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같은 체온을 유지하라
사람은 항온 동물이다. 때문에 주위 온도와 관계없이 일정한 체온을 유지한다. 다시 말해 ‘땀이 나는 것’은 인체가 가지고 있는 체온을 조절하는 기능 중 하나로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체내에서 생산된 열을 방출하는 기능 중 하나인 셈이다. 대체적으로 열을 방출하는 방법은 3가지인데 복사, 대류, 수증기증발 등이 그것이다. 대류란 피부온도가 주위 공기 온도보다 높으면 열이 공기 쪽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말하는 것으로 선풍기를 틀면 대류가 보다 활발해져 더욱 시원하게 느끼게 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반면 수증기 증발로 물이 증발되면서 몸의 열을 빼앗아가는 것을 의미하며, 이 과정에서 체온이 조절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땀을 흘리지 않아도 피부나 호흡기 등을 통해 하루 O.6리터 정도의 수분이 증발시킨다. 하지만 보다 능동적으로 열을 방출할 필요성이 있으면 땀을 만들어 증발시킨다. 피부표면으로 흘러내린 땀이 마르면서 몸의 열을 빼앗아 가므로 체온을 떨어뜨리는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무더운 여름날엔 주위의 온도가 많이 올라가므로 체온이 같이 상승하게 되는데, 이를 막기 위해 땀이 배출된다. 특히 주변온도가 34도를 넘어가면 열방출은 거의 땀으로만 이뤄진다. 사우나에 들어갔을 때, 온 몸이 땀으로 뒤덮이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더위가 너무 심하게 되면 땀을 통한 체온 조절이 불가능해져 쓰러지기도 한다.
허약체질은 땀을 많이 흘린다?
재미있는 사실은 땀을 흘릴 때 땀이 증발되지 않고 방울, 방울 떨어지면 열 방출이 안 된다는 점이다. 땀을 흘렸을 때 선풍기 바람을 쐬면 무척 시원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대류도 잘되면서 땀이 방울방울 떨어지지 않고 증발하면서 몸의 열을 보다 빨리 빼앗아 가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원리로 습도가 높은 한여름에는 땀을 흘리는데도 후덥지근한 느낌을 받으며, 건조한 때에는 땀이 빨리 증발되므로 시원한 느낌을 받게 된다. 우리의 피부에는 약 200만에서 500만 개 정도의 땀샘이 있다. 땀샘은 포유동물에만 있는 것으로 특히 인간에게 많다.
인간의 땀샘은 손바닥과 발바닥에 집중돼 있어 손에 땀을 흘리는 이들이 상당히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땀은 더울 때만 나는 것이 아니다. 땀샘을 자극하는 신경(즉 교감신경)이 다른 원인으로 자극 받아도 날 수 있다. 긴장하거나 흥분하면 교감신경이 자극을 받아 땀이 나게 된다. 이때는 덥지도 않은데 땀이 나므로 오히려 서늘하거나 춥게 느껴져 ‘식은땀’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자신이 땀을 많이 흘린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혹시 땀을 많이 흘리는 것이 몸이 허약하거나 어떤 질병을 동반한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하기도 한다. 질병이 아니어도 식사를 하거나 운동을 해서 체내의 온도가 높아지면 땀이 나게 되어있으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병때문에 흐르는 땀은 조심
그러나 병으로 인해 땀을 흘리는 경우도 있다. 병적으로 땀이 많아지는 질병은 주로 호르몬 작용이나 감염 등으로 열 생산이 많아지는 경우다. 고열을 동반한 질환, 감염성 질환, 갑상선 기능항진 등이 그 예. 갑상선 기능 항진증은 몸속의 신진대사가 빨라지는 병으로 몸이 떨리고, 맥박이 빨라지고 체중이 감소하면서 더위를 참지 못하는 증상을 동반한다.감염성 질환 중 결핵은 고열이 아닌 미열과 함께 밤에 식은땀을 흘리기도 한다. 열 생산이 많지 않은데도 땀이 너무 많이 나면 ‘다한증’을 의심할 만하다. 다한증은 그냥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과 다르다.
손에서 땀이 방울져 떨어질 정도이기 때문에 악수는커녕 뜨거운 음식을 먹을 때나 시험을 볼 때, 작업과정에서 지장을 받는다. 그래서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다. 다한증 치료는 수술로 교정하는데 땀 분비를 관장하는 가슴 속 교감신경을 겨드랑이에 구멍을 뚫은 뒤 흉강경으로 잘라준다. 질병으로 인해 열 생산이 많아져서 땀이 많이 나거나 다한증이 아니라면 땀은 인체에 해롭거나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다만 심한 더위나 사우나에서 너무 많은 땀을 흘리면 몸 안의 수분과 전해질에 불균형을 가져 올 수 있다. 즉 탈수 현상이 생길 수 있는데 이온음료 같은 수분 섭취를 늘려주면 막을 수 있는 것이다. 자료제공 : 한림대학교 가정의학과
신정인 latigid@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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