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에선 당뇨를 ‘소갈’(消渴)이라 하는데, 이는 인체내의 혈과 진액(津液)이 소모되어 갈증이 생기고 살이 빠지는 증상을 말한다. 동의보감에는 성격이 조급하여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기름진 음식, 단음식, 짠음식 등의 자극적인 음식을 많이 먹거나, 비만해지면 피부가 막히고 기의 운행이 느려져 속으로 생긴 열이 밖으로 나가지 못해 소갈이 생긴다고 했다. 이렇게 되면 열이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진액과 혈을 소모하게 되는데, 이것을 당뇨병의 원인으로 봤다. 당뇨환자가 물을 많이 마시거나 음식을 많이 먹게 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즉 체내에서 발생된 열이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진액과 혈을 소모하므로 갈증이 나타나고 음식을 빨리 소화하게 돼 배고픔을 빨리 느끼게 된다. 한의학에서는 당뇨를 상소(上消) 중소(中消) 하소(下消) 등으로 분류한다. 상소는 열이 폐에 나쁜 영향을 줘 나타나는 증상으로 혀가 붉게 갈라지고 입이 말라 물을 많이 마신다. 중소는 위장과 관련된 경우로 음식을 많이 먹지만 체중은 오히려 감소하고 식은 땀이 나면서 변비가 심한 경우이다.
또 하소는 신장에 열이 맺힌 경우로 가슴이 답답하고 물을 많이 마시며 소변이 기름처럼 나오고 귓바퀴가 검어지며 무릎 종아리가 가늘어지는 증상으로 나타난다. 같은 당뇨병이라 하더라도 증상이 제각각인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당뇨에 대한 한방 치료법은 임상적으로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 해당근 산약 음양곽 등 20여가지 한약재로 만든 당뇨 한방치료제 ‘제당환’과 ‘제당탕’으로 치료한 결과 대부분의 환자들에게서 혈당저하와 함께 합병증이 해소되거나 사라지는 증상을 보였다. 한방 당뇨치료법의 가장 큰 특징은 별다른 부작용 없이 혈당을 유지시켜주고, 궁극적으로는 췌장기능 활성화를 통해 인체 스스로 인슐린 분비를 하도록 도와 준다는 점이다. 특히 발병한지 3년 이내의 초기 당뇨병은 한의학적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실제로 각종 합병증을 예방하고 치료해 주는 당뇨 한방치료제 제당환(除糖丸)과 제당탕으로 환자들을 치료한 결과 발병 3년 미만의 환자들에게서 만족할 만한 치료효과를 거두고 있다. 대부분 한 달 내에 혈당이 크게 떨어져 정상적으로 활동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을 만큼 상태가 좋아지고 합병증을 개선시킨다. 제당환을 3개월 이상 복용한 환자 1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0%에게서 혈당저하와 함께 피곤감, 시력저하, 혈압상승, 성욕감퇴, 손발 저림 등의 합병증이 개선되는 효과를 보였다. 특히 발병 3년이내의 환자들에게서는 더 이상 치료를 받을 필요가 없을 만큼 호전된 사례도 적지 않았다.
최선미 미래한의원 원장(www.storyd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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