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처녀’의 유혹에서 깨어나라!
‘봄처녀’의 유혹에서 깨어나라!
  • 김재윤 
  • 입력 2005-04-09 09:00
  • 승인 2005.04.09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계절의 변화를 신체가 따라가지 못해 나타나는 일시적 피로감가벼운 운동·충분한 수면, 규칙적 식사 등 극복하는 방법만물이 소생하는 역동적인 계절 봄. 그러나 봄의 이미지와는 어울리지 않는 불청객이 있다. 다름아닌 춘곤증(春困症)이다. 춘곤증 그 자체는 병이 아니지만 가볍게 넘겨 버리면 간염, 결핵 등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춘곤증을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본다.낮 시간이면 몸이 나른해진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몹시 힘들고 퇴근하면 몸이 젖은 솜뭉치처럼 무거워 그냥 쓰러져 자기가 일쑤다. 식사만 하면 머리가 멍해진다.위에 열거한 증상들은 모두 춘곤증과 깊은 연관이 있다. 바쁜 일정을 보내는 현대인들은 업무 때문에 피곤을 느낄 겨를도 없다고 하지만 생체시계는 언제나 변함없이 춘곤증과 함께 돌게 마련이다.환경적 변화에 따른 생리적 현상춘곤증이란 계절의 변화를 신체가 따라가지 못해 일시적으로 생기는 피로 증상이다.

춘곤증은 보통 3월 중순에서 4월 초 무렵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마른 땅에 새싹이 돋아나는 것처럼 우리 몸에 필요한 급격한 변화 과정을 신체가 받쳐주지 못해 나타난다.봄에는 낮의 길이가 길어져 활동 시간이 늘어난다. 따라서 신진대사는 활발해지지만 휴식하고 수면할 시간이 줄어 피로가 쌓이기 쉽다.신체 외부환경의 기온과 습도가 올라가면 인체는 이에 대한 반응으로 말초혈관이 확장되어 혈액이 피부에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반면 내부 장기들에 분포된 혈관의 혈액순환은 상대적으로 감소하는 것이다. 이는 목욕한 뒤에 느끼는 나른함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또, 겨우내 부족해진 운동과 고르지 못한 영양섭취도 한 몫한다. 특히 야채, 과일류의 섭취 부족으로 인한 비타민 결핍이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특히 간 기능장애, 고혈압, 당뇨병 등 여러 신체 질환을 앓고 있던 사람들은 보통사람보다 더 쉽게 피로를 느낄 수 있다.하지만 인체는 이러한 환경의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얼마 동안 적응기간 이후에는 정상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춘곤증도 보통 1~3주가 되면 없어진다. 이처럼 춘곤증은 환경적 변화에 따른 생리적인 현상이 가장 큰 원인이다.질환, 스트레스 원인으로 생길수도그러나 신체질환이나 스트레스 등 육체적, 정신적인 원인으로 춘곤증이 생길 수도 있다. 춘곤증을 유발하는 질환으로는 빈혈, 간 질환, 당뇨병, 갑상선 질환, 신장질환, 폐결핵, 바이러스성 간염, 만성 폐질환 및 심장질환, 류머티스성 질환, 각종 악성종양(암), 여러 염증성 질환, 수면 무호흡증 등이다.특히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에도 피로가 계속 남는다면 육체적, 정신적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우선 스트레스, 우울증, 불안증 등 정신적, 심리적인 문제들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예컨대 우울할 땐 이전에 곧잘 하던 일상생활조차 힘들고 귀찮다. 이 상황에서 억지로 일을 하다 보면 피로감은 더욱 심해진다. 불안, 초조감도 피곤함을 유발한다.

한마디로 힘든 스트레스 상황이 춘곤증을 부추기는 것이다.전문가들은 “정신적, 심리적인 피로감은 항우울제, 항불안제, 스트레스 완화요법(복식호흡, 근육 이완법 등)으로 치료하면 사라진다” 고 조언한다.정신적 질환이 없다면 신체 질환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신체적 피로는 간과 연관이 깊은데, 특히 춘곤증의 신체적 원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간장 질환이다.회식 때 과음, 과식이 일상화된 사람이 피로감을 느낄 땐 간에 문제가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이때는 아침보다 오후가 되면 피로가 점차 심해지고, 운동 등 신체활동을 하면 오히려 피로감이 가중된다.신진대사가 떨어지는 갑상선 기능 저하증도 춘곤증의 주범이다. 피로감뿐 아니라 만사가 귀찮고, 말이나 행동도 느려지고 변비도 흔하다.흔하지는 않지만 만성피로 증후군도 춘곤증의 원인이다. 만성피로 증후군은 아직까지 원인 불명이며, 피로감 외에 열, 근육통, 인후통, 관절통, 두통, 신경계 이상 등 여러 가지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규칙적 생활습관, 운동으로 극복춘곤증은 보통 2~3주간 지속되다 사라지기에 크게 걱정할 문제는 아니다. 다만 춘곤증은 불규칙한 식사시간, 인스턴트 식품의 잦은 섭취, 폭식, 과로, 충분치 못한 휴식, 운동부족, 흡연과 과음 등 잘못된 개인의 생활습관에서 비롯되는 만큼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갖는 것은 필수다.따라서 봄이 되면 자신의 생활양식을 점검해 보고 피로와 스트레스를 가중 시키는 일을 피하도록 노력하는 게 좋다. 특히 잠을 충분히 자고 적절한 운동을 해준다. 운동의 경우 걷는 운동이 가장 좋다. 하루 10~30분 팔을 힘차게 흔들며 빠르게 걷기를 하루 두, 세번 하면 스트레스로 쌓인 몸의 노폐물을 연소시켜 버리는 효과가 있다.가벼운 운동과 더불어 충분한 수면, 규칙적인 식사 등도 춘곤증을 이기는 비결이다.

특히 신선한 야채와 채소를 섭취해 이맘때쯤 소진되기 마련인 비타민을 보충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다이어트를 한다며 불규칙하게 아무런 음식이나 먹게 되면 피로만 더 쌓일 뿐이다. 다만 춘곤증으로 느끼는 피로감은 간염, 결핵 등의 질병의 초기 증상과 비슷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피로감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병원을 찾아야 한다. 피로가 점점 심해지거나 혹은 회복되지 않는 경우, 그리고 체중변화, 수면장애, 피부 창백, 황달 등 다른 전신증세를 동반한다면 앞에서 열거한 신체적, 정신적인 잠재적인 피로 원인에 대한 가능성을 두고 의사의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
<자료제공: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한강성심병원가정의학과, 자생한방병원 내과>

김재윤  yoonihooray@ilyoseoul.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