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서울] 홍준표 무소속 당선인이 당 쇄신을 집행할 '비상대권'을 사실상 요구한 김종인 전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상대로 "차라리 헤쳐 모여 하는 것이 바른 길이 아닌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홍 당선인은 22일 밤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아무리 당이 망가졌기로서니 기한 없는 무제한 권한을 달라고 하는 것은 당을 너무 얕보는 처사가 아닌가"라고 썼다. 홍 당선인은 "그럴바엔 차라리 헤쳐 모여 하는 것이 바른 길이 아닌가"라며 "최소한의 자존심 마져 버릴 때는 아니라고 본다"고 강한 불쾌감을 피력했다.
김 전 위원장은 앞서 전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전당대회를 7월, 8월에 하겠다는 전제가 붙으면 나한테 와서 (비대위원장 제안을) 할 필요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당이 자신을 전당대회를 치를 관리형 비대위원장 정도로 여긴다면 위원장 직을 맡을 이유가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전 위원장은 특히 당헌·당규에 얽매이지 않는 권한도 요구했다. 그는 "비상대책이라는 것은 당헌·당규에 너무 집착하다 보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면서 "국가가 비상 상태를 맞아 비상계엄령을 선포하면 헌법도 중지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래통합당 최고위원회는 이날 오후 당을 비대위 체제로 꾸려가기로 하고 비대위원장을 김 전 위원장에게 맡기기로 했다. 하지만 당 내에서는 김종인 비대위를 놓고 조경태 최고위원, 김영우 의원 등을 중심으로 반발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등 내홍도 깊어지고 있다. 비대위 체제에 의존하는 것이 당 자생력을 오히려 해치는 결과를 부르지 않겠냐는 것이다. 절차상의 문제를 꼬집는 지적도 나온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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