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물 먹고 MB는 ‘눈웃음’
청와대 물 먹고 MB는 ‘눈웃음’
  • 김승현 
  • 입력 2007-09-18 14:08
  • 승인 2007.09.18 1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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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손익계산서-

신정아 후폭풍에 정치권도 휘청하고 있다. 범여권 대선 주자들은 참담한 흥행 실패에 아연실색하고 있고 노무현 대통령과 청와대도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신정아씨 사건은 범여권과 한나라당의 표정을 극명하게 엇갈리게 만들고 있다. 당초 경선 정국을 통해 이명박 후보를 집중 공략하려던 민주신당 후보들도 계획에 대폭 수정을 가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정국을 깊은 혼돈으로 몰아넣고 있는 신씨 사건과 관련, 정치권의 손익계산서를 뽑아봤다.


“도움은 되지 못할 망정, 방해는 말아야지…”.

신씨 사건을 바라보는 범여권의 심정은 참담함 그 자체다. 그나마 참여정부의 자랑으로 삼던 도덕성마저 더 이상은 내세우지 못하게 됐다.

범여권의 한 인사는 “그래도 노 대통령이 마지막까지 붙들고 있던 게 측근 비리가 없다는 것이었다”면서 “마지막 남은 기둥까지 흔들리게 됐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그 동안 노 대통령을 고정적으로 지지했던 층에서도 이번 사태를 놓고 이탈이 늘어날 것이라는 게 그의 말.

이 때문에 10월초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대선 정국에 개입하려고 했던 노 대통령의 구상도 어려움에 직면하게 됐다.


‘신정아 게이트’ 규정

청와대와 함께 범여권의 고민도 깊기만 하다. 노 대통령과 분명한 선을 긋는다고는 했지만 당내 경선부터 흥행에 실패해 주름이 늘어만 가고 있다. 대선이
불과 3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한창 추격할 시기에 대형 악재가 튀어나온 것이다.

이미 신당 국민경선이 국민들 관심사 밖으로 밀려난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터져나오고 있다. 당 관계자는 “경선 룰 확정도 극적이었고 완전 국민경선에 모바일 투표까지 흥행 요소가 많았는데 모두 다 묻혔다”며 “이런 상태로 가면 후보가 뽑힌다 하더라도 지지율 상승에 애를 먹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경선 막판 노 대통령의 후원을 내심 바라던 친노 성향 후보들은 청와대에 대한 지지 기대를 접어야 할 지도 모르는 상황이어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신씨와의 관계에 대해 의혹을 받고 있는 이해찬 전총리는 엎친데 덮친격으로 내우외환에 직면해 있다.

이에 반해 한나라당은 정윤재씨 문제에 이은 호재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다. 이번 사건의 몸통을 변양윤 전청와대 정책실장 이상의 고위급 인사로 거명하며 ‘신정아 게이트’ 공세 강도를 높여나가고 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변 전실장과 신씨 사이의 개인적 인간관계로 몰아가는 것은 옳지 않다”며 “변 전실장보다 높은 차원의 권력 실세가 있지 않으면 이런 비상식적 특혜는 있을 수 없다”고 일침했다.

이명박 후보측도 신당 경선 과정에서 제기될 폭로들이 시기를 뒤로 미룰 가능성이 높아 한결 여유로운 모습이다. 범여권이 당분간은 상황 수습에 전력할 것으로 보여 당장의 걱정은 덜었다는게 관계자의 말.


대선 정국 변수로

신씨 사건은 여러 정황으로 볼 때 당분간 수그러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신씨가 청와대 인테리어 작업에 개입했으며 노 대통령이 퇴임 이후 머물 저택용 작품 수집에도 관여했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변 전실장의 이력을 거론하며 특혜 비리 의혹이 제기되기도 한다.

임기말 권력 비리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신씨 후폭풍이 대선 정국의 물줄기를 얼마나 돌려놓을지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승현  okkdoll@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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