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JU사태 잠적한 N사장
김태정 전법무장관과 어떤 관계?
추적 JU사태 잠적한 N사장
김태정 전법무장관과 어떤 관계?
  • 김대현 
  • 입력 2006-07-12 09:00
  • 승인 2006.07.12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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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사태가 심상치 않다. JU그룹 주수도 회장이 잠적한 가운데,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 있는 S사 N사장도 종적이 묘연하다. 반면, JU회원들은 잇따라 대규모 집회를 기획하는 등 반발 정도가 심해지고 있다. JU 수사의 관건은 비자금 조성 진위여부에 달려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지난 6월 중순경 압수수색을 당한 N사장 소유의 S사 등 4개 회사는 중요한 단서가 될 전망이다.

N사장은 김태정 전법무장관과 동업을 한 사업가로 알려져 주목받고 있다. 김 전장관은 온라인 법률회사 ‘로시콤’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N사장의 도움을 받았고, N사장이 투자회사 ‘로시맨’을 설립할 당시에는 김 전장관이 투자했다. 동업자가 된 것이다. N사장은 로시맨을 통해 10여개가 넘는 상장·비상장사를 인수하는 수완을 발휘했다. 문제는 JU의 골프장 건설 시행을 대행하면서 불거졌다. JU자금 유입을 확인한 검찰이 골프장 시행사는 물론이고 N사장이 운영하는 회사를 압수수색한 것이다. 이를 전후해 N사장은 자취를 감췄다. <일요서울>은 N사장을 중심으로 엮여 있는 이들의 관계를 추적했다.





국내 최대 다단계업체 JU그룹 수사를 맡고 있는 서울 동부지검 형사6부(김진모 부장판사)는 주수도 회장을 비롯, 골프장 건설 시행사인 S기업 사장 N씨 등의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이들의 뒤를 쫓고 있다. 주 회장은 수 백억원에 이르는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를 받고 지난 6월 19일 검찰 소환통보를 받았지만, 출석하지 않고 종적을 감췄다. 이에 앞서 검찰은 주 회장이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포착하고 N사장이 운영하는 S기업 등 4개 업체를 압수수색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N사장도 체포에 불응하고 도주한 상태다.

N사장 JU 골프장 건설 시행

N사장은 S기업을 통해 JU개발이 강화도에 건설하는 골프장 시행을 맡아왔다. 여기에 JU개발의 자금 일부가 유입됐고, 그 중 7~8억원 정도의 개발비가 불분명하게 사용됐다는 점이 압수수색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N사장은 김태정 전법무장관이 투자한 ‘로시맨’의 실질적인 소유자다.N사장의 변호를 맡고 있는 김선욱 변호사는 이와 관련, “과거 아이빌소프트를 인수할 당시 7~8억원 정도가 사용된 것일 뿐, 전혀 문제될 게 없다”며 “JU개발에 정산할 비용은 용역비로 교환해 문제를 해결했다”고 해명했다.

김 변호사는 또, “JU와 깊은 연관성이 없는데도 검찰이 압수수색에 나선 점은 의문”이라며 “회계처리 과정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지만, N사장은 결코 JU수사의 핵심 인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과거 로시맨 대표이사를 맡았을 정도로 N사장과 친분이 두텁다. N사장은 잠적한 이후에도 김 변호사와 통화를 주고받고 있다. 검찰은 JU그룹 주 회장과 그의 핵심 측근들이 잠적하는 바람에 수사에 적지 않은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정치권 일각에선 “검찰이 주 회장 등 JU사태 핵심 인사에 대한 신병확보에 소홀하지 않았느냐”는 비판적 시각도 제기됐다.

