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넘보는 ‘돌아온 실세’
청와대 넘보는 ‘돌아온 실세’
  • 김대현 
  • 입력 2007-05-30 10:48
  • 승인 2007.05.30 10: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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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 본능’ 드러낸 이해찬 은밀한 행보 ->
‘대권 본능’을 드러낸 이해찬 전국무총리의 행보가 수상하다. 남과 북을 종횡무진 누비는가 하면, 북핵 6자회담의 당사국인 미국, 러시아, 중국 등을 잇따라 방문하며 총리 재직 당시보다 활발하게 ‘국제무대’를 누비고 있다.
이를 통해 정치인 ‘이해찬’의 주가가 상종가를 치는 것은 물론, 친노진영 ‘대표 선수’로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연말 대선에서 이 전총리가 ‘킹’ 또는 ‘킹메이커’로 나설 것임을 예고하고 있는 분위기.
이 전총리는 현재 일부 측근들과 ‘은밀하게’ 대선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캠프 구성과 공약 준비도 시작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오는 7~8월경 남북 대형 이벤트를 물밑에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그의 정치적 ‘결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친노진영 대권 후보로 입지를 굳히고 있는 이 전총리의 ‘잠행’을 추적했다.



최근 이 전총리는 노무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불가피한 상황이 오면 나라도 나서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대선 출마를 시사해 파장을 낳았다.

실세 총리로 이름을 날린 이 전총리는 참여정부 최고 실세로서 한때 차기 유력주자 반열에 이름을 올린 바 있지만, 지난해 3월 1일 이른바 ‘3·1절
골프파문’에 휩싸여 불명예 사퇴하면서 정치적으로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다.

당시만 해도 ‘이 전총리의 대망론은 끝났다’는 분석이 지배적일 정도로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왔다.


언론 역이용해 대권 가능성 ‘타진’

하지만, 이 전총리는 퇴임 이후에도 줄곧 노 대통령의 지근거리에서 주요 이슈를 논의할 정도로 ‘실세’로서의 입지를 그대로 유지했다. 노 대통령과 나눈 대화를 흘린 것도 이 전총리의 대권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여론을 ‘떠본 것’에 지나지 않다는 것.

상당한 ‘반향’을 확인한 이 전총리측은 본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친노그룹 의원들과 당내 주요 인사들을 연속해서 접촉하며 대권 도전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치권에선 이 전총리의 측근을 중심으로 대선 캠프 구성과 공약 사항 등을 점검하는 별도 지원팀이 움직인다는 소문도 무성하다.

이 전총리는 특히 남북관계에 있어서 과거 누구와도 비견될 수 없을 만큼 열성적으로 뛰고 있다. 최근 방북하는 과정에서 비선조직을 가동하는 바람에 일부 논란을 빚기도 했지만,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6자회담 당사국을 순차적으로 방문해 정상간 회담을 추진하는 등 ‘광폭 행보’를 이어
가고 있다.

노 대통령이 직접 나서기 어려운 북한 문제의 전면에 나서 ‘큰 판’을 그리고 있다는 분석도 상당하다. 이를 대선과 접목시킨다면, 범여권 통합과 정권 재창출도 가능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 전총리는 조만간 북한을 재방북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주변국과의 ‘조율사’로 뛰고 있음이 확연해
지는 대목이다.

일부 범여권 인사들은 오는 7~8월경 남북정상회담 등 대형 이벤트가 추진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한다. 한나라당 당내 경선 일정을 앞두고 남과 북이 특별한 행사를 마련할 경우, 한나라당 경선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가 낮아질 게 자명하다. 자칫 당내 경선이 ‘그들만의 축제’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감이 한나라당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이 전총리가 상당한 정치력을 보여주면서 남북관계 주도권을 잡고 있기 때문에 친노그룹에서는 그를 대선 후보 ‘적임자’로 지목하기도
한다.

친노그룹에 속한 한 인사는 “친노진영 내부에서는 손학규 전경기지사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다. 이해찬, 한명숙 전총리와 진대제 전장관 등이 친노그룹을 대표할 수 있는 주자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친노그룹의 ‘좌장’이 된다고 해도 이 전총리가 열린우리당을 고수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범여권 중진으로서 대통합을 성사시켜 정권을 재창출해야 한다는 당위성이 더 크다.

친노세력의 하부조직도 이 전총리의 정치행보에 따라 재결집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 전총리의 보좌관 출신인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도 당으로 돌아와 이 전총리에게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의 ‘복심’이자, 친노 개혁진영을 대표해온 유 전장관이 이 전총리와 함께 경선에 참여하는 것은 모양새도 좋지 않고 내부 분열의 단초가 될 수 있다.


정권창출 위한 ‘킹메이커’도 가능

여기에 참여정부 평가포럼이 지역 조직화에 나서면서 친노그룹의 재결집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노 대통령이 주말마다 공식일정을 잡지 않고 지역에서 개인적 친분이 두터운 측근들과 만나고 있는 것도 ‘참평’과 연관 짓는 이들이 있다.

이 전총리의 한 보좌관은 그러나 “대선출마와 관련된 부분은 아직 결정된 게 전혀 없다”면서 고심하고 있는 흔적을 내비치면서도 “시중에 나돌고 있는 얘기들은 대부분 소문에 불과하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한편, 한나라당 일각에선 이 전총리 본인이 대권에 도전하기보다 오히려 ‘킹메이커’로서 당을 추스르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대현  suv15@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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