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나 잡곡을 정백하는 기술이 개발됨에 따라, 섬유성분은 식탁에서 사라져 갔다. 그 결과 여러 성인병과 대장암이 유행하게 되었다. 섬유를 섭취하는 분량과 성인병이나 대장암의 발생률 사이에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이 수많은 의학적 통계에서 증명되어 있다. 섬유는 본래 소화되지 않고 배설되는 것으로만 알려져, 에너지원이나 근육으로는 되지 못하는 무용지물로 천시되어 왔다. 그런데 장 속에 살고 있는 미생물의 작용으로, 그 동물의 몸에 여러가지 이로운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사람의 장 속에는 수많은 미생물이 살고 있다.
대장의 내용물을 꺼내어 현미경으로 보면, 내용물 1g중에 1,000억개 이상의 세균이 있다. 세균의 크기는 대개 1마이크론(1mm의 1,000분의 1) 정도니까, 환산하면 대장의 내용물 즉,변의 3분의 1 내지 4분의 1 정도는 세균인 셈이다. 결국 우리의 변은 세균과 음식물 찌꺼기로 돼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섬유는 장 속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을 해독하는 작용을 하고 있다. 다시 말해 암이나 성인병의 원인을 제거하고 있는 셈이다.
그 작용을 분석해보면 다음과 같다.①음식물의 장 속의 통과시간을 단축시킨다. 변이 장 속에서 오래 머물게 되면, 수많은 세균이 무성해져서 유해물질이 불어난다. 그리하여 장의 점막은 장시간 유해물질에 접촉하게 되니, 그 유해물질의 일부가 장에서 흡수되어, 암이나 성인병 발생을 촉진시킨다.②유해물질을 희석시킨다. 섬유에는 물을 머금는 성질이 있으니 장 속의 수분이 많아져서 유해물질의 농도가 묽어진다.③유해물질의 체내 흡수를 막는다. 섬유는 유해물질을 받아들여, 그것이 체내로 흡수되는 것을 방해한다. 예컨대 콜레스테롤이나 담즙산을 흡수하여, 장 벽으로 흡수되는 것을 막아주니, 체내의 콜레스테롤을 덜어주는 작용도 한다. 또한 섬유가 담즙산을 흡수하여 재빨리 몸 밖으로 배설하니, 암이 될 위험성이 그만큼 적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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