주 회장은 JU그룹 수사의 핵심으로서 그동안 언론의 주목을 받았지만, N사장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 N사장은 지난 2003년 10월, 검찰총장을 거쳐 법무부장관을 지낸 김태정씨와 동업을 한 사이다. 김 전장관은 2000년 3월부터 ‘온라인 법률회사’를 설립해 사업가로 변신했다. 김 전장관이 대표를 맡고 있는 ‘로시콤(www.lawsee.com)’은 법률관련 사이트 접속 순위 5위권 내에 위치할 정도로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로시콤을 설립할 당시 N사장은 일정정도의 지분을 이 회사에 투자했다. 로시콤은 서울 성북구 보문동에 사무실을 마련, 운영되고 있다. 로시콤 본부장 출신인 나 모씨가 S건설 사장이 되면서 서초구 잠원동에서 S건설 사옥이 있는 보문동으로 옮겨갔다. 김 전장관은 S건설의 법률고문을 맡고 있으며, 로시콤 이 모 이사는 S건설의 등기이사다. 김 전장관도 N사장의 투자에 대한 답례(?)로 투자전문회사 ‘로시맨(영화와 교육)’ 설립시에 20%의 지분을 투자했다. 나머지 지분 80%의 대부분은 N사장이 소유하고 있다.

당시 김 전장관은 로시콤의 이름을 본 따 만든 로시맨 설립을 허용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N사장과 김 전장관의 관계는 이렇게 해서 더욱 가까워졌다.로시맨은 설립 초기부터 코스닥 기업을 인수하는 등 10개 이상의 업체를 자회사로 키워냈다. 이 과정에서 언론의 과도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부담을 느낀 김 전장관은 투자지분을 정리할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그러나 수년이 지난 지금 다시 로시맨이 구설수에 휘말리게 됐지만, 김 전장관의 지분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로시콤, 로시맨 김 전장관 관여

김 전장관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내 이름만 거론되면 ‘뭔가 있구나’하는 식으로 언론이 접촉해와 부담스럽게 생각했다”며 “그래서 N사장과 투자지분을 맞교환함으로써 정리하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김 전장관은 자신이 손해를 봐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조금 더 시간을 갖기로 결정했다는 것.김 전장관은 “내가 1억원을 투자했는데, N사장이 5,000만원 정도 손해를 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면서 “그래서 조금 더 지켜보기로 했고, 그게 지금까지 오게 된 이유”라고 주장했다.

그는 N사장과 수개월 전에 만난 적이 있지만, 최근에는 연락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N사장은 로시맨을 운영하면서 아이빌소프트, 비전텔레콤, 한신코퍼레이션 등 코스닥 3인방 회사를 인수했다. 이 중 한신코퍼레이션은 상장이 폐지됐으며, 아이빌소프트와 비전텔레콤은 케이앤컴퍼니로 회사명이 변경됐다. 한신이 상장 폐지됨에 따라 N사장은 수십억원의 손해를 보게 됐다. 그러나 이후에도 N사장의 사업확장은 계속됐다.

지난해 11월경에는 상장기업 S사를 확보했다.상장사 S사와 비상장사 H, A사 등을 운영하는 등 특유의 사업수완을 발휘했다는 평가다. H, A사는 순환출자 방식으로 얽혀 있다. 물론, 증권가 일각에선 “N사장이 각종 사업을 벌이는 과정에 상당한 자금이 필요했을 텐데, 이를 어떻게 조달했는지 의문”이라는 말도 나온다. 등기부상 S사의 최대 주주는 A사 등 2인이며, 40% 이상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돼 있다. 이 회사에는 N사장의 양부(養父)와 김 변호사의 처남 등이 등기이사로 포진해 있다. N사장의 양부는 또, 로시맨과 H사의 대표이사로 등재돼 있다. S, H, A사는 모두 서울 프라임센터 같은 층에 입주해 있다.

