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서울시 출신 측근 그룹 ‘제압’
이재오, 서울시 출신 측근 그룹 ‘제압’
  • 김대현 
  • 입력 2007-05-30 09:11
  • 승인 2007.05.30 0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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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용산캠프’ 알력게임 실상 >>
이명박 전서울시장이 대선주자로서 압도적 지지율을 확보하고 ‘대세’를 형성해 나가고 있는 것과는 달리, 내부 ‘파벌’ 싸움이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이명박 진영의 경선대책위원회가 본격 가동되고 있는 ‘용산캠프’는 향후 대선에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본진’인 용산빌딩 사무실 합류 여부가 참모들에게 있어서 중대사일 수밖에 없다. 캠프내 중진급들이 ‘자기 사람’을 대거 포진시키려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MB캠프 내부는 이재오 최고위원과 이에 대항하는 세력 사이에서 빚어진 ‘알력’으로 인해 내홍의 상처가 깊어지고 있다. 용산캠프 조직 구성안 유출사건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일부 세력이 ‘초안’을 언론에 유출함으로써 자신들에게 유리한 조직구성을 기정사실화하려 했다는 것. 이로 인해 MB가 직접 참모들을 ‘질타’하고 조직 구성을 비공개로 전환시켰다는 후문이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고 했던가.’

최근 이명박 전서울시장 캠프 내부가 시끄럽다. 본격 경선준비 체제로의 전환을 앞두고 조직 구성안이 심각한 ‘알력’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이 전시장이 ‘격분’한 것은 물론이고, 조직 구성부터 직접 챙겨야하는 상황을 맞았다.

이 전시장의 선거캠프는 여론조사 1위에 걸맞게 현역 국회의원 수십명이 포진한 ‘매머드급’ 규모로 구성됐다. 이달 초, 캠프 본진이 종로구 안국동을 뒤로 한 채 여의도 용산빌딩에 새둥지를 틀었고, 이와 동시에 경선준비 조직이 공식 출범했다.


사활 걸린 용산캠프 합류 전쟁

문제는 조직의 덩치가 커지면서 캠프내 제세력간 알력다툼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캠프 내부는 크게 이재오 최고위원 계열과 반이재오 인맥으로 나누어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오 의원과 가까운 세력은 주로 외곽에서 지원을 하고 있는 모양새다. 박창달 전의원 등 일부 중견 정치인들이 이 의원과 친분이 두텁다. 또, 이 전시장이 외부 일정을 치르는 과정에서 중요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청년조직 ‘한국의 힘’도 같은 라인이다.

이 의원의 독주를 견제하는 그룹은 서울시 재직시절부터 이 전시장과 한솥밥을 먹은 측근들과 일부 초선의원이다. 권철현, 정두언 의원을 비롯
이춘식, 박영준, 강승규씨 등은 MB의 최측근 보좌역으로 지근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두 세력 간 보이지 않는 알력은 사사건건 내분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우려감이 상당하다.

경선준비위 사무실을 용산빌딩으로 이전하는 과정에서도 이견이 불거져 일정이 뒤로 미뤄질 정도였다. 이 전시장이 내분 양상을 직접 ‘통제’하고 나선 계기는 경선대책위원회 조직 구성안 유출 사건 때문이다.

최근 모 지방일간지에 이 전시장의 결정이 내려지지도 않은 조직 구성안이 공개된 것.

여의도 용산캠프는 안국포럼과 달리, 이번 대선을 치를 본진이라는 점에서 ‘보직’에 대한 암투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했다. 일부 세력들이 ‘초안’을 언론에 흘리며 이를 기정사실로 만들려고 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전시장측 한 인사는 “지난번에 조직구성안이 일부 언론에 공개되면서 이 전시장이 크게 질타한 적이 있다”면서 “일부 관계자들이 조직 구성을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가져가기 위해서 그렇게 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초안의 가장 큰 특징은 이재오 의원이 배제돼 있다는 점이다. 그 대신 권철현 의원이 전면에 배치됐다. 이 의원이 캠프의 좌장격이라고 간주해온 일부 인사들은 크게 반발했고, 이 전시장에게까지 내부 사정이 보고됐다.


권철현 의원 미는 일부 참모들

이 전시장은 문건 유출 직후 핵심 인사들을 불러 “내부 문서가 이렇게 쉽게 외부에 노출되는데, 내가 어떻게 당신들을 믿고 일할 수 있느냐”며 강한 어조로 질타했다고 한다. 이 사건은 결국, 경선 대책위 구성을 비공개로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

문건 유출 의혹을 받고 있는 일부 인사는 용산빌딩에 ‘입성’하지 못하고 안국포럼에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이 의원은 오히려 이 전시장의 신뢰를 얻었고, 현재 캠프 내부는 이 의원의 영향력이 더욱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부 풍수지리 전문가들은 이 전시장의 캠프가 들어선 용산빌딩의 풍수가 좋다면서 “전문가의 조언을 받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MB가 가장 신뢰하는 측근은 누구?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40%대 이상의 지지율을 지켜 나가고 있는 이명박 전서울시장의 최측근 참모는 누구일까.

당내 경선과 본선까지 가는 과정에서 다소 변화가 올 수도 있겠지만, 현재 구도에서는 서울시 출신 인사들의 ‘입김’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이 전시장측 관계자는 “내부에서 이런저런 말들이 워낙 많지만 이 전시장이 보고 내용에 강한 신뢰감을 보이는 인사는 몇 명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정태근 전부시장, 강승규, 신재민, 조해진 특보 등이 최측근으로 분류될 수 있다. 캠프 내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중견 정치인들보다 작지만, 이 전시장의 의중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핵심 참모들이다.

특히, 이들이 수시로 이 전시장에게 보고를 하면 상당부분 반영되고 있다는 게 내부 관계자의 전언이다.

김대현  suv15@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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