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 불면증 ‘썩’ 물렀거라!
열대야 불면증 ‘썩’ 물렀거라!
  • 김민수 
  • 입력 2004-08-06 09:00
  • 승인 2004.08.06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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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면 흔히 열대야로 인해 잠을 설치는 날이 많아지기 마련이다. 특히 불면증으로 고통받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여름은 힘겨운 계절이다. 수면은 사람의 하루 생활 중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매우 중요한 시간이다. 이 중요한 시간을 제대로 보내지 못한다면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수면을 취하는 동안 우리는 육체적·정신적 활력을 회복하게 된다. 우리 뇌에 있는 생체 시계는 낮에는 활동을, 밤에는 수면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숙면을 취하지 못하게 되면 신체와 정신적인 면에서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전문의에 따르면 수면시간에도 여러 단계가 있다. 막 잠들기 직전에는 뇌파가 마치 깨어있을 때처럼 활동하다 서서히 깊은 잠에 들면서 근육의 긴장이 풀리고 뇌파도 서서히 느려지게 된다.불면증은 잠들기가 어렵거나, 쉽게 깨거나, 아침 일찍 깨어나서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한 상태를 말한다. 이런 증상은 여름철 열대야 현상으로 더욱 악화되기도 한다. 만약 3주 이상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었다면 전문가와의 상담이 반드시 필요하다.일반적으로 여름에는 낮에 뜨겁게 달구어진 지면이 열을 밤에 대기 중으로 다시 방출한다.

이때 많은 수증기가 열을 흡수하게 된다. 그러므로 열이 높은 곳으로 퍼지지 못하게 돼 열대야가 발생한다. 열대야는 낮의 기온이 30도 이상인 상황에서 밤과의 온도 차이가 5도 이내인 경우를 말하며, 밤 기온이 25도 이상이면 열대야로 정의한다. 수면에 가장 적당한 온도는 섭씨 18~20도이다. 밤 기온이 섭씨 25도를 넘는 열대야는 수면부족을 초래, 일상생활의 리듬을 깨뜨리고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떨어뜨린다. 열대야가 이어지는 요즘같은 계절에는 누구에게나 불면증이 쉽게 나타날 수 있다. 한 번 불면증에 빠지면 열대야가 사라지더라도 불면증이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불면증의 원인

불면증의 원인은 크게 4가지이다. 정신과적 질환과 동반된 경우가 있으며 신체적 질병에 의한 것이 원인일 수도 있다. 또 일상적인 스트레스나 입원과 같은 환경적 변화로 불면증이 올 수 있으며, 특별한 원인 없이 잠을 이루지 못하는 예도 많다.특별한 원인이 없이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를 일차적 수면장애 또는 정신생리학적 불면증이라 한다. 매사에 완벽함을 추구하는 강박적 성격의 사람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다. 수면이 자기 뜻대로 조절되지 않을 때 쉽게 긴장하고 불안해함으로 일어난다. 그리고 잠자는 시간이 다가 올수록 ‘오늘은 과연 잘 잘 수 있을까’라는 긴장감으로 잠을 못 자는 상황이 많다.

‘오늘 잠을 자지 못하면 내일 일에 지장이 있을텐데’라는 불안이 오히려 뇌를 더 깨우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소음이나 온도조절의 실패로 수면환경이 더욱 악화되기도 한다. 임상적으로 불면증은 한 달 이상 지속되는 증상이다.불면증의 양상에 따라서도 원인이 약간씩 다르다. ▲정신적 긴장이나 불안 ▲정서적 자극 ▲잠에 대한 공포 ▲수면환경변화 ▲신체적 고통 ▲술이나 커피 등의 영향 ▲습관성 약물 복용의 중단 ▲야간 근무 등 근무 시간의 변화 ▲해외 여행으로 시차적응이 안될 때 등이 있다. 그리고 일단 잠이 들지만 자주 깨거나 중간에 깨는 경우도 많다.

