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조주형 기자] '친북(親北) 논란'을 일으킨 프로그램에 대해 심의 청탁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정필모 전 KBS 부사장이 24일 더불어민주당 비례연합용 위성정당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8번 후보로 재확정되는 등 유력 순위권에 포함된 가운데, 방송계에서는 그를 향해 "KBS를 정권 홍보매체로 전락시키는 각종 편파, 왜곡, 불공정 보도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자"라며 이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앞서 정 전 부사장은 'KBS공영노조'로부터 한 차례 '친북(親北) 인터뷰 논란'을 일으킨 프로그램 '오늘밤 김제동'의 뒷배를 봐준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친북(親北) 논란'을 빚어냈던 프로그램 '오늘밤 김제동'은 과거 '北 김정은'의 서울 방문을 환영한다는, 이른바 '위인맞이 환영단 인터뷰'를 그대로 담으면서 여론으로부터 질타를 받은 바 있다.
당시 'KBS공영노조'는 정 전 부사장이 방송통신위원회 심의를 앞두고 논란을 빚었던 해당 프로그램에 대해 심의위원들에게 "잘 봐 달라"는 청탁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상태다.
'친북(親北) 성향 논란'을 빚어냈던 단체 '위인맞이환영단' 관계자들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北 김정은'의 서울방문 기원 카퍼레이드를 하고 있다. 2018.12.27. [뉴시스]
그런데 한 차례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후보자 명단에서 배제됐던 정 전 부사장에 대한 재심신청이 받아들여지면서 그는 당선 유력 순위에 올랐다.
이를 두고 'KBS공영노조'는 24일 오후 긴급 성명서를 통해 "당신에게 공영방송은 '권력으로 가는 디딤돌'이었느냐"며 "다(多)매체·채널의 한 치 앞을 보기 어려울 정도로 가혹한 언론 상황에서 공영방송의 미래를 위해 땀 흘려 일하고 있는 KBS의 대다수 기자와 피디·아나운서·방송기술·경영 등에 종사하는 직원들에게는 참으로 당혹스러운데다 부끄럽고, 기운 빠지는 소식"이라고 일갈했다.
특히 'KBS공영노조'는 "정필모 씨를 소위 '언론개혁'을 대표하는 후보자로 뽑은 문제의 정당"을 언급하면서 "(북한의)인민위원회나 다름이 없는 불법 적폐청산기구인 이른바 '진실과 미래위원회'를 이끌며 보복의 몽둥이를 앞장서 휘두른데 대한 보답이 아니냐"고 거세게 비판했다.
이어 'KBS공영노조'는 "KBS 역사에서 보직에서 내려오자마자 알량한 국회의원 뱃지 하나 달려고 특정 정당, 그것도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르는 집권 여당의 품 안으로 달려간 사례가 있었느냐"며 "치욕적"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지난 21일 해촉된 이창현 前 시청자위원장도 거론됐다.
'KBS공영노조 등은 이 전 위원장을 겨냥해 "최초 비례 8번에 올랐다가 승계예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는데, 그의 정치권으로의 돌진은 KBS 역사상 전무후무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KBS공영노조'는 "방송법은 공영방송의 핵심 가치로 '공정·객관·균형'을 두고 있는데, 사리사욕을 챙기려는 두 사람의 탐욕적 행보는 KBS의 공정성은 물론 신뢰도를 크게 하락시킬 것"이라며 "정필모 전 부사장과 이창현 전 위원장은 공영방송 KBS의 공정성과 신뢰도에 먹칠하지 말고 당장 사퇴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