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기로’ 놓인 쌍용차, 해고자 복직 완료했지만…유동성 문제 ‘심각’ 
‘생사기로’ 놓인 쌍용차, 해고자 복직 완료했지만…유동성 문제 ‘심각’ 
  • 이창환 기자
  • 입력 2020-05-06 10:29
  • 승인 2020.05.06 10: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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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비핵심 자산 매각 나섰지만, 차입금 문제 앞 발 동동
쌍용자동차가 2009년 해고자들의 전원복직을 마무리했으나, 유동성 문제와 코로나19가 겹치면서 생사의 기로에 놓였다. [쌍용자동차]
쌍용자동차가 2009년 해고자들의 전원복직을 마무리했으나, 유동성 문제와 코로나19가 겹치면서 생사의 기로에 놓였다. [쌍용자동차]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2009년 경영난 속에서 실직당한 쌍용자동차 해고자들이 모두 돌아왔다. 11년간의 우여곡절을 뒤로하고 올해부터 정상적인 출근을 예고했으나,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유동성 문제 속에서 쌍용차는 다시 한 번 위기를 맞게 됐다. 대주주 마힌드라마저 심각한 경영난에 돌입하면서 약속했던 5000억 원 규모의 지원에 나서지 못해 쌍용차가 생사의 기로에 놓였다.

6일 업계에 따르면 2009년 해고를 당했던 쌍용자동차 근로자 가운데 마지막 남은 35명(개인 사정 등 12명 제외)이 지난 4일부터 출근을 시작했다. 긴 시간 갈등과 대립을 이어오며 이날의 복직만을 기다려 온 보람을 느낄 틈도 없이 쌍용차가 당면한 현실을 함께 직면하게 됐다. 

지난달 초 쌍용차 대주주 마힌드라 앤 마힌드라(마힌드라)는 쌍용차에 투자하기로 했던 2300억 원의 투입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아울러 연초에 계획된 5000억 원의 지원금 마련은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마힌드라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인도 내 확산이 증폭되며 인도정부가 내린 봉쇄령에 따라 완성차 및 관련 부품공장들이 셧다운에 들어가자 긴급 이사회를 열고 쌍용차 지원 계획을 취소한다며, 일회성의 단기 지원금 400억 원만 내놨다. 

아울러 마힌드라 측은 쌍용차에 “스스로 대체 자금원을 찾으라”고 당부하기까지 하면서, 업계에서는 스스로도 경영 위기를 겪고 있는 마힌드라로부터의 쌍용차에 대한 지원이 당분간은 힘들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당장 코로나19가 조금 가라앉는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인도 자동차 시장 자체가 경기둔화에 따른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마힌드라의 위기 극복 시기조차 가늠할 수 없다. 

적자 늘어가고, 방안 마련 쉽지 않아

이런 가운데 2017년부터 시작된 쌍용차의 적자가 올해 1분기까지 12분기 연속 이어지면서 회생 가능성에 의구심을 품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쌍용차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 손실은 2819억 원으로 전년 641억 원 대비 약 440%나 확대 됐다. 

당장 산업은행의 단기 차입금 900억 원이 오는 7월이면 만기가 되지만, 2개월여를 앞둔 상황에서 쌍용차로서는 이를 막을 뾰족한 방안 마련이 힘들다. 더욱이 쌍용차가 올해 안에 갚아야 하는 총 차입금은 2500억 원이 넘는다.  

지분 하나 보유하고 있지 않은 산업은행이 명목 없이 만기일을 늦춰주기도 힘들지만, 만에 하나 연장을 한다하더라도 보유한 1900억 원에 달하는 채권을 모두 다 미룰 수도 없고 이것만으로 쌍용차 문제가 일단락되기도 힘들다. 

더욱이 정부의 자동차 업계에 대한 지원이 시작되더라도 가작 적은 인원이 근무하고 있는 쌍용차에 떨어질 지원금의 비율을 예상해보면 지금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마힌드라가 언급한 대체 자금원을 찾기 위해 쌍용차는 이달 자사 제품의 10% 할인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실시하고, 부산물류센터 등 비핵심 자산에 대한 매각 추진 등 다각도로 방법 모색에 나섰지만, 코로나19에 발목 잡힌 쌍용차는 발만 동동 굴리고 있다. 
 

이창환 기자 shine@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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