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터가 대통령 낳는다’ 풍수가 입방아
‘집터가 대통령 낳는다’ 풍수가 입방아
  • 정치부/정리 김대현 
  • 입력 2007-06-20 11:12
  • 승인 2007.06.20 11: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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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레이스
한나라당 대선 예비후보 자택 완벽공개

후보들의 집>>

한나라당 당내 경선분위기가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후보 등록과 함께 경선 참여를 공식선언한 이명박, 박근혜, 홍준표, 원희룡, 고진화 후보등이 검증과 정책대결에 있어서 한 치의 양보도 용납하지 않고 팽팽한 긴장감을 연출하고 있다. 그러나 각 후보의 장단점이 경선과정에서 드러나는 것과 달리 개인적인 생활상은 좀처럼 거론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일요서울>은 경선 후보들의 자택을 풍수적, 정치적 관점에서 분석함으로써 후보들의 개인적 성향을 살짝 들여다보기로 했다. 특히, 과거 대통령들이 대부분 자택의 입지에 상당한 신경을 썼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단독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이명박 전시장과 박근혜 전대표의 경우, 풍수적으로 상당히 좋은 평가가 나왔다. 반면, 지역구 소재 일반 아파트에 살고 있는 홍준표, 원희룡, 고진화 의원은 풍수적 관점보다는 생활밀착형으로 거주지를 선택했다.


이명박, 강북표심과 명당지세 확보 노려

풍수적 해석을 종종 활용하고 있는 후보는 이명박 전시장이다. 이 전시장은 종로구 가회동 전셋집과 경선대책위가 들어선 여의도 용산빌딩 등을 구할 때도 풍수 전문가의 도움을 받았다고 할 정도다.

그는 지난해 7월, 강남구 논현동 29번지 단독주택을 그대로 둔 채 서울 종로구 가회동 31-55, 119 번지 일대 전통 한옥집으로 이사했다. 풍수학계 전문가들은 “대선을 앞두고 강북의 표심을 잡는 동시에 풍수적 명당을 잡겠다는 포석”이라고 말한다.

이른바 북촌으로 불리는 이곳은 예로부터 청계천과 종로의 윗동네라는 이름에서 ‘북촌(north village)’으로 명명됐다. 과거 왕실의 고위관직에 있거나 왕족이 거주하는 고급 주거지구로 유명했을 정도로 ‘명당지세’의 형상을 갖고 있는 곳이다.

이 전시장의 집은 3개 번지로 나뉘어져 있었지만 이를 개조해 한옥들을 연결시켰다. 이로 인해 가회동 자택의 전세가격은 7억원 정도로 주변보다 다소 비싸다.

논현동 단독주택의 경우 대지 203평, 건물 99평 등을 합쳐 지난해 신고가가 12억2527만원이지만, 실거래가는 30억원을 웃돈다.

풍수지리적 관점에서 볼 때, 이 전시장이 현재 거주하고 있는 집은 남향으로 ‘안정적인’ 입지를 갖고 있다. 뒤로는 북한산이 품고, 앞쪽으로는 한강이 가로지르는 명당자리다.

한국풍수지리원 전항수 원장은 “이명박 전시장이 자택을 버리고 왜 이곳에서 전세를 사는지 알 것 같다”면서 “풍수를 하는 사람들이 봤을 때, 누가 봐도 명당지세라 할만하다”고 말했다.

전 원장은 그러나 단점으로 정원이 좁다는 점을 꼽았다. 북촌은 땅 크기에 비해 주택이 밀집해 있어 공간의 여유가 부족한 게 특징이다.


박근혜, 삼성동 자택 12억원 이상 호가

강남에서 ‘강북’으로 강을 건너온 이 전시장과 달리, 박근혜 전대표는 강남을 그대로 고수하고 있다. 박 전대표의 자택은 서울 삼성동 주택가에 위치해 있다. 자택 주변이 주택가지만 박 전대표의 자택 뒤편에는 뒷담조차 없는 초등학교가 들어서 있어 이채롭다.

주변 부동산에 박 전대표의 자택 시가를 확인한 결과, 명확한 건물시세를 알 수는 없다는 얘기를 했다. 그동안 한 번도 박 전대표의 자택이 매매되거나 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체로 12억원 선을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998년 국회보에 기록된 박 전대표의 서울 삼성동 주택 2층 양옥은 주택대지가 483.00㎡(146.4평)이고, 건물은 315.35㎡(95.3평)이다. 신고가액은 10억 6180만원이고, 당시 신고재산은 11억 9559만원이다.

하지만 지난 2006년 재산 신고액을 보면 삼성동 자택은 11억 7648만원으로 신고됐다. 결국 시세 차액에서 1911만원이 줄어든 셈이다.

풍수지리 전문가들은 주택의 풍수를 볼 때 우선 집자리와 방향성, 배치도, 입지조건 등을 중요한 잣대로 삼는다.

전항수 원장은 박 전대표의 집 배치에 대해 “매우 안정적인 구도”라고 했다. 집터가 소박한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전 원장은 “초등학교 건물이 가까이에 있기 때문에 더욱 좋다”는 말도 했다. 이는 공간여백이 되어있기 때문에 안정적이라는 것.

방향성은 전형적인 남향집의 형태라고 했다. 다만, 남향집 흐름이 다소 (땅 자체가) 경사돼 있다고 지적했다. 배치구도는 동문이고, 균형 감각이 있다고 평가했다. 풍수지리학적으로 박 전대표의 자택은 서4택(음궁(陰宮):음쪽에 속하는 방향)에 속한다.

입지조건은 박 전대표 집 뒤편에 위치한 초등학교 건물 뒷벽이 없다는 점이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전 원장은 또 “건축물의 형태는 단정하나 후면의 학교 운동장
쪽이 약한 것이 흠이다”라고 거듭 지적했다.


홍준표, 강남 전세값으로 강북 자택 마련

뒤늦게 경선에 합류한 홍준표 의원은 강남과 강북에 각각 1채씩의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 현재 거주하고 있는 동대문구 전농3동 SK아파트는 30평형대로 신고가액이 2억8800만원이다.

홍 의원은 그러나 원래 강남에서 거주해 왔다. 본인 소유의 송파구 잠실 아시아선수촌아파트의 신고가격은 12억원 정도로 종부세 대상이 된다.

홍 의원이 동대문으로 이사를 오게 된 것은 지난 2001년 10월 동대문을 재보궐 선거에 출마하면서부터다. 홍 의원의 한 보좌진은 “선거를 위해 잠시 전세를 사는 것은 대의명분에 맞지 않다고 생각해서 아파트를 직접 구입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준비할 당시, 잠실 소재 아파트를 처분할 계획까지 세웠지만 실행하지는 못했다. 전농동 SK아파트를 구입하기 위한 자금을 선수촌아파트 전세금으로 충당하는 바람에 경제적인 여유가 없었다는 게 측근의 설명이다.

홍 의원은 지역민과의 교류를 넓힌다는 차원에서 현재 거주하고 있는 자택에서 계속 생활할 계획이다. 아파트 구입 당시 풍수적 조언은 크게 작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6년전 부인 명의로 내집 마련한 ‘원희룡’

‘맞벌이’ 부부인 원희룡 의원은 양천구 목동 부영그린타운 3차 아파트에 살고 있다. 재산신고 당시 신고가액은 4억800만원이다.

원 의원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전세살이를 했었다. 그의 측근에 따르면, 6년 전 목동아파트 10단지에서 전세를 끝내고 지금의 부영그린타운 아파트로 이사를 와 줄곧 살고 있다.

자택의 소유는 신경정신과 전문의인 부인의 이름으로 돼 있다. 원 의원 명의의 부동산은 목동 소재 기산빌딩 2층이 전부다.

목동은 아파트단지가 밀집한 지역이며, 강남권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집값이 비싼 편이다. 원 의원도 현재 주거지를 선택할 당시 풍수적 관점보다는 대민접촉을 늘리겠다는 입장에서 입지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고진화, 오피스텔 ‘솔로’ 접고 아파트행

아직까지 ‘솔로’로 지내고 있는 고진화 의원은 젊은 패기를 바탕으로 당내 경선에 도전장을 던졌다.

2007년 3월 31일자 국회공보에 등록된 고 의원의 총 재산은 1억2000만원도 되지 않는다. 그는 얼마 전까지 영등포 소재 소형 오피스텔에서 생활을 했을 정도. 당시 오피스텔 전세금은 2000만원에 불과했다.

그의 측근들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고 혼자서 생활하다보니 굳이 큰 공간이 필요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고 의원은 당내 경선 출마 이후 아파트로 이사했다. 지난 6월 초, 영등포 도림동 대우아파트 208동에서 ‘새둥지’를 틀었다.

고 의원은 현재 결혼 계획을 세우기에 앞서 ‘국가 경영’이라는 큰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뛰고 있다.

정치부/정리 김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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