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몸은 극단적으로 단순화해보면 세가지 대롱으로 돼 있다. 가장 긴 대롱은 입으로부터 식도·위·소장·대장을 거쳐서 항문에 이르기까지 몸을 세로로 통과하는 소화기의 대롱으로서,생체에 필요한 영양물을 섭취한다. 다음은 역시 입과 코로부터의 가느다란 대롱이니,폐로 이어지는 호흡기 대롱으로서,에너지의 연소에 필요한 산소를 세포 전체에 공급한다.그리고 세번째는 몸의 아래쪽에 있는 비뇨·생식기 대롱이니,노폐물을 내보내고,자손을 낳기 위해서 필요한 기관이다. 그런데 암 전체의 약85%가 이 세가지 대롱 주위에 생기며,특히 소화기와 호흡기 두 대롱이 전체의 약80%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그 대롱에서의 출혈을 조심하면,암이 커지기 전에 발견되기 쉽다.소화기암은 혈변에서 발견되는 수가 많으며,가래에 피가 섞이면 폐암이 의심되고,소변에 피가 섞이면 신장이나 방광의 암이 의심스럽다. 여성은 성기에서의 이상출혈이 자궁암의 징후인 수가 많다. 이처럼 여러 장기에서의 출혈이 암의 중요 신호인 것이다. 반대로,꽤 큰 암이라도 출혈이 전혀 없는 경우도 있으니,암 진단의 어려움 중의 하나다. 정밀검사를 해서 출혈의 원인이 발견되지 않더라도,암이 아니라고 판단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암 검사는 일종의 확률의 세계다. 암이 의심되는 증상이 보일 때,몇번인가 검사를 해봐서 출혈이 없다고 확인되면,암일 가능성은 그만큼 낮아진다.그밖의 각종 검사를 종합해볼수록 진단은 진실에 가까워진다. 암 경험이 있는 사람 중에는,정기적으로 검진하러 오는 이외에도,해마다 온몸검사를 받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앞으로의 시대에는,건강관리에 관해서 이런 개인적인 대응이 인생의 명암을 가르는 수가 많아질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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