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구소련 쪽에서는 온몸에 펼쳐져 있는 신경작용을 중요시하는등, 새로운 의학이 모두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셈이다. 바로 그 지향하는 경향이 한의학과 같다고 일컬어진다.현대의학에서는 진단이 되지 않으면 치료가 되지 않는다. 그것은 결국 장기가 병변된 곳, 그리고 병변을 일으킨 원인에 집중되어 있다. 진단이란 것이 병원체를 알아내는 노릇이요, 병이 난 곳을 알아내는 노릇이다. 따라서 치료라는 것이 오로지 병원체를 무찌르는 노릇에 집중되어 있다.그런데 한방에서는 국소의 증상으로부터 온몸 쪽으로 향해져 있으므로, 온몸 쪽이 파악되면 그쪽을 다스리면 되는 셈이다. 그렇지만 현대의학의 입장에서는, 머리가 아픈 경우에 머리를 문질러서 나으면 구태여 진단을 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여기에 매우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현대의학에서는 진단이 되지않는 것, 즉 병이 난 장소와 병원체가 발견되지 않는 경우에는, 그것은 기분 탓이라고 팽개쳐버리는 것이다.그러나 한방에서는 환자의 호소에 매우 큰 비중을 둔다. 어깨가 결린다든지, 허리가 아프다든지, 의욕이 없다든지 하는 문제는, 치료를 받아야 할 훌륭한 자격이 있는 병으로 간주하는 것이다.병변이 발견되지 않는다고 해서 문제삼지 않는다면, 환자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데는 무능한 셈이 되어버린다.근래에는 특히 스트레스 학설로 말미암아, 금방 거론한 것같은 머리가 아프다거나, 어깨가 결린다, 허리가 쑤신다, 혹은 의욕이 없다는 노릇이야말로 병의 본체라고 보게 되었다.한방에서는 자세한 증상을 여러모로 엮어, 그 증상군을 추구해 간다. 그 여러 증상군에 하나하나 약을 써봐서 반응을 살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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