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삼촌의 죽음이 의사의 길 가게 돼
소박·성실한 자세로 환자돌봐 인기
“하느님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손이 되고 싶군요.”
깊은 신앙심을 간직한 채 환자들을 치료하는 대장항문 ‘기쁨병원’의 강윤식 원장.
아스팔트를 식혀주던 시원한 비가 오던 날, 비처럼 시원시원한 기쁨병원의 강 원장을 만날 수 있었다. 병원 지하에 마련된 예배당에서 시작된 인터뷰는 근엄하면서도 재치가 있어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인터뷰 동안 기독교를 표방하면서 남들보다 앞서가는 병원을 만들어 새로운 모델을 선보이겠다던 그의 확고한 의지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나도 될 수 있을까?’ 로 시작된 의사의 꿈
기자가 평소 의사들을 만나면 가장 궁금한 점은 바로 의사가 된 계기다. 왜 힘든 의사의 길을 택했는지 대단한 계기가 있을 것만 같기 때문. 강 원장에게도 여지없이 그 질문을 던졌다. 그렇게 시작된 질문에 강 원장은 대단한 계기는 없었다며 미소를 지었지만 깊은 속내에는 그가 의사가 될 수밖에 없었던 필연 같은 기운이 느껴졌다. 강 원장의 외삼촌과 외숙모는 의사부부로 평소 강 원장이 존경하던 분들이었다. 강 원장이 중학생 시절 팔을 다쳐 외숙모의 병원에 입원하여 바쁘게 돌아가던 병원을 보면서 ‘나도 의사가 될 수 있을까?’라는 막연한 생각을 했다. 그로부터 얼마 뒤 삼촌이 돌아가셨다. 평소 존경하던 삼촌의 죽음으로 그는 의사로서의 꿈을 더욱 키우게 됐다. 중학교 졸업 후 경북고에 진학하여 의사로서의 꿈에 한발씩 다가서게 된 그는 서울대 의대에 합격하여 여러 갈림길 중에 외과전문의의 길을 선택하게 된다. 외과는 고생이 심한 학과로 알려져 있었지만 의사로서 보람을 더 중히 여겼던 강 원장에게 응급수술이 더 많고 공부할 부분이 많다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무모한 도전 ‘전문병원 역사 쓰다’
대학 졸업 후 개인병원을 개원한 강 원장은 한계에 부딪친다. 환자의 생사를 다투는 응급수술을 학생 때는 경험했지만 오히려 개원의가 된 뒤는 의사로서의 꿈을 펼치기가 어려웠다. 부푼 기대로 개원을 했지만 종합병원과 대학병원에 밀렸던 것. 이대로 그럭저럭 의사로서 사느냐, 무모한 도전을 해서라도 외과의사로서 보람을 찾느냐, 강 원장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하지만 큰 갈등은 없었다. 그만큼 강 원장은 의사로서의 명성보다는 보람을 중히 여기는 사람이었고 그의 젊은 피를 말릴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강 원장은 후배 둘과 함께 대장항문전문병원인 서울외과를 개원하게 된다. 이때만 해도 전문병원은 낯선 단어였다. 사람들은 그의 뒤에서 ‘외과과목을 전부 진료해도 모자랄 판에 대장항문만 전문적으로 하면 경제적으로 뒷받침 되지 않는다.’, ‘혼자 개원해도 시원찮은 판에 후배들까지 끌어들여 개원을 하면 망하는 지름길이다’ 라면서 손가락질을 했다. 하지만 강원장의 생각은 확고했다. 한 분야에 집중을 하면 그 방면에 대해 연구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될 수 있다는 그의 꿈을 누구도 말릴 수는 없었다.
30대 성공한 병원장 하지만 늦게 찾아 온 허무함
그의 무모한 도전은 큰 성공을 거두게 되었다. 전국 각지에서 환자들이 몰리기 시작한다. 병원이 한창 주가를 올리던 그때 그의 나이는 불과 35세. 성공한 병원의 원장으로서 명성과 부를 얻었지만 그는 성공 뒤의 허무함을 느낀다. 평소 절실한 기독교인으로 살아온 강 원장은 “젊었을 때는 성취와 성공을 위해 산다. 하지만 그것으로 마무리되는 인생은 비극적이다. 죽을 때 후회 없는 삶은 성공을 추구했던 삶이 아니라 의미와 가치를 추구하며 살아온 삶이다”라는 목사님의 설교말씀으로 자신의 허무함의 원인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숨 가쁘게 달려온 세월을 뒤돌아보며 의미와 가치를 추구하는 삶을 살피기 시작한다.
“인생은 축구와 같아요. 전반전에 성취를 위해 뛰었다면 하프타임 때는 전반전의 게임을 뒤돌아보고 후반전을 위해 방향을 제시해야죠. 제 인생에서 하프타임은 전반전의 성공을 축하하면서 후반전의 삶을 위해 방향을 전환하는 시간이었어요. 그래도 의사가운을 입고 있으니 의사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방향을 전환했죠.”
그는 새로운 인생을 위해 서울외과의 원장이라는 타이틀을 접어두고 새로운 병원을 개원하게 된다.
성공은 “사랑과 믿음이 충만한 병원을 만드는 것”
강원장의 꿈은 대단하다. 그러나 참 소박하다. 99년에 문을 연 대장항문 전문병원인 기쁨병원을 사랑과 믿음이 충만한 병원으로 만들고자 하는 목표가 그것이다.
“기독교를 표방했는데 대충대충 이류병원으로 남으면 안 되겠죠. 남들보다 앞서가는 병원으로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 싶어요. 기쁨병원을 개원한 것이 바로 그 이유예요. 경영적 측면의 성공이 아니라 신앙적으로 바르게, 하느님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의사가 되는 것. 또한 우리 병원을 통해서 환자들에게도 하느님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문의전화 : 570-1234>
강윤식 원장과 알아보는 대장암 예방법
관심만 있다면 대장암은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는 암
최근 탤런트 김승환이 대장암을 극복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와 대장암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대장암은 동물성 지방과 육류를 많이 섭취하고 섬유질 식품을 적게 섭취하는 식습관과 환경, 유전적 요인 등이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대장 용종이나 궤양성대장염 등을 치료하지 않으면 대장암으로 진행될 수 있다. 약 70~90%의 대장암이 선종성 용종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용종은 대장내시경검사를 통하여 치료가 가능하다.
즉 대장암은 관심만 있다면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는 암이다. 용종은 사마귀처럼 대장에 붙어있는데 이 용종을 제거하면 대장암 발생요인이 거의 제거되는 셈이다. 대장내시경 검사는 매우 고통스러운 검사라고 알려져 있는데 경험 많은 시술자의 숙련된 시술과 수면내시경의 도움을 받는다면 통증 없는 검사를 받을 수 있다. 강 원장은 배변습관의 변화와 변의 굵기 등의 변화를 가볍게 여기지 말고 복통과 소화불량, 복부팽만 등의 증상이 있다면 바로 전문의를 찾아가야 한다고 당부한다.
클릭닉뉴스 임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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