불면증 술에 관한 잘못된 상식

무엇보다 일반인들이 잘못 알고 있는 상식이 바로 술이다. 흔히 잠을 이루지 못할 때 술을 마시면 숙면을 취할 수 있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이는 올바른 상식이 아니다. 술에 취하게 되면 잠은 쉽게 들지만 수면의 질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음주후 다음날 마음이 불안정하고 짜증이 나는 이유가 숙면을 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알코올중독 상태가 되면 만성적 불면증에 시달리게 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시 술을 마시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수면제는 전문의 권유에 따라

또 잠이 오지 않을 때 수면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있다. 수면제 복용으로 잠을 잘 수는 있겠지만 3·4주 이상 연속적으로 사용하면 대부분 의존성이 생겨 오히려 역효과를 낳는다. 전문의들은 “수면제는 소량에서 출발해 간헐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고 약을 중단할 때도 서서이 양을 줄여 나가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무엇보다 전문의와의 상의를 통해 수면제를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최근 멜라토닌이 불면증의 특효약처럼 알려지고 있는데 사실은 시차 문제나 교대 근무자 수면 장애에서만 치료 효과가 있을 뿐이다. 게다가 아직까지 멜라토닌의 부작용에 대해서 충분히 연구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0.5~5mg 범위에서 최소한의 용량을 쓰는 것이 좋다.

편히 잠 자기

보통 무더운 밤이면 한강 둔치나 공원에서 가족끼리 모여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취침 1시간 전까지 밖에서 더위를 식히며 산책하는 것은 좋지만 취침 직전까지 야외에 있는 것은 오히려 숙면을 방해한다. 또 초저녁에 30분 정도 가볍게 운동하는 것은 좋지만 과도한 운동으로 피곤하게 되면 오히려 잠을 잘 수 없게 된다. 여름철 부부관계도 무리하게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여름에는 온몸의 대사능력이 떨어지기 쉬우므로 다음날 아침 깨어나서 피로를 느낄 정도로 자주 성관계를 갖는 것은 좋지 않다. 그러나 적당한 성관계 뒤에는 심신이 이완되기 때문에 이 상태에서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면 숙면을 취할 수 있다. 또 자기 전에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하는 것도 좋다.

그러나 더위를 이기기 위해 찬물로 샤워를 하거나 등목을 하면 오히려 체온이 올라가 열대야에 숙면이 어렵게 된다. 샤워할 때에는 따뜻한 물줄기로 어깨와 목덜미, 등 을 자극하면 피로가 회복되고 숙면에도 도움이 된다.특히 기상 후 냉온욕은 무더위를 이기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냉온욕은 14∼18도의 냉탕과 41∼43도의 온탕에 1분씩 6∼8차례 번갈아가며 목욕하는 것이다. 주로 냉탕에서 시작해 냉탕에서 끝내며, 별도로 욕조를 준비할 수 없으면 샤워기를 이용하면 된다.한편 허약체질의 사람에게는 각탕욕이 권장된다. 각탕욕은 40도의 물에 무릎 아래를 5분 정도 담근 후 16도의 물에 다시 5분을 담그는 행동을 4회에서 5회 정도 반복하는 것을 말한다.

알아두면 좋은 숙면 운동

일단 무릎 아래에 쿠션을 대고 양 다리를 쭉 뻗고 앉은 뒤, 발가락을 몸쪽으로 꺾어 10초 동안 힘을 줬다가 뺀다. 단 발가락을 젖힐 때는 숨을 들이마시고 힘을 뺄 때에는 숨을 내쉬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또 뒷머리와 목덜미가 만나는 오목하게 파인 곳을 자극하면 좋다. 덧붙여 경혈인 안면혈을 양쪽 엄지로 눌러주고 발가락 끝에서부터 장딴지까지 부드럽게 마사지하는 것도 간단히 할 수 있는 운동이다. 끝으로 발바닥 중앙의 움푹 파인 용천혈을 지긋이 누르는 지압도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한편 수면과 관련한 질병은 대체로 4가지로 분류된다. 흔히 잠을 이루지 못하는 불면증, 코를 심하게 고는 사람들에게 있는 수면 무호흡증, 잠을 너무 많이 자는 기면증, 기타 잠과 관련된 이상 행동들 하지 불안증, 주기적 사지 운동증, 렘수면 장애, 몽유병, 야경증 등이 있다.

김민수  km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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