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거가 시작되고 첫 주말이다. 2주라는 선거운동 기간은 후보들이 주권자 국민에게 설득과 감동을 주기엔 턱없이 모자란 시간이다. 특히나 이번 4.15총선은 코로나19사태로 뉴스에서 정치 분야가 실종된 시간이 길었던 만큼 ‘깜깜이 선거’라고 불리고 있다. 그만큼 이번 총선 결과는 여러 상상을 가능하게 한다.
선거가 시작되며 가장 이슈가 된 것은 단연 비례대표선거용지였다. 48cm용지 길이가 이슈가 되고 뉴스의 소재가 되고 있다. 하지만 1,2번이 사라지고 3번 민생당부터 시작되는 정당의 순번이 가장 큰 문제이다. 미래한국당과 더불어시민당이라는 사상 초유의 위성정당이 4.15 총선에서 선거제도 개혁의 성과를 왜곡시키고, 다양한 소수정당의 진입을 보장한다는 개혁의 취지마저 사라졌다. 비례성과 대표성을 보장한다는 선거제도 개혁의 성과가 퇴색되었다는 평가다.
더불어시민당 탄생의 명분은 연합정치를 통해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것이고 어느 정도 용인된 정치행태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방식에 있어 개혁에 동의하는 정당들의 참여가 노선 갈등으로 제한됨으로써 명분이 약해졌다.
열린민주당의 등장 또한 더불어시민당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 예상된다. 특히 급조된 정당으로 공약에 대한 논란은 예견된 문제이기도 하다. 정부여당의 기호인 1번이 빠진 만큼 여권 성향 비례정당들이 얼마나 득표할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미래한국당의 명분은 준연동형비례대표 선거법 반대와 의석수 확보를 위함이다. 선거법 개혁의 결과를 무색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으로 미래통합당 입장에서 탁월하다 평가할 수 있다. 선거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지금의 선거법을 개정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게 만들었다.
마지막까지 미래통합당 의원들을 이동시켜 61억 원의 보조금을 챙겨간 것을 보면 법을 지킨다는 것보다 법을 이용한 행태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한선교 전 대표를 사퇴하게 만들고 미래통합당의 공천 개입이라는 큰 오점을 가지고 선거를 시작하게 되었다. 과연 ‘미래통합당 비례번호 2번’이 아닌 위성정당 ‘미래한국당 4번’으로 어떠한 결과가 나오게 될지 궁금해진다.
투표용지에서 1,2번 정당이 빠져 가장 첫 번째로 표기되는 3번 민생당은 얼마나 득표를 하게 될지, 선거법 개혁을 주도하였지만 1,2번 정당의 위성정당 창당으로 다잡은 원내교섭단체구성의 꿈이 사라지게 될 상황인 정의당은 얼마나 득표를 할 것인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지금껏 한국의 경직된 정당법, 선거법이 지금까지 이런 형태의 상상력을 가로막고 있었던 것뿐이다. ‘깜깜이 선거’라 평가될 수 있지만 비례대표 선거는 그만큼 결과와 평가에 대한 상상력이 풍부해진 선거이다. 남은 열흘이라는 선거운동 기간 동안 각 정당과 후보들은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정책과 공약, 홍보를 해야만 본인들의 이상을 현실로 이루어지게 할 것이다. 4월15일 선거에 독자분들의 상상력도 더해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김대진 조원C&I 대표이사 ilyo@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