지지율을 보이며 순항중인 이 후보 캠프 관계자들은 여전히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직장 남성들을 대상으로 한 파격적인 정책 마련 등 이목을 집중시킬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MB측 핵심 인사는 “추석을 앞두고 범여권이 대형 폭탄을 준비중이라고 해서 조마 조마했는데 그냥 조용히 넘어가더라”며 “아무래도 10월 이후를 그 적기로 판단한 듯 싶다”고 말했다.


“MB는 의혹투성이”

실제로 통합신당 등 범여권에선 이 후보에 대한 TF를 구성하는 등 MB를 겨냥한 첩보 수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전언이다. 시기를 9월에서 10월로 다소 늦춘 데에는 당내 경선도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통합신당은 이 달 국정감사 개시와 함께 이 후보를 향해 집중 포화를 퍼부을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관계자는 이와 관련 “당내 후보가 결정나더라도 이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지지 않는 이상 격차를 좁히는 것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며 “국감에서 기회를 놓치면 이후에는 더욱 힘들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통합신당은 이미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상임위별로 비리 의혹들을 정리하며 물증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김효석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 “이 후보는 의혹 덩어리다. 역대 대선후보 중 이렇게 의혹이 많은 사람은 처음”이라고 의지를 불태웠다.

선병렬 의원도 도곡동 땅과 홍은프레닝, BBK 주가조작 의혹 사건, 위장전입 문제 등을 열거하며 그 전조를 알렸다. 일각에서는 이 후보의 해외 부동산이나 알려지지 않은 가족 의혹 문제 등 ‘히든 카드’도 회자되고 있다.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통한 ‘신북풍’도 이 후보가 넘어서야 할 장애물 중 하나다. 한나라당은 지난해부터 이에 대한 우려를 심심치 않게 제기해 왔다.

남북문제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북한도 이 후보의 당선 이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정상회담 정례화 등이 문서화 된다면 이 후보도 무조건 거부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측은 또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반 한나라당 전선을 결집시키려는 의도로 보고 이에 대한 경계도 늦추지 않고 있다. 이 후보가 북한의 개혁, 개방과 관련 다양한 프로젝트를 제시하는 것도 ‘반통일세력’으로 치부되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내부 권력싸움도‘변수’

이 후보의 순항을 위해선 내부 문단속도 주요 변수다.

선대위가 본격적으로 채비를 갖추면서 그룹간 권력 다툼 양상도 일부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캠프 내 좌장으로 불리는 이재오 최고위원 그룹은 온건파들과 미묘한 긴장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뜨거운 뇌관’으로 불린다.

이 달 들어 활동을 재개한 박근혜 전대표와 친박 진영의 적극적인 협조도 이 후보의 승승장구를 위해선 절실하다. 박 전대표가 ‘경선 승복’ 의사를 여러 차례 재확인했지만 내년 총선이 기다리고 있다는 점에서 친박 진영의 반격 가능성을 완전 배제할 수는 없다.

통합신당의 고위 관계자는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명풍도 힘을 잃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반면 이 후보측은 다양한 대응 로드맵을 준비하며 ‘대세론’에 확실한 방점을 찍을 태세다.

이 후보의 고공 행진이 12월 19일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10월은 그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일차적인 가늠대가 될 전망이다.


김승현  okkdoll@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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