N사장은 A사 지분의 90%를 가지고 있는 H사 등기이사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 회사들은 모두 검찰의 수사선상에 놓여 있다.김 변호사는 이와 관련 “N사장 소유의 회사에 대한 지배구조는 잘 모르는 내용”이라며 “주회장이 출두하고 오해가 풀리면 N사장도 검찰에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N사장이 검찰 출두를 두려워하는 이유는 집행유예기간이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하지만, 김 변호사의 소개로 로시맨 등기이사가 된 처남 진 모씨는 N사장이 실질적인 소유주인 회사에 대부분 등기이사로 참여하고 있어 지배구조에 대해 모른다고 말한 점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특히, 이러한 재력을 소유한 N사장이 김 전장관 투자금 1억원을 돌려줄 수 없다는 점은 의문이다.

김 전장관 “주수도 회장이 누구냐”

이와 관련, 김 전장관은 “지금 다시 생각해 보니까, N사장은 수익이 난다 한들 나에게 배당을 할 사람이 아니었다”며 “조만간 내가 손해를 좀 보더라도, 지분을 처분할 것”이라고 밝혔다.김 전장관은 주 회장과의 관계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오히려 기자에게 ‘주 회장이 누구냐’고 반문하기까지 했다. 지난 수개월간 언론의 주요 이슈로 거론된 탓에, 일반인도 이름만 대면 알법한 주 회장에 대해 ‘처음 듣는다’고 말한 그의 태도는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김 전장관은 “나는 로시맨에 투자해 달라는 N사장 요청을 받고 이에 응한 것밖에 없다”며 “로시맨 운영에는 전혀 관여한 바 없으며, 오해를 사고 있는 회사 명칭도 내가 바꾸라고 했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주 회장과 N 사장 등의 소재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의 자진출두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동부지검 형사6부 한 검사는 “이들이 언제 출두할지는 알 수가 없다”고 했다.


# 로시콤 대표 김태정 전법무부장관 직격 인터뷰“로시맨 경영 개입한 바 없다”

-로시콤과 로시맨의 관계는.
▲로시콤은 내가 구치소에 있을 당시, 법률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돕고자 세운 회사다. 법률민간구조재단 등도 돈을 벌기 위해 운영하는 것은 아니다. 로시맨은 N사장이 내게 투자를 요청해서 1억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경영 등에 대해선 전혀 관여한 바 없다. 별개의 회사다. 조만간 투자금을 회수하고 관계를 청산할 것이다. 회사명칭도 내가 바꾸라고 해서 변경한 것으로 안다.

-로시맨 등기 이사진이 S, H, A사에 포진해 있는데.
▲그 부분은 처음 듣는 얘기다. 나는 전혀 모르는 내용이다. 압수수색을 받았는지 여부는 내가 알 바 아니다.

-로시맨 N 사장은 검찰의 JU그룹 수사와 연관돼 있는데.
▲나는 잘 모르지만, 기자가 온다고 해서 김선욱 변호사한테 물어봤다. N사장이 JU측 골프장 건설을 대행하는 과정에서 JU의 자금이 들어왔다고 들었다. 또, 그 사람이 집행유예 기간이라서 검찰 출두를 두려워해 잠적했다고 하더라. 기업 M&A와 투자를 하는 로시맨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모른다.

-주수도 회장에 대해서는.
▲나는 주수도가 누군지 전혀 모른다. 오히려 그 사람이 누구인지 (기자에게) 묻고 싶다. N사장은 6개월 전쯤 한 번 만나고 그 이후에는 전혀 연락이 안된다.

-로시콤의 운영 상황은 어떤가.
▲자본 잠식에 들어갔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수익구조가 열악하다. 그래도 최근에 홈페이지를 개편하는 등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이다. 로시콤은 보문동 S건설 사옥에 있고, 나는 잠원동 법무법인 코리아 사무실을 쓰고 있다. S건설은 내가 법률고문으로 있는 곳이다.

-앞으로 계획은.
▲인터넷 법률회사 운영에 전력투구할 계획이다. 특히, 소송 없이 분쟁이 해결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조만간 검찰 재직시절 얘기를 담은 책을 하나 쓰려고 한다. 내 입으로 말하지 못했던 내용들이 담길 것이다. <현>

김대현  dhkim@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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