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시 특강 불참자에 사유서 받아 물의
문경시 특강 불참자에 사유서 받아 물의
  • 고도현 
  • 입력 2007-06-20 11:36
  • 승인 2007.06.20 1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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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특보 특강 후폭풍

경북 문경시가 김병준 대통령 특보 겸 청와대 정책기획위원장의 시민자치대학 특강에 참석하지 않은 직원들에게 사유서를 제출하도록 강요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14일 문경시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2시 문경시민문화회관에서 문경시와 영남대 동창회의 초청으로 김병준 청와대 정책기획위원장이 ‘높이 나는 연, 성공하는 국민, 성공하는 국가’란 주제로 문경지역 첫 특강을 실시했다.

이날 특강에는 신현국 시장, 탁대학 시의회의장, 윤성길 재경문경시향우회장, 변탁 태영 부회장, 각급 기관단체장을 비롯해 시청공무원, 시민 등 7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특강에 맞춰 문경시는 실,과,사업소별로 1~2명의 직원만 자리를 지키고 나머지는 모두 김 위원장의 특강에 참석할 것을 요구하는 동원령(?)을 내렸으며 많은 주민들이 참석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에 나섰었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많은 직원들이 참석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문경시는 산하 공무원들에게 불참자들의 명단제출은 물론 이들에게 사유서를 쓰도록 지시한 것으로 취재결과 밝혀졌다.

이 같은 문경시의 방침에 대해 상당수 직원들은 “시민자치대학에 불참한 직원들에게 사유서를 제출하라는 지시는 공무원 생활에 처음 겪는 일”이라며 “이 같은 지시는 직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시민들의 정서함양과 교양을 위한 시민자치대학이 갖는 의미를 퇴색시키는 어이없는 일”이라는 반응이다.

직원 A씨는 “스스로 참여하는 `시민자치대학’이 아니고 강제로 참가토록 하는 `강제동원대학’이냐”고 반문하면서 “근무시간에 시의 인원 동원도 모자라 유례가 없는 불참 사유서 제출 방침이 주민들에게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경시 관계자는 “신현국 시장의 영남대 후배이기도 한 김 위원장의 특강이 지난 3월 개최된 이명박 전서울시장 특강 때 보다 사람이 적어 시장님이 자존심이 상한 것 같다”며 “공무원과 시민의 의식 변화를 위해 수년 전부터 실시해 온 시민자치대학의 참여율도 계속 저조해 스스로 책임감을 갖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라고 해명했다.


#김병준 문경서 대선출마 가능성 시사

김병준 청와대 정책기획위원장이 13일 문경시민문화회관에서 시민자치대학 강사로 나서 특강을 실시하고 있다.

범 여권 대선주자 중 한명으로 꼽히는 김병준 대통령 정책특보 겸 청와대 정책기획위원장이 13일 영남대동창회의 초청으로 경북 문경시민문화회관에서 열린 시민자치대학에서 특강을 실시해 관심을 모았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성공하는 국민 성공하는 국가’란 주제의 특강을 통해 “겨울이 다가오고 있는데 사회 곳곳에서는 아직 여름옷을 입고 있다”며 “그걸 생각하면 정부 운영자 입장에선 밤에 잠이 안 올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참여정부는 지난 4년간 엄청난 준비를 해 균형발전, 지방분권, 직업안전망 확보 등을 이제 시작했다”며 “변화의 바람을 알고, 잘못된 보상·징벌 체계를 바로잡아주는 사회 시스템을 만들어주면 세계 중심으로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이날 특강을 마친 후 대선 출마설과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고 말해 대선출마에 뜻이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고도현  dhg